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주흐, 빠리 슈퍼 맘입니다.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숏커트에 백발의 밀라논나 님의 책이 손안에 들어왔습니다.
직접 싸인도 하신 책이네요.
페라가모를 한국에 들여오신 분이 이 분 이시군요.
명품과 연관된 분이시라 선입견을 가질수도 있는데,
책을 읽다보니
예상을 초월하는 멋진 분이십니다.
이 분이 백발이 된 사연이 가슴 아픕니다.
40대 중반에 고3이었던 큰아들의 생사가 넘는 큰 수술 때 백발이 되셨네요.
불어에 마리 앙뚜와네뜨 신드롬 le syndrome de Marie-Antoinette 이란 말이 있답니다.
마리 앙뚜와네뜨 왕비가 감옥에 갇혔을때
머리가 갑자기 하얗게 백발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데
그것이 사실일 수 있겠구나...
끄덕 끄덕.
타인의 시선을 끊임없이 의식하며
알맹이 없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
남이 보더라도 괜찮은 삶보다
내가 보더라도 만족하는 삶을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영화평에서 따오신 문장
비교는 인생의 기쁨을 훔쳐가는 것
더 나아지기 위해 내가 비교해야 할 대상은 남이 아닌 어제의 나다.
이 책은 종이 한면이 꽉 찬 글로 채우지 않고
긴 시나 산문처럼 쓰여있어요.
이탈리아의 고가 브랜드를 런칭한 장본인으로서 ...
널리 알려진 고가의 옷에 집착하는 사회의 폐해를 가까이에서 목격할 때마다
옷이 일상을 기분 좋게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을 파괴한다고 느껴져 마음이 쓰라렸다.
일부 어린 학생들 중에는
부모가 사준 옷이 성에 차지 않으면
성매매를 해서라도 유명 브랜드의 옷을 구매하는 일도 있다 한다.
내가 후원하는 한 학생이 성매매를 하기위해 쉼터를 탈출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한없이 무력해지는 느낌이었다.
... 고가의 명품 옷을 사기 위해 도둑질도 서슴지 않고
자신의 소중한 몸을 팔아 옷을 사는 세태에 혼란스러움에 빠졌다.
옷이 뭐라고... 명품이 뭐길래...
이탈리아의 부모는 어린 자식이 도움을 청하면
자기를 희생하며 헌신적으로 도와주지만,
자식이 성인이 되면 간섭하거나 훈계하지 않는다.
결혼해라, 손주 낳아라...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심지어 이혼도 자식 몫이다.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가까운 관계지만 선을 넘지 않고,
가족 구성원이라도 적당한 간격을 유지한다.
이탈리아나, 프랑스나 부모들이
적당한 간격 유지하는 법을 잘 배워서 잘 실천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좋은 점은 한국부모들도 빨리 빨리 배워봅시다.
1978년 전에는 해외유학을 가려면 국가고시를 패스해야 한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네요.
부부가 동시에 해외로 출국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고,
온 가족이 해외로 가면
다시 모국으로 돌아오지 않을수도 있다는 이유로...
지금은 유학도 쉽고 여행도 쉽고... 참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또... 듭니다.
무엇보다 나를 위해 산다
내 삶의 중심에 자신을 두라
힘에 겨워 넘어지면 넘어진 채로 잠시 쉬어가고...
...나의 사고, 나의 행동을 왜 남의 기준에 맞춰야 하는가 이것이 분노의 근원이었다
...정말이지 체면치레에 진저리를 쳤다
'체면치레에 진저리 쳤다’는 이야기에
그동안 간지럽던 구석들이 다 시원하게 긁적긁적.
...자식을 낳아 책임지고 보살필 자신이 없다면
자식을 낳지 말아야 한다.
나의 불행을 자식에게 전염시키지 말아야 하니까 (피에르 가르뎅)
15년 동안 매일 걸으니 가장 좋은건, 허리 근육이 튼튼, 다리도 튼튼, 자세도 곧아지고 골다공증 증세 호전, 불면증 증세도 나아졌다
저도 15여년 전부터 점심시간에 회사에서
적어도 30분은 걷도록 노력하며 지낸답니다.
따로 시간 내어 운동하기 어려운 맞벌이 맘.
이렇게 라도 운동에 보태었지요.
지금은 가능하면 점심시간 1시간 고스란히 걷도록,
아침 저녁 출퇴근 길에도 멀리 돌아와서 더 걷도록 노력 노력 노력.
혹시 이글을 읽는 당신이 저처럼 여유없이 살아도
건강관리만큼은 절대 소홀하게 하지 않는 슈퍼맘 되세요!
좋은 집에서 좋은 음식을 먹으며 자라도
든든한 양육자와 따뜻한 사랑을 주고받지 못하면
회복탄력성이 고갈된다
풍성하지만 썰렁한 밥상에서
가사도우미가 차려주는 밥을 홀로 먹으며 자란 금수저,
소박하지만 따뜻한 밥상에서
하루 동안의 일을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자란 흙수저.
어느 쪽이 회복 탄력성이 강할지 묻지 않아도 우리는 알아차릴 수 있다
제 육아철학 중 하나입니다.
비록 금전적으로 여유가 적다고 해도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따뜻하게 자라날 수 있게 돕는것.
몇십만원 더 버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아이들이 어릴때는 엄마가 곁에 더 있어 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것.
