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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빠리 슈퍼맘
파리 일상

프랑스 재래시장 소곤소곤 수다

by 빠리 슈퍼맘 2022. 6. 14.

안녕하세요, 빠리 슈퍼 맘입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 서는 장에 몇 번 갔는데 기분이 상하는 일들이 더러 있었답니다.

 

쉰 떡 취급을 하더라구요.

 

못먹게 된 그 쉬어버린 떡이 아니라요, 호호호 프랑스에서는 아시아 인들을 경멸하는 말로 쉰 떡이란 말을 합니다. Chinetoque이라는 이 말은 인종차별이 담긴 말이에요.

 

중산층 부유층이 많이 사는 동네는 재래시장의 상인들도 프랑스 인들이 많네요. 아랍 상인들은 한푼이라도 더 팔려고 니하오 하면서 제 이목을 끌려고 하는데 (저는 중국 인사 들으면 바로 '안녕하세요' 하고 한국말로 인사해요), 프랑스 상인들은 이러는 군요.

 

제가 혼자 갈때만 당하는데, 남편과 같이 가면 절대 키 작은 아시아 여자라도 함부로 놀리지 못하더군요.

 

 

 

 

 

어차피 집에서 우리동네 재래시장을 걸어가거나, 다른 동네 재래시장에 교통편을 이용해 가나, 시간상 비슷해서 아랍 상인들이 많은 동네 재래시장에 갑니다. 나중에 보니 저만 그런 건 아니라 같은 동네 이웃들이 저랑 같은 재래시장에 다니는 사람들이 보이곤 하네요.

 

아랍인들이 많은 곳의 재래시장 가격이 더 싸서 그렇기도 한가봐요. 

 

오늘 오후에 일이 있어서 휴가를 냈답니다. 오전에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장 서는데 잠시 가서 승도복숭아 - 넥타린 Nectarine을 잔뜩 샀어요. 킬로에 1.99유로. 싸죠? 

 

평소에 몰랐는데 한편에 각종 향신료를 파는 곳이 있어서 고수 씨를 샀습니다.

 

 

 

친구가 준 고수 씨로 키우는 재미가 쏠쏠해서 본격적으로 키워먹어보려구요.

 

제 막내 동생보다도 열 살은 더 어려보이는 젊은 아저씨가 저를 유난히 반기면서 오늘 아침 첫 번째 손님이시라고 만면에 웃음을 가득 담아 서비스를 하시더군요.  장삿꾼 티를 퐁퐁 내는 군요.

 

씨를 뿌려서 고수를 키우려고 한다고 하니 아주 잘크는 씨라면서 팝니다. 100그램에 1.5유로. 속이 빈것들도 꽤 보이네요.

 

아저씨는 첫번째 손님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 유태인들의 전통이라고 하면서 이야기 주머니를 여시는군요.

매번 첫 손님을 아주 귀하게, 그리고 첫 5명의 손님한테 정성껏 대한댑니다.

 

제가 그럼 당신은 유태인이냐고 물으니, 자신은 아랍인이지만 다른 나라 좋은 전통도 다 자기 것으로 만드는 아랍인이라며 웃습니다.

 

여자가, 그것도 아시아 여자가 첫 손님으로 와서 재수 없다가 아니라,

모든 첫 손님은 다 귀하게 여긴다며 친절을 베푸는 것이 이쁘군요.

 

이런저런 잡담을 기분 좋게 나누다가, 계산을 하려고 지폐를 꺼냈는데 이 아저씨가 기분이 좀 많이 업되셨는지 계산을 잘못하시네요.

 

 

저한테 2유로나 더 주려고 해서, 계산 다시 해보라고 이건 그램당 얼마, 저건 얼마 하고 제가 집어 줬어요.

 

그러니 아차차 쑥스러워하시면서 너무 고마워하는군요.

 

아침 첫 손님부터 계산을 잘못해 손해 볼 뻔 한 이분,

아침부터 장사하는 기분에 차질이 생기겠네요.

 

그래서 제게 주는 거스름돈을 통 크게 그냥 가지라고 해버렸습니다.

 

서민들이 많이 사는 동네의 재래시장이다 보니 고객이 값을 깎아달라고 하지, 여유 있게 고객이 상인에게 팁을 주는 일이 적은 곳이에요.

 

뭐, 저보다 돈 더 잘버는 젊은이 이긴 하겠지만,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오늘 팁 한번 크게 쏘고 왔습니다.

 

얼 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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