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가장 부동산이 비싼동네,
그 동네에서 큰애가 중학교를 다녔다.
교내에서 아이와 함께 어울려 다니는 그룹이 있었는데,
그중에는 그 동네에 사는,
내가 상상을 할 수 없는 부자들이 있었다.
M&A을 하며 재산 규모를 확장시킨 G네 부모님.
아이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자주 그집에 초대되어 갔다오곤 했다.
아이가 좀 자란 후에
이런 이야기를 한다.
그 집 아저씨가
자신의 성공을 항상 자랑 한다고.
워낙 큰 성공을 하였으니 인정은 하겠는데,
자신의 아내를
내려 깔며 말하는 걸 듣는건
매번 불편하다고.
문제는 그집의 아이들 셋 모두
성인이 되었어도
아빠가 엄마를 대하는 것처럼
자신들도 엄마를 깔아 내리고
불평도 많다는 거다.
내 아이의 눈으로 볼 때
유하고 헌신적인 아주 좋은 엄마인데,
거기다 그랑제꼴 출신인 엘리트 출신인데,
아이 셋 중에 둘은 엄마만큼 좋은 학교에 가지도 못했는데,
남편이 아내를 자식들앞에서 헐뜯는게 일상이 되다 보니
아이들이 못된 점을 닮아버렸다며
안타까워 하더라.
문득
나의 이기심이 고개를 들었다.
그런 부모를 가진 사윗감를
딸이 데려오면 큰일나겠다는.
하하하
내가 결혼을 하기 위해 시댁에 인사갔을때
시부모님이 서로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고
난 내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리라는 걸
바로 알아차렸다.
서로 반말을 쓰며
서로의 이름을 부르시더라.
시부모님의 허접하고 가난한 아파트는
내 눈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 것은 내 인생의 가치에
중요한 게 아니었다.
시아버지가
시어머니를 내게 소개할 때
(나중에 알고보니 말도 안되게 훨씬 더 뻥튀기해서)
우러러 보도록 아주 높여 이야기를 하셨다.
그당시 지금의 내 나이보다도
나이가 많으셨던 시부모님.
아내를 바라보는 시아버지의 눈빛이
젊은 커플인 우리보다
더 반짝 거렸다.
애정이 듬뿍 담긴 눈빛이
내 눈에 먼저 들어왔다.
내 남편에게
네 아버지가 네 어머니를 보는 눈빛으로
아내인 나도 봐달라 쫄라댔던 기억이 난다.
지나고 보니
내가 참 어리석었다.
그런 질문은
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었다.
남편은 이미 부모님과 사는 내내
그 눈빛을 배워 익혀왔으니.
'파리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랑스에서 만난 요구르트 ^^ (0) | 2024.09.10 |
---|---|
세상에서 가장 맘에 들어야 할 사람은 (0) | 2024.09.05 |
달팽이 (0) | 2024.08.23 |
텅빈 파리 ?! (0) | 2024.08.08 |
여름 바캉스를 떠나기 전 다같이 '건배' (0) | 2024.08.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