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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육아

프랑스 그랑제꼴 - 2024년 폴리 테크닉 Polytechnique X 구두시험 Oraux

by 빠리 슈퍼맘 2024. 7. 31.

 

 

 

아이가 다닌 프레파 PREPA는 작은 규모로

아이가 공부하는 전공은 40명씩 두개반.

 

첫 해에는 성적 구별없이 들어가서 2학년때 * 별이 달린 반과 그렇지 않은 반으로 구별이 되더라.

 

2학년때 별이 달린 반은 성적순으로 전교 1등부터 40등까지.

 

이 중 18명이 폴리 테크닉 필기시험에 (최종 13명 합격), 37명이 샹트랄 쉬펠렉에, 39명이 민-뽕 Mines-Ponts 에 합격. 

 

매년 약 7명 전후로 폴리테크닉 합격자를 배출하는 이 프레파에서, 올해는 이례적으로 많은 필기 시험 합격자를 배출했다고 한다.

 

필기 시험 합격자를 admissible이라고 부르고

oraux 면접 발표하는 시험까지 합격하면 admis라고 부른다. 

 

 

아이는 프레파 선택 때

자기 색이 분명했다.

 

지네뜨도

스타니슬라스의 프레파도 가지 않고

이곳 PREPA를 택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주중에 하루 종일 강행군을 하며 공부한 아이는

토요일 저녁에는 공부하지 않고

가족과 식사하며 몇시간 동안 수다를 떨었다.

 

우리는 열심히 응원 했다.

남편은 토요일마다 아이의 원룸에 가서

두시간씩 청소하고 정리를 했고,

아이를 집으로 데려오고 학교로 데려갔다.

 

주말이 되면

난 아이가 먹을 일주일치 음식을 만들어 준비했다.

 

매일 아침과 저녁식사는

내가 직접 만들어 얼려놓은 음식을 주말마다 가져가

주중에도 야채균형을 맞출 수 있게 도왔다.

 

학교에서 나오는 프랑스 음식들은 고기와 탄수화물 위주로

장건강에 중요한 야채들이 너무 적은 편이다. 

 

국립 프레파여서인지

가정형편이 어려우면 받을 수 있는 프랑스의 장학금 제도 혜택을 받은 아이들도

다른 곳보다 많은 편이고

다양한 학교에서 아이들이 많이 모였다.

(프랑스는 공부 잘한다고 장학금을 주지 않는다. 부모가 내는 소득세에 따라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좌우된다.)

 

인종차별같은 건 존재하지도 않았고,

아이들 사이에 필요이상의 경쟁같은것도

느껴지지 않는 편이었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어서

집 근방의 학교에서 온 아이들이 많았고

프레파에 이미 알고 지내던 아이들,

친구의 친구들이 꽤 많았다.

 

서로 서로 협력하고

부족한 과목들은 서로가 도와주며 공부하던 분위기.

 

난 이따금 아이들의 상부상조하는 공부방식을 보며

감동먹기도 했더랬다.

 

 

 

 

친구부부의 아이 하나가 폴리테크닉에 다니고 있어서

내 아이가 많은 영향을 받았다.

 

가족 모임에서 만나면

그 집 아이와 우리 아이가

둘이 꼭 붙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어느새

내 아이가 폴리테크닉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의지를

확실히 굳히기 시작했다.

 

 

 

 

폴리 테크닉 필기시험에 합격하자마자

친구 아들은 구두시험 보는 일주일 동안

폴리 테크닉 기숙사 자기 방에서 묵으라고

내아이에게 열쇠를 줬다.

 

진심으로

고마웠다. 

 

이미 폴리테크닉에 다니는 선배들이 자신들의 기숙사 방을 시험을 치루는 후배들에게 빌려주는 전통이 있어서 대부분은 이들의 기숙사 방에서 묵으면서 시험을 치루러 다녔다.

 

물론 내 아이도 선배들 덕에 기숙사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겠지만

친구 아들의 배려가 참으로 감사했다. 

 

폴리테크닉 구술 시험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있었는데

교내 식당을 이용해서 저렴하게 먹을 수 있었다.

 

원하면 기숙사내의 부엌을 사용해서 음식을 해먹을 수도 있는 환경이었다.

 

폴리테크닉 1인용 기숙사는 생각보다 넓었다.

 

넓은 책상, 일인용 침대와 침대 밑에 또 하나의 여유분의 침대가 있었고

옷장, 책장, 샤워와 화장실이 호텔처럼 딸려있었다.

가구는 모두 셋트로 맞춘 듯 한 옅은 나무색들이었다. 

 

내 아이는 이불셋트를 다 가지고 가서 사용했고

방을 나오던 날 우리 가족이 모두 가서

청소를 해놓고 나왔다.

 

아이는 같이 시험을 보는 학교아이들과 함께 점심 저녁을 먹으며 지냈고 

정말 어려운 폴리테크닉 시험을 보면서 절정의 고비들을 넘어갔다. 

 

익스라고 불리는 폴리테크닉 시험은

난이도가 높기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특히 오랄시험, 면접으로 발표하는 시험은

익스를 합격할 때 매우 중요하다.

 

필기 시험이 최종결과의 절반을 차지하는 다른 그랑제꼴과 달리,

익스에 합격하려면

필기시험보다

면접 발표 시험이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익스의 면접 발표 시험은 5주에 걸쳐 후보자들이 나뉘어 치뤘는데

내 아이학교에서 4명 정도가 같은 주 에 시험을 치루게 되었다.

