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때 19세기 불시 수업이 있었는데
유난히 기억이 나는 시가 있다.
보들레르의 악의꽃 시집 중
'취하라'.
이걸 외우고 또 외우고 외워서 시험을 봐야했더랬다.
교수님 발음을 녹음해서 따라 외우던 기억이 솔솔.
문득 내가 프랑스에 와서 수십년을 살아도
불어로 시집을 한번도 산 적이 없단 생각이 들었다.
아이 방에 보들레르의 시집이 있긴 했지만
아이의 고전문학 책들은
거의 다
글씨가 너무 작다.
내 눈에 편하게 읽히는책을 찾아보니
대학입시를 위해 만든 악의 꽃이 눈에 들어온다.
중고서점에서 이걸 집어 들고 오면서,
기분이 껑충 뛰더라.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을
품에 안고 다니며 읽던 대학시절,
중년의 여유가
나를 그때처럼
책으로 돌려보내줄 수 있구나.
감사한 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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