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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일상

행복만땅 결혼식 - 빠리 슈퍼맘의 회상

by 빠리 슈퍼맘 2023. 4. 14.

 

봉주흐, 빠리 슈퍼맘입니다.

 

 

 

신혼부부는 돈이 많이 든다, 호텔에서 결혼식을 하는데 남자친구까지 데리고 와서는 축의금을 얼마밖에 안했다... 이런 유치하고 누추한 기사를 보고 이런 것들이 기사화 된다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의 단면을 크게 보여주는게 아닌가 생각되어요.

 

빠리 슈퍼맘의 결혼식 생각이 났네요.

 

결혼식에 대한 환상도 없었고, 연예인처럼 찍은 멋진 결혼사진도 없고, 근사한 신혼여행도 하지 못했지만 하나도 아쉽지 않았던 빠리 슈퍼맘.

 

지인들의 연예인 같은 화장과 멋진 결혼 사진들에 감탄은 했지만 부러운 적은 없었더랩니다. 제 것이 아닌걸 알았던 걸까요.

 

저는 그저 제가 정말로 제 남자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것, 그 하나만으로도 감사했던 시간이었지요.

 

남들 눈에는 초라하기 그지 없었는지 모르지만, 전 행복만땅이었던 순간들.

 

한국에서 한 결혼식때는... 지인의 지인이 하는 싸구려 웨딩 업체를 의뢰했고 강당을 빌려 웨딩홀 비용을 없애고, 뷔페 비용만 좀 든 편입니다. 아마 저만큼 싸게 결혼식을 하는 경우는 그 시절 한국에서도 많지 않았을거에요.

 

결혼 예물도 단하나 없이 한 결혼, 정말 소박하게 결혼하는 사람들보다 더 아무것도 없이 몸뚱아리만 가지고 한 결혼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한 결혼식때도 화장이 어떠니, 웨딩드레스가 어떻다니, 결혼식 사진이 그 모양이라니... 참 뒷말이 많긴 하더군요.

 

행복해야 할 순간들이 돈 때문에 얼룩진 순간으로 변하는 순간, 행복도 달아나 버리지는 않을까요.

 

충분히 행복했던 순간이었는지 그런말들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리는 쿨했던 빠리 슈퍼맘.

 

 

그런데, 신혼부부가 어디서 돈이 나서 수천 수억을 들여서 결혼식을 하는 걸까요.

 

능력이 출중해서 직접 벌어서 큰 돈을 '예식'에 들이는 건 흉이 안됩니다.

 

그건 충분히 '자랑' 할 수 있다 생각해요.

 

 

 

중학교때 반에서 절반의 학생들이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지 않고 실업계로 갔더랩니다. 여상이나 산업체로 간거죠. 경우에 따라 다르긴 했지만, 대부분 집안 사정이 어려운 경우들이 많아서 돈을 직접 벌어야 하거나 빨리 독립해야 하는 경우들 이었습니다.

 

나중에 20대 초반에 여상에 간 동창 하나는 3개를 모아놨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똑소리 나게 일하고 절약한게 부러웠고 정말 '자랑'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자신의 운명을 직접 개척하는게 그런게 아닐까나요???!

 

대학때 보니 수많은 친구들의 부모님이 딸들 앞으로 결혼 자금을 수천만원씩 준비들 하시고 있다는걸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여유로운 사람들은 몇천만원씩 딸앞으로 적금을 들어들 두더군요.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는다는 옛말이 떠오릅니다. 장농을 해주기 위해 빨리 빨리 크는 오동나무를 심는 옛 선인들의 맘이 가슴을 뜨뜻하게 합니다.

 

대학 친구들 중 결혼 자금이 없던 경우도 아주 드물게 있었는데, 그런 경우는 부모님이 너무 가난해서 큰 오빠들이 등록금을 대주고, 용돈을 부모가 아닌 형제에게 타쓰고, 직접 호프집에서 카페에서 피자가게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어렵게 대학을 다니는 경우였죠.

 

그러고 보니 아주 어릴때부터 우리집은 너무 가난해서 결혼자금을 한 푼도 대줄 수 없다는 이야기를 주기적으로 듣고 자랐던 제가, 결혼식에 대한 환상을 갖고 살지 못해서 생채기가 남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네요.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듯,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는?!

 

하여간 젊은 신혼 부부라면 부모의 도움없이, 혹은 대출없이는 화려한 결혼식이 불가능할텐데요. 수천수억만원이라는 큰 돈을 들여 결혼할 수 있는 경우라면, 상대방에게도 같은걸 기대하며 결혼하지 않을까나요?

 

저는 묵직하고 멋진 원목으로 된 장농이나 멋진 화장대 등, 결혼예물이나 지참금도 전혀 없이 결혼 할 제처지를 알아서... 저랑 처지가 비슷한 가난한 사람과 결혼하게 된건지도 모르겠군요. (네넵 압니다. 이게 정답이라는것을. 호호호)

 

(동시에 저도 대학물을 먹기만 했지, 생활력이나 성숙도는 여상에 다닌 제 동창에 비하면 아주 저급이었습니다.

 

제 처지에 대학은 왜 간건지... 아빠 회사에서 등록금이 백프로 나와서 쉽게 대학을 가긴했지만, 왜 그렇게 대학에 목매달며 고등학교 시절을 보낸건지...

 

지나고 나서 보면 정말 생각없이 남들의 생각대로 살아왔던 한심하고 철없던 시간들이네요.)

 

다시 결혼식 이야기로 되돌아와서,

 

프랑스에서는 결혼식도 많이 하지 않지만, 한다고 해도 시청에 가서 간단히 신고하고 오는 사람들이 자주 보입니다.

 

결혼'식'에 상당한 의미를 두고 멋지게 비싸게 하는 사람도 물론 있지만, 3커플 중 1커플이 이혼하는 나라 프랑스에서 '결혼의 형식'에 더이상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경우가 많군요.

 

그래서인지 프랑스에서 지인들 결혼식에 참여한 적이 단 한번도 없어요.

 

그게 참...

 

친한 친구들은 대부분 결혼을 안하고 동거를 하고,

어떤 친구는 프랑스 결혼은 생략하고 미국에 가서 결혼식을 해버리고,

또 다른 친구는 결혼식에 참석하기로 했었는데 일정을 바꾸어 갑자기 주중으로 결혼식을 바꾸고,

또 다른 친구는 차로 7시간 걸리는 거리에서 결혼식을 하는데 만삭인 제가 참석하기에는 너무 무리였고... 

 

쩝쩝... 이런 저런 이유로 다 놓쳤답니다.

 

한 번은 제대로 구경하고 싶은데 그게 맘데로 되는 게 아니군요.

 

 

 

자기 수준에 맞지 않는 화려한 결혼식에 욕심을 부리는 사람, 그런 허례허식을 더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남의 눈이 더 중요하고, 멋진 결혼식이 필요한 건 아닐까요.

 

 

 

당신의 결혼식은 어떠했나요?

 

한 번 멋들어지게 남들눈에 멋져 보이고 싶진 않았나요?

 

가진것에 비해 필요이상으로 돈을 들이진 않았나요?

 

당신이 직접 번 돈으로 뿌듯하게 식장비를 대고, 예물을 준비하고, 손님들께 대접했나요?

 

멋진 결혼식만큼 당신의 결혼생활도 멋드러지게 행복하고 밝고 화려한가요?

 

분수에 맞게 결혼식을 하고, 행복하게 잘살면서?

 

 

 

그렇다면 당신은 정말 멋진 사람!

 

엄지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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