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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빠리 슈퍼맘
파리 일상

달팽이

by 빠리 슈퍼맘 2024. 8. 23.

좁은 인도人道 에서

앞서 걷다가

갑자기 뒤돌아서며

내 발걸음을 막는 남편.

 

 

 

다른 동네 재래시장에 가서 장을 보곤 한다.

 

집근처랑 비교도 안되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야채와 과일을 구입하려면,

이렇게 다른 동네에 가며

발품을 팔아야 한다.

 

며칠 전 또 그곳에 다녀오는데

갑자기 남편이 내 발걸음을 가로 막는다.

 

남편이 발 밑을 조심하라고 신호를 해서

내가 바닥을 보고는

함박웃음이 터져버린다. 

 

간밤에 내린 비 덕분일까

달팽이 들이 잔뜩 지나가는 중이었다.

 

이미 누군가의 발길에 뭉개져 버린 달팽이들도 많았지만

남편 같은 인간 人間 덕분에 살아내는 달팽이 들도 많으리라.

 

조심조심

인도 정 중간에서 열심히 지나가는 달팽이들을

조심스레 들어서

풀밭으로 인도해 본다.

 

문득

 

삶이

참 아름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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