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주흐, 빠리 슈퍼맘 입니다.
프랑스에서는 3커플 중에 1커플이 이혼을 한다고 합니다. 한군데서 오래 살아보니 같은 유아원과 초등학교를 다니는 둘째 아이의 친구들 이야기를 수년간 듣게 됩니다.
''엄마, 아무개네 엄마 아빠 이번에 이혼 했대...''
이혼하는 프랑스 커플들 이야기를 종종 들으면서 '저렇게 이혼들을 많이 하는 구나' 하면서 지나갑니다. 때로는 많이 아쉽습니다.
부모가 이혼을 하고도 같은 곳에 계속 사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곳으로 훅 떠나가서 갑자기 다시는 못보게 되는 아이 친구들이 적잖이 있습니다.
큰 아이 친구들 중에도 부모가 이혼한 경우들이 있는데 절친하나가 이런 말을 하더랩니다.
자신은
싸우는 부모랑 같이 사느니
차라리 이혼한 부모랑 사는게 낫다고 생각 한다고.
이 한마디가 머릿속에 한동안 맴돌았습니다.
이 말이야 말로 프랑스 사람들의 이혼 심리 중에 깔린 내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서로 못잡아 먹을 듯 자식들 보는데서 싸울 바에는 차라리 이혼하고 따로 사는게 낫다.
불행한 부모의 결혼생활의 폭탄을 온전히 온몸으로 맞고 자란 아이들, 참 많죠.
제 지인 하나는 오랫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아오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만났더니 작년에 돌아가신 가족에게 폭행을 일삼던 아빠 이야기를 꺼내옵니다.
말년의 아빠에게 용서하려 다가갔는데 지워진 줄 알았던 트라우마들이 들고 일어나 끊임없이 정신과 치료를 받는 프랑스 지인.
오늘 저녁에는 '싸우는 부모랑 살 바에는 차라리 이혼한 부모가 낫다'고 말한 바로 그 아이의 생일파티가 있습니다.
아빠가 재혼해서 생긴 새엄마와 배다른 동생들... 그들과 함께 일주일을 지내고 또 다른 일주일은 혼자 사는 엄마랑 지낸답니다.
일주일씩 짐을 싸서 아빠집 엄마집을 이사다니는 이혼한 집 자녀들이 생각보다 많답니다.
이런 아이들을 배려해서 프랑스 학교에서는 교과서를 한권이 아니라 두권씩 빌려주는 곳도 있더군요. 아빠집에 한권, 엄마집에 한권씩 놓고 공부하라고. 일주일에 한번씩 무거운 교과서까지 싸들고 다니지 말라는 배려지요. (참고로 프랑스 학교에서는 교과서를 무료로 나눠주지 않습니다. 빌려서 쓰고 학년말에는 돌려줘야 합니다)
사랑에 대해
결혼에 대해
자식에 대해
가족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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