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빠리 슈퍼맘
파리 절약

돈에 관한 작은 철학 - 진짜 부자?

by 빠리 슈퍼맘 2024. 9. 9.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이었다.

 

부모님 친구분이 고향으로 가서

가족의 사업을 이어서 한다고

이사간 가족이 있었다. 

 

종 종 그 집 소식을 들었다. 

 

월급쟁이에서 벗어나

고향에 돌아가 물려받은 사업이 너무 잘되어

돈을 너무 많이 벌어서... 

 

집안에 쌓은 돈냄새가

역겨울 정도라던 그 집. 

 

어린 내가 그 '돈냄새 이야기'를 들었을때 

도대체 돈냄새가 뭘까 

하는 생각부터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난 지금도 돈냄새가 뭔지 모르는구나. 

 

 

내 한국 결혼식날 

그 집 아저씨가

내게 아는 척을 하셨다. 

 

너무 정신없고 어리둥절해 하던 그날 

아빠 친구분들 중에 

유일하게

내게 말을 직접 걸고 

 

'나 기억 하냐?'

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아저씨를 정확히 기억한다.

 

아저씨 아이들 세 명 이름도 

얼굴도 다 기억하고,

아줌마 고운 얼굴까지도

다 기억하는데... 

내 대답을 믿지 않는 듯한 눈치셔서 

그게 아쉬웠다. 

 

소꼽 동무였던 그집 아이들이 

나를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말이 섭했지만, 

 

난 그집이 이사갈때 주고 간 

누런 세계 문학 전집을

품에 안고

두고 두고 오래 읽으며 

그들을 잊지 못했다. 

 

 

그 집 아저씨가 천사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이후에 들었다. 

 

돈을 그렇게 많이 버셨는데 ...

자식 하나가 말아먹었댄다. 

 

그래도 그럭 저럭 사셨는데 

젊은 시절 사업한다고

술을 하도 많이 마셔서 

결국 병이 나셨댄다. 

 

아저씨가 천사가 되시고 

1년도 못되어 아줌마도 따라가셨댄다.  

 

잉꼬부부들의 말로가 

이들과 비슷하더라...

 

돈만 버는데 치중하다 

건강을 잃어버리고 

일찍 가버리는 분들이 

생각보다 주변에 많이 보인다. 

 

한마디로 

허탈...

 

진짜 부자는 뭘까... 

 

돈만 많은 부자가 아니라,

건강도 잘 챙기는

건강부자

부자가 아닐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