 

내 아이와 성적이 비스무리했던 아이 하나가

화요일 불어 시험을 보고 충격을 먹은 뒤

기숙사 방으로 찾아왔다.

 

시험을 본 후 너무 기분이 나빠서 쇼크를 먹은 것이었다. 

약 3시간 동안 그 아이를 위로해주었다는

내 아이가 참 기특했다.

 

이런 일들이 그랑제꼴 구술 시험중에 자주 일어나는 모양이다.

 

인터뷰 하는 사람들이

당혹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후보자 들을 혼란스럽게 해서 테스트 하는 일들이 있다고 한다. 

 

내 아이도 마지막날 불어 시험에서 친구와 같은 면접관examinateur을 만나

쇼크를 먹고 한바탕 놀라했다.

 

금방 진정한 뒤 평정을 되찾기는 했지만

처음 당해보는 공격적인 시험에 무척이나 놀라했다. 

 

전체적으로 면접관 개인적인 의견이 '불어'시험에는 크게 좌우할 수 밖에 없다 보니

학창시절 내내 국어인 불어 성적이 최상위 권이었어도

면접식으로 발표하는 구술시험에서는 점수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일이 자주 있다고 한다. 

 

폴리테크닉 시험은 체력시험이 있다.

수영과 달리기.

 

내 아이는 유럽 아이들과 현격히 체력에서 차이가 난다.

키가 작은 편도 큰 편도 아니지만

190에 가까운 유럽 아이들과 함께 달리거나 수영을 해보면

따라갈 수가 없다.

 

내 아이는 처음부터 반타작도 못할 거라고 체력시험을 예상했다.

그래도 목표 점수를 낮게라도 갖고

콩쿠르 1년 전 부터 일주일에 한번씩 달리기를 연습했다. 

 

달리기 시험은 그럭저럭...

거의 꼴등그룹에 속했고 

수영도 해냈는데 

수영 시험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난 이야기를 한다. 

 

어디를 건드리면 탈락, 

어떤 행동을 하면 탈락... 

이런저런 주의사항을 살벌하게 알린 뒤 수영실력을 테스트 하는데 

탈락되는 아이들이 나왔댄다.

 

친한 친구 중에는 수영 중에 다리에 쥐가 나서 빵점을 맞은 아이도 나왔다. 

 

내 아이는 어차피 반타작도 못할 체육 성적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체력이 좋은 아이들은 체육 점수에서 미리 점수를 딸 계획이었는데

수영이 빵점 처리되어 받는 일이 예상치 못하게 일어나 정신적인 쇼크를 먹기도 했다. 

 

이변이 생기는 것을 미리 예상하고

멘털을 미리 강화시켜놔야 한단 생각이 든

폴리테크닉 구술 시험들. 

 

대부분 몇과목 시험을 망친것 같은 기분을 갖는다는데

내 아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나오는 성적이 중요하기 때문에

절대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모두가 똑같은 시험을 보는게 아니고

여러 주제 중에 고르게 되다 보니, 

게다가 어떤 면접관이 걸리느냐에 따라 

점수가 널뛰기를 뛰기 때문에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알수가 없다.  

 

작년에 내 아이의 프레빠 학교에서 항상 1등이던 아이가 있었는데

폴리테크닉 수학 시험을 치루고 망쳤다고 믿었다.

 

멘털이 붕괴되어서

시험 중간에 완전히 폴리테크닉 시험을 포기하고 가버렸는데,

나중에 나온 수학 시험 점수는 그렇게 망친 점수가 절대 아니었다고 한다.

 

중간에 스스로 포기하지 않았다면

그 아이도 지금 폴리테크닉에 충분히 다닐 수 있었는데

중도포기가 참 무섭다. 

 

목표를 설정하고 거기에 몰입하는 것은 충분히 잘하는 일이지만 

폴리테크닉만 가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있다. 

내 아이처럼. 

 

남편은 철저히 서열화된 그랑제꼴들에 대해,

모두 다 열심히 공부하고 잘하는 아이들이 가는 곳이므로 

오십보 백보 차이로 학교들이 나뉜다고

너무 전국 1위에 연연하지 말라 이르곤 했다. 

 

폴리테크닉이나 상트랄, 민 뽕... 등등 모두 다 훌륭 훌륭. 

 

참고로 프랑스 이공계 그랑제꼴 중 

폴리테크닉을 몇명을 보내느냐로 프레파의 서열을 매긴다. 

 

폴리테크닉에 합격해도

다른 학교에 가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런 아이들의 숫자는 서열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니

어딘가 학교 순위를 매기는 방식에 맹점이 있다. 

 

폴리 테크닉이든 상트랄 이든 민 뽕 이든 

나중에 기업체에 들어가서 일을 하다 보면

10년 20년 후에는 진짜 실력이 더 좌우 하지 

어느 대학 출신이냐는 덜 중요해진다. 

 

나와 남편은

아이가 원하는 곳에 합격할 수 있게 응원을 한거지

꼭 전국 1위의 폴리 테크닉을 가라고 강요한 적이

단 한 번 도 없다.

 

오히려 아이 스스로 자신의 목표를 설정한 후

맹렬하게 그 곳을 향해 달렸을 뿐.

 

아이의 프레파 과정과, 목표를 향해 포기하지 않고 돌진하는 모습에서

이 파리 슈퍼맘은

또 한 차례 인생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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