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를 보고도 분노조차 하지 못하게 자라는 아이들
내가 대학을 다닐때는 학생들 데모가 거의 사라졌던 시기다.
진짜 어렵고 힘든 시기들은
언니 오빠 세대들이 이미 다 겪어냈다.
하지만 불의는 여전히 존재했고
의기투합해서 헤쳐나가야 하는 일들은
여전히 세상에 많았다.
(아니, 여전히 많다)
같은 과 아이 중에
'우리 엄마가
이제는 먹고 살만 해졌으니
그런거 신경쓰지 말랬어 '
라는 말을 한 애가 있었다.
함께 분노조차 하지 않고
그런거에 신경 끄라는 말을
자신의 엄마를 운운하며 내게 회답하던 그애는,
예상대로
공무원 시험을 보고
시집을 가서 아이를 낳고
그렇게 그렇게 살고 있다고 한다.
난 이따금 그 아이가 말하던 순간이 떠오른다.
분노조차 하지 않는 무심함과
내 일이 아닌듯
사회 문제에 둔감한 사람들.
세상은 여전히 많은 것들이 부조리 하고
그래서
고쳐나가야 한다.
나만 잘먹고 잘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내 일이 아닌듯 불난집 구경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많아서는 안된다 고 믿는다.
분노 밖에 못하는
나도 못난이겠지만,
분노 조차 못하는
그런 사람은
못난이 중에 못난이다.
아이들을 키우며
난
너만 조용히 잘먹고 잘살라는 소리는
절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에
꼭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살았으면 한다고
당부해 보곤 한다.
적어도 세상의 빛을 축내는 사람은 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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