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쌍트랄 쉬펠렉 CentraleSupelec 과 Mines-Ponts 민 뽕 (그랑드 민) 필기시험이 모두
Villepinte - Parc des expositions - Paris Nord 2 에서 치뤄졌다.
같은 날짜는 아니었지만
먼저 이곳에서
쌍트랄 쉬펠렉 CentraleSupelec 필기시험
그 다음에 Mines-Ponts 민 뽕 을 치루었다.
한국에서 딱 하루 시험보는 학력고사를 치룬 내게,
프랑스의 쁘레빠 PREPA 제도와
몇달씩 걸리는 콩쿠르는 (내 아이의 경우는 4달)
매우 매우 매우 낯설다.
나랑 남편은 아이의 시험장들을
콩쿠르 일주일 전
주말에 미리 가서
장소를 확인하고,
주변 환경을 체크하며
어디서 식사가 가능한지 등을 예상하고,
시험장과 호텔 사이의 반경을 오가는 시간을 재고,
호텔 예약 또한 확인했다.
장소 확인을 하러 온 학부모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有備無患
***
수천명이 시험 보는 이곳의 환경이 너무나 열악해서 경악.
프랑스 그랑제꼴 이과 시험은
필기시험을 먼저 치르고,
필기시험에 합격한 아이들 (admissible) 에 한해서
면접 발표시험을 볼 자격을 준다.
(익스의 경우 정원의 2배에 해당하는 후보자를 필기시험후 뽑아 면접 발표시험에서 최종결과를 얻는다)
필기시험은
후보자들을 한꺼번에 한 장소에 모아 놓고 치룬다.
마땅히 먹을 만한 곳이 다양하게 있지 않고
쌀쌀한 날씨 속에 창고 같은 곳에서
시험을 보는 아이들이 안타까워 보였다.
주변에 30여년 전 비슷한 콩쿠르를 본 사람들은
그때도 이렇게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시험을 봤댄다.
세상에.
화장실만 해도 너무 적어서
같은반 여학생들 중에는
시험장에서 가까웠던 내 아이 호텔에 가서 일을 볼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아이까지도 있었다.
남자 화장실보다 여자 화장실이 문제가 더 컸다고 한다.
전시장들이 모두 문을 연 상태가 아니라서
필기시험을 보러온 학생들만을 위해 가게들이 다 열 수 없는 상황인지
시험장 안에는 매점같은 곳 한 군데만 열려 있었다.
그곳에서 수천명의 응시생들이 샌드위치를 다 사먹을 수 없는 노릇.
문제는 추운데서 종일 시험을,
그것도 며칠 동안이나 봐야 하는데
제대로 먹지도 못하면 체력이 잘 버텨줄까 싶어 걱정스러웠다.
결국 난 새벽4시반에 일어나 김밥을 말았고
남편은 아이가 묵는 호텔로 새벽6시에 출발해 도시락을 들고 갔다.
남편은 호텔 로비에서 재택근무를 하며 케어를 했다.
남편 뿐 아니라 꽤 많은 부모들도
호텔 로비에서 재택근무를 하는게 보였다고 한다.
La Banque Centrale 을 치룰때는 두사람 몫의 김밥,
남편이 마실 커피 등을 준비했는데,
La banque Mines-Ponts 때는 저녁까지 보온 도시락 통에 싸서 보냈다.
아이는 저녁에 프랑스식으로
'야채도 없고 고기랑 밀가루로 만든 음식'만을 중요한 시험 기간동안 매일 먹는걸
무척 힘들어 했다.
그래서 엄마표 음식으로 저녁까지 커버.
남편과 교대로
며칠은 내가 반나절씩 휴가를 내서 음식을 싸가지고 가서
점심시간에 아이 시험장 앞에서 건네주고
회사로 출근하기도 했다.
우리만 이런게 아니라
심지어 할머니 할아버지들까지 동원되어
아이에게 도시락을 나르는 프랑스 사람들이 주변에 꽤 보였다.
하지만 이런 집안의 도움을 못받는 학생들은
대충 빵 한 조각에 말린 소세지나 통조림 음식을 발라와서
그걸로 점심허기를 채우기도 한다더라.
또 어떤 아이들은 호텔 식당으로 가서 먹기도 한다.
호텔 옆 식당에서 미리 햄버거 세트를 주문해서 그걸 찾아다 먹기도 하더라.
내 아이는 도시락만 건네받고
친구들과 함께 시험장 바닥에 앉아 먹었다.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쉽지 않은 그랑제꼴 필기시험 기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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