제 큰 아이는 흙수저로 태어난 거나 다름없는데 아주 잘 커주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오래전에 알던 한국 지인이 프랑스 남편과 이혼을 했습니다.
그 집 남편은 부부가 왜 같이 밥을 먹어야 하는지 이해를 못하는 사람이었다 해요.
남편이 어렸을때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의사 엄마랑 살았댑니다.
바쁜 엄마의 부재동안
혼자 배고플때 알아서 챙겨먹던 습관을 가졌던 사람이 결혼을 하니
식구들이 왜 같이 밥을 먹는지 도무지 이해를 못했다고 합니다.
내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남편이 가부장적일수록 고부간 갈등이 심하다
무뚝뚝하고 재미없는 남편과 잔정을 나누지 못하니
그 집착이 아들을 향하게 되고
종국엔 고부간 갈등이 생기는 게 아닐까
가부장적인 한국의 남자들.
그들이 낳는 폐해가 참 큽니다.
김미경 강사님의 '조선왕조 500년 역사와 싸워야 한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저는 이 대목에서
가부장적인 아버지는
딸과도 절대로 사이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글도
떠오르는 군요.
정해진 규칙만을 따르고, 부모님 말씀만 잘 듣는 모범생에게
기발한 아이디어를 기대하기 힘듭니다...
엄격하게 자신의 가치에 아이들을 묶고
그 안에서 키우는 부모,
그 가치에 반항하면 가차없이 매를 들고
모진 소리를 하는 부모,
자기 말과 생각에 맞지 않으면 '못된년, 성질머리 나쁜 놈... '소리를
남발하는 부모 밑에서
창조적이고 대단한아이가 되길 바라는건
'도둑놈 심보'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호호호
다름을 틀림이라고 인정하던 문화.
이제는 좀 바뀌어야 할텐데.
빨리 빨리.
신사의 나라라 불리는 영국에서도
남성의 폭력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여성이
지난 10년간 2075명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프랑스에서도 자주 언급됩니다.
맞아죽는 아내들.
라디오 뉴스를 주기적으로 듣는데
프랑스에서 남편한테 맞아죽는 아내들이 많다는데 놀랐습니다.
오래전 친했던 프랑스 동료하나는
온가족이 아빠한테 두드려 맞곤 했는데
하루는 엄마가 아빠한테 맞아서 피를 철철 흘리며
욕조에 누워있더랩니다.
그때 엄마를 이혼시킨것은
엄마가 아니라 어린 딸이었다고 하네요.
아직 어렸던 큰 언니지만 바로 경찰에 아빠를 신고해서
결국 부모가 이혼했다던 이야기가
충격적이었답니다.
그때 이혼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이 동료의 엄마는
오래전에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니었을지도...
이 동료는 정신과 치료를 오래 받았습니다.
힘든 어린시절을 겪고도 잘 이겨내고 영리하게 사는 동료가 참 멋졌던 기억이 납니다.
상처를 평생 안고 가야 하겠지만
많이 아물어져
프랑스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기를...
명절 때 겪은 부당함에 분노가 턱에 닿을 때쯤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외국인 남편과 살다보니 명절 증후군을 앓아본 적이 없네요.
하지만 명절만 지나면 한국 친구들이
온몸이 다 아프다, 몸살난다고 할때 마다
제 맘도 아파오긴 했답니다.
심지어 시아버지가 음식을 직접 만들어
온 가족을 즐겁게 해주는 집도 보았다
이탈리아 친구는 웃으며
시아버지 취미가 요리거든
외국인인 제 남편과 시부모님.
시댁에 처음 간 날
시엄마는 텔레비젼 앞에서 유명한 텔레비 씨리즈를 넋놓고 보고 계시고
시아빠는 땀을 뻘뻘 흘려가며 부엌에서 음식을 하시던 기억이 납니다.
첫날만 그런게 아니라 매일 매일 그렇다는 걸 알았을때
제가 어떤 걸 보고 자란 남자랑 결혼 했는지
선명하게 알 수 있었지요.
시아빠는 요리가 취미가 아니라
극진한 애처가.
맞벌이 하는 아내가 힘들까봐
직접 저녁을 하는 남자가 시아빠 였답니다.
이 땅에 태어난 생명을 지켜주는 게 국가의 책무 아닌가?
태어난 생명을 보호하는 데 예산을 우선 쓰면 안 되는 것인가?
연말마다 지자체 예산을 다 쓰기 위해
아직 쓸만한 도로를 뒤집고 공사하는 비용으로
몇백 명의 아이를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정말 이것이 사실이라면... 분노가 솟구칩니다.
국민이 내는 피같은 세금을
엉망으로 쓰는 정치라니...
세상에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짓들을 하는건지!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모든 국민이 안전한 나라,
언제쯤 이루어질까?
격앙된 감정을 다스리고
나를 기다려주는 보육기관에 다녀와야겠다
위로가 되는 책.
감사합니다
책 읽는 내내 참 행복했습니다.
한국의 많은 여성분들, 이 책을 읽으며 위로를 받으실 듯.
나는 죽을때까지 재밌게 살고 싶다, 전에 언급한 이근후 님의 책과 더불어
죽을때까지 읽고 또 읽고 싶은 책으로
밀라논나 장명숙 님의 이 책을 함께 두려고 합니다.
신나고 재밌는 노년에 대한 책과
매일 설레는 70대를 사는 책 이야기들.
이런 좋은 책들이 있어
다가올 노년이 벌써부터 든든합니다.
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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