두말이 필요없는 책.
한국에 산다면
월급을 몽땅 바쳐
이 책을 잔뜩 사서
세상에 뿌리고 싶다.
맨 마지막에
함께 한 사람들의 이름과 그들의 이야기들을
짧게 짧게 추려 적은 부분부터 읽었다.
이국종 의사 선생님과
그리고 그 분과 함께 일하시던 분들,
고개숙여
가슴깊은곳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인사를 드린다.
국가가 해내지 못하는 일을
이런 분들이 해내신다.
'영웅'들이시다.
세월호 뉴스를 들었을 때
안산에 사는 친구에게 가장 먼저 연락을 했다.
친구 아이들 생각부터 났다.
다행히 친구네 가족은 무사했다.
하지만,
친구의 동료 딸이
세월호 안에 있었다.
책에서 세월호 파트를 읽으며
당시 상황 묘사에
머리가 터질듯한 분노...
몹쓸놈의 세상... 이라고 하다가도,
그래도 생명을 살리는 이런 분들이 있어
세상이 그나마 살 만 하다고
맘을 다독여 본다.
다같이 고민해보자.
세상에 밝은 빛줄기 한 줄 이라도
꼭 남기고 가자고.
어떻게 하면
자기 자리에서 빛줄기를 남길 수 있는지
다같이 고민하자.
나만 잘먹고 잘살자가 아니라
'다함께 잘먹고 잘살자' 라고
말할 줄 알자.
당장 그간 짤라두고 보내기를 차일피일 미뤄뒀던 머리카락 기증과
천사가 된 소방대원들의 남은 가족을 위한 기금을 모으는 곳으로 수표를 써보내야 겠다.
작은 도움이 모이면
큰 일을 이룰 수 있다고
난 끝까지 믿을 것이다.
안개 속으로 잠복해 들어간 정의를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 일하는
태앙 같은 존재를 위해. 123
'죽을 것 같이 힘들다는 외과의 수련'...136
많은 전상 유공자들은, 한국 사회에서 잘 살려면 해외로 나가거나
군역을 면제받았어야 했다고 한탄하곤 했다.
아버지도 생전에 전상 유공자들에 대한 국가의 처우와,
참전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주도해온
한국사회에 대해 이야기하시곤 했다.
... 내가 나이를 먹고 얻은 결론은 하나였다.
무엇이 어떻든 사람은 결국 다 죽고,
그 점에서 인생이란 큰 차이가 없다.
영미권의 간호사들은 부서를 넘나들며 일했고,
일부는 행정적까지 섭렵해 병원장 자리에도 올랐다.
나는 그같은 세계적인 흐름을 생각했다. 180
...나는 이런 태도를 다른 나라에서는 본 적이 없다.
만약 의료비가 무료인 영국에서 환자들이
자신의 편의를 위해 병원에 남겠다고 한다면,
영국의 의료 시스템은 하루도 견디지 못할 것이다. 185
... 그들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스스로 지쳐 나가떨어지게 만드는
신묘한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한국사회의 어느 조직에서는
그런 재주가 있어야만
치열한 승진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는 말을
나는 무수히 들어왔다. 196
창자가 비틀렸다.
치솟는 속을 애써 눌러 삭였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하여'라는 말은
실제 사고 현장에서 목숨을 내놓고 몸으로 뛰어드는
일선 소방대원들만이 말할 권리가 있다.
책상 앞에 앉아 말과 공문으로 일관하는 그들의 것이 아니다. 197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사태를 두고
마치 우연에 의해 일어난 재해인 양 말했고
이 일을 계기로 뭔가 획기적인 개선이 있을 것처럼 굴었다.
하지만 우리 팀 대부분의 의견은 같았다.
'터질 일이 터진 것뿐이다.'
그것이 우리가 보는 명확한 현실이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깔린,
말만 앞서는 분위기를 신뢰할 수 없었다. 198
233페이지 꼭 읽어보시길.
어느 분야든 대한민국 사회는 쏠림 현상이 심하고
국민들이 선호하는 의과대학은 손에 꼽힌다.
이 병원에서도 전공의 시절부터
학교를 낮잡아 보는 교수들의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많은 교수들은 이곳에서 밥을 벌어먹고 살면서도
학교와 병원에 대해서 자신의 준거집단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지 못했다.
그러다 어떤 이들은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이직 제안이 들어오면 쉽게 떠나갔고,
남은 사람들도 조직에 자부심이 있어 버티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239
...분명한 것은 한국의 병원들은 대부분의 선진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가에 비해서도
의료 인력을 절반 이하 수준으로 고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276
...각자 의견이 갈리고 편이 나뉘며
조직 안에는 뒷말이 끊임없이 돈다.
이것은 한국의 전반적인 분위기였다.
의료계는 사회의 일부일 뿐이니 대학의 부속 병원은
한국 사회의 축소판이었다. 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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