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인도人道 에서
앞서 걷다가
갑자기 뒤돌아서며
내 발걸음을 막는 남편.
다른 동네 재래시장에 가서 장을 보곤 한다.
집근처랑 비교도 안되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야채와 과일을 구입하려면,
이렇게 다른 동네에 가며
발품을 팔아야 한다.
며칠 전 또 그곳에 다녀오는데
갑자기 남편이 내 발걸음을 가로 막는다.
남편이 발 밑을 조심하라고 신호를 해서
내가 바닥을 보고는
함박웃음이 터져버린다.
간밤에 내린 비 덕분일까
달팽이 들이 잔뜩 지나가는 중이었다.
이미 누군가의 발길에 뭉개져 버린 달팽이들도 많았지만
남편 같은 인간 人間 덕분에 살아내는 달팽이 들도 많으리라.
조심조심
인도 정 중간에서 열심히 지나가는 달팽이들을
조심스레 들어서
풀밭으로 인도해 본다.
문득
삶이
참 아름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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