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넘게 장수하신 할머니.
아들을 그렇게 많이 낳으셨지만
혼자 사셨다.
할머니 생전에
프랑스에서 전화를 한 적이
한 번 있다.
내가 기특한 손녀라서가 절대 아니고,
아빠가
'시골에서 혼자 사시는 할머니께
전화 한번 드리라'고 해서
마지못해 했던것 같다.
프랑스 사는 손녀에게서
전화 받으신 할머니는 몹시 놀라셨다.
통화 마지막 마무리로
'만수무강 하세요' 하는 손녀에게
'늙어서 오래 살면 절대 안된다' ... 강조하시며
불편해 하시길래
'할머니가 건강하게 장수하실수록
자손들도 그렇게 될테니
다들 복받는거다'고 했다.
내 말을 들은 할머니가
바로 말투를 고치셨다.
'너 그런 마음으로 살면
앞으로 세상을 아주 잘 살거다' 라고
덕담을 남겨 주시면서.
마지못해 했던
그 통화가
오래오래 귓전을 맴돌고 있다.
프랑스에서
가난하고 힘겹던 시절에 한 전화 통화였는데
세월이 지나고 보니
할머니 말이 맞았다.
힘들고 어려워도
불평보다 희망에 촛점을 맞추며 살고있는,
세상을 아주 잘 살아내고 있는 나다.
이런 내 자신에게
스스로 고맙다고 감사인사도 할 줄 아는
그런 중년이 되어있어
또 감사하구나.
'파리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리 살이의 불어 실력 (0) | 2025.03.26 |
---|---|
소확행 - 자기전, 세안시, 샤워시 - 내 몸에 감사인사 (0) | 2025.03.04 |
우러러 보이는 것의 허상 (1) | 2025.01.01 |
프랑스 크리스 마스 Christmas in FRANCE 2016 (0) | 2024.12.26 |
오리온 초코파이 50년 추카추카 (2) | 2024.12.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