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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독서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 갤리온 - 정희재

by 빠리 슈퍼맘 2023. 7. 7.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했던 순간에도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봉주우흐, 빠리 슈퍼맘입니다.

 

내가 태어나 자란 곳이지만, 오늘날의 한국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책 속에서 접하는 한국이 아픕니다.

 

물론 아름답고 행복하고 즐거운 것들도 가득한 한국이지만, 아픈 한국은 감추고 싶은가 봅니다.

 

누가 일부러 한국의 치부를 말해주지 않더라구요.

 

 

내 마음에 겹겹이 껴입은 갑옷 021

 

사랑받는 것을 내 삶의 중심으로 두면 힘들어집니다. ... 반면 사랑하려 하면 충만이 옵니다. 내가 내 인생의 주인으로 바로 서기 때문이죠. 039

 

그때는 불타는 세상의 화염에 화상을 입었다고 생각했지만, 나야말로 그 불꽃을 키우는 기름의 일부였음을 이제는 안다.

 

지불책우 智不責愚

지혜로운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을 나무라지 않는다

059

 

... 전생의 일이 아득하여 알 수 없는데 인연을 말하려니 창자가 끊어지는 것 같다던 당나라 원택스님의 말이 새삼스레 가슴에 사무친다. 118

 

기차 여행 중에 현지인들이 점심 도시락을 풀어 내게 한 조각을 건넬 때,

 

국립공원을 가로지르는데 버스 운전사가 앞에 지나가는 사슴을 보라고 속도를 줄인 채 내게 손짓해 줄 때,

 

가슴에 울리는 감사의 에너지는 깊고도 깊었다.

 

내 안에 사랑하는 힘이 보름달처럼 부풀어 오르는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133

 

 

 

여행과 생활은 연애와 결혼의 차이 같다고. 151

 

하하하, 이 말 잼납니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전 여행보다 '생활'이 더 좋고, 연애보다 '결혼'이 더 좋은데!

 

 

구름 사이로 언뜻 뜻 비치던 햇살

 

내 영혼을 위한 배려 180

 

 

 

아버지는 한 푼의 유산도 주지 않은 대신 빚을 남기지도 않았다. 그 사실만으로도 나는 감사했다. 그리하여 제로 포인트에서 삶은 오롯이 내 것이 되었다. 186

 

저도 중년이 되어서야 제로 포인트에서 시작한 제 삶에 감사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강남에 집이 몇채씩 있어서 자식들에게 한 채씩 물려주는 가까운 지인들의 이야기는 삶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 들이 아니었습니다.

 

비교당하는 한국식 삶에서 바로 벗어나지 못했던 제가, 스스로 '제로 포인트에서 시작할 수 있는 나의 행복'을 깨닫고 감사하는데는 시간이 꽤 걸렸답니다.

 

전 참 어리석고 무지했었지요.

 

 

전인류를 사랑할 수는 있어도 자신의 부모와 평화롭게 지내는 데는 서투를 수 있는게 사람이다. 188

 

내 마음의 박동을 빠르게 이끄는 말들 202

 

밥을 단순히 끼니 잇기 차원이 아니라 친교와 정을 나누는 의식으로 생각하는 우리나라에선 혼자서 밥 먹을 때 감내해야 하는 시선이 만만찮다. 젊은 여자 혼자라면 더더욱. 해서 여행지에선 호기롭게 혼자 먹는 걸 즐기던 나도 이곳에선 종종 위축된다. 219

 

참,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한국인들의 정서에 대해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한 사람 한사람의 삐뚤어진 시선이 모여 사람도 죽일 수도 있다는 세바시 어느 연사의 이야기에, 당장 바꿔야 할 것 중 에 하나가 국민들의 전반적인 의식과 눈빛이라는 생각에 동의했습니다. 

 

대대적인 국민 교육이 필요해 보입니다. 새마을 운동으로 성공했던 것처럼, 스마일 운동을 해봅시다.

 

 

1789년 프랑스 혁명 때 인류 역사상 최초로 도시의 조명에 반대한 저항 운동이 있었어요. 파리의 탁발승들은 조직적으로 가로등을 깨고 다녔어요. 그들은 가로등이 왕이 억압적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설치한 감시 장치라고 생각했어요. ... 알을 많이 낳게 하려고 밤새 불을 켜 놓은 양계장 같은 세상이 오리란 걸 그들은 알았던 것 같아요. 225

 

밤하늘에는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이 약 3500개 있대요. 그런데 도시에서는 잘해야 50개 정도밖에 못 봐요. 226

 

 

몇 해 전 세계적인 여행 정보 사이트인 론리 플래닛이 세계 최악의 도시 아홉 곳을 꼽은 적이 있었다. 불명예스럽게도 서울이 3위를 기록했다는 소식이다. 선정 이유를 보자.

 

형편없이 반복적으로 뻗은 도로들과

소련식의 콘크리트 아파트 건물들이 있는 이 도시는

심각한 환경오염 속에

마음도 없고 영혼도 없다.

 

숨 막힐 정도로 특징이 없는 이곳이

사람들을 알코올 중독자로 몰아가고 있다. 229

 

백프로 동감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리들이 거주하는 집들이 성냥갑 같단 생각은 갑갑하게 합니다.

 

건축가 들이 쓴 에세이들을 읽어보면 각이 진 곳을 곡선으로 만들면 생기는 기적에 대해 나옵니다.

 

칼날 같이 각진 아파트들을 곡선으로 바꿀 날이 과연 언제쯤 올까나요?

각진 맘이 여유로와지고 완만해지는 날,

그런날 한국이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탈바꿈 할 수도 있을까요?

 

순간순간 삶의 경쾌한 아름다움에 취해 감히 행복했던 시간 236

 

솟아오르는 행복감을 가누지 못해 무작정 걷기를 몇시간.

그럴 때 생은 한없이 가볍고 맑고 밝았다. 241

 

드릴 기도라곤 오직 '감사합니다' 뿐임을 깨닫자

더 자주 행복해졌다 243

 

외국 친구들이 한국인들은 왜 그리 화난 표정으로 다니냐고 물어올 때 내 대답.

너도 한 번 살아 봐.

살아 보면 그게 가장 무난한 표정임을 알게 된다. 

... 성급하게 비집고 나오거나 홱 밀치면서 사과 한마디 없이 가 버리는 사람을 볼 때면

순간 살의에 버금가는 화가 치솟는다.

 

도시의 출퇴근길은 너무 쉽게 사람을 미워하게 만든다. 247

 

파리 탈출을 하는 수많은 지인들, 이런 도시의 출퇴근길 때문이기도 합니다.

 

불어 표현으로는 '통조림속의 꽁치'같다고 합니다.

 

꽁치처럼 촘촘하게 지하철에 들어가 옴싹달싹.

 

아주 젊고 싱싱한 사람들이 그 옴싹달싹을 더 못견뎌 하는지 불어로 '메흐드, 쀠뎅' 하고 쏘아대는 걸 보곤 하면 혈압이 잠시 오르기도 합니다.

 

 

전 더 성숙해져야 할 중년이니, 저도 힘들지만... 더 배려하는 자세로 양보하고 공손하게 대해 보려 노력합니다. 참을성 많고 성숙한 빠리지앵들의 모습에서 많이 배우고, 또 그런 이들이 아주 많은 파리가 빠리슈퍼맘은 참 좋답니다.

 

한국 지하철안에서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캠페인' 좀 열어 주세요. 프랑스 인들은 아주 어릴때부터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 부탁합니다' 를 배웁니다.

 

뭐든 빨리 빨리 배우는 한국인들, 금방 따라 할 수 있을겁니다.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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