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혹시 꿈이 모델이니?''
'아니요'
''넌 모델만 빼고
다 할 수 있다!''
내가 말하려는 그녀는
프랑스 뚤루즈 출신이다.
파리 보다 스페인에 더 가까운,
에어버스와 우주 관련 기관이 많기로 유명한
프랑스의 대도시.
내 지인이 어릴 때
키가 너무 작아서
간호사인 엄마가 병원에 데리고 갔단다.
가족 중에 자기 딸처럼 작은 사람이 없다며
의사에게 상황 설명을 했고,
그날 그 의사 선생님이 진찰 후에
또래보다 유난히 작은 아이에게 한 가지를 물어보셨단다.
''너 혹시 꿈이 모델이니?''
지인은 '아니요'라고 대답했고,
그날 의사 선생님이 해주신 대답은
평생 잊지 못할 훌륭한 기둥이 되어 주고 있단다.
''넌 모델만 빼고
다 할 수 있다!''
당당함으로 무장된 그녀는
풍채가 장군 같다.
거리낌 없이,
자신감에 가득차,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날같은 빛 한 줄기조차 놓치지 않는,
용감한 그녀.
''넌 모델만 빼고 다 할 수 있다''던
의사 선생님의 말을
오래 곱씹는다.
내 아이들을 기르면서
내 눈에 다 완벽해 보이지 않는 것에 집착하면 안 되는 걸 알기에,
아이의 장점을 살려주고,
아이의 결을 늘려주고,
아이를 응원할 줄 알아야
진짜 좋은 부모라는 것을 알기에,
아이의 외모에 대해 비하하는 말 같은것은
절대로
절대로
하지 않는다.
아이의 외모에 대한 끊임없는 지적은
그 자체 만으로도
아이가 평생 짊어질
콤플렉스를 만들어 준다는 것을
모르는,
그런 어리석은 부모들이
세상에는 많다.
어느새
내 아이들이
남의 눈에 못나 보일 수 있을 만한 것도
당차게 해 나가곤 하는 걸 보면서,
내가 공들여 배우고 실천하는 육아철학이
빛을 발하는 것을 볼 때마다,
난 안도하곤 한다.
부족하지만
끝없이 나 자신을 성찰한다.
더 나은 부모,
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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