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쥬흐, 빠리 슈퍼 맘입니다.
프랑스와 한국, 같은 땅덩어리에 붙어 있지만 반대편에 있죠.
세계지도를 보면서 이렇게 멀리 양 끄트머리에 붙어 있어서 서로 많이 다른 건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한국에서 오는 주재원분들에게 현지 직원들이 해주던 말들을, 거기다 제가 첨가하는 이야기, 당부하는 이야기 등등을 한번 엮어 봤습니다.
물론 프랑스에 주재원으로 오시는 한국분들, 가족분들 뿐 만 아니라, 프랑스로 여행오시는 분들, 공부하러 오시는 학생분들, 연구하러 오시는 분들 등등 제가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 한 번 들어보시면 문화 차이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장학금
프랑스에서는 공부를 잘한다고 장학금을 주는게 아니더군요.
부모의 수입이 너무 적은 경우 서류를 심사하고 장학금을 부여합니다. 일종의 보조금 격인 셈이죠.
반장선거
제 아이들을 보니 반장선거는 성적과 무관하네요.
전교 석차, 반 석차로 이미 한차례 선생님이 걸러 낸 후보자들 중에 반장선거를 하던 제가 겪은 어린 시절 한국과 참 다르군요.
여기서는 반장이 되고 싶은 아이들이 모두 후보가 되다보니 겨우 6표 정도로도 반장으로 뽑히는 아이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HOHOHO
코 풀기
프랑스에서는 코를 훌쩍거리면 싫어하네요. 콧물을 코안에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세게 풀어내야 하는 문화입니다. 더러운 콧물을 코안에 자꾸 들이킨다며 더 싫어하는군요.
코를 사람들 앞에 세게 푸는 것이 무례한 일이 아닌 나라랍니다.
고층 아파트 이미지
고층 아파트는 게토의 서민아파트 같은 이미지가 아주 큽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아파트보다 주택을 선호하고, 주택은 부의 상징이기도 해요.
시선 조심
제가 살았던 시절의 한국에서는 누군가를 응시하거나, 대놓고 얼굴 표정에 싫어하는 내색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남들의 모습을 함부로 촬영하는 사람들을 봤는데 실제로 그런건가... 깜짝 놀랐습니다. 프랑스에서 그렇게 하면 초상권 문제로 법정싸움까지도 갈 수 있어요.
프랑스에서는 일단 지하철에서 남들과 시선을 마주치지 말라고 합니다.
누군가를 한국처럼 스캔해서 보면 무례를 범하는 거예요.
특히 젊은 여자들 응시하는 남자분들, 저도 한국에서 당하던 것이지요... 프랑스에서 그러시면 신고 당하 실 수도 있습니다.
사진, 동영상
아시아 여행객들의 사진 찍기는 프랑스에서도 유명합니다.
프랑스에서는 남의 얼굴 사진을 함부로 찍거나 어디 올리면 크게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저작권 침해 문제.
학교에서도 아이의 얼굴이 학교 잡지에 나와도 되는지, 뉴스에 나와도 되는지 부모의 허락을 종이에 싸인을 받아야 합니다.
선물을 받으면
선물을 받으면 한국에서는 선물을 준 사람 앞에서 바로 안 풀잖아요, 프랑스에서는 그럼 예의가 없거나, 선물에 관심조차 없는 사람 취급을 받네요.
선물을 받으면 그 자리에서 풀어야 하더군요.
선물이 맘에 안 들어도 좋아하는 척 연극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솔직하게 맘에 안 든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답니다. 아이들 생일 선물을 살 때는 가급적이면 영수증을 같이 주고 맘에 안 들 경우에 직접 가게에 가서 다른 걸로 바꾸도록 하는 편이에요.
친구 되기
프랑스 사람들의 집에 초대된다는 게 한국이랑 다른 차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 경험에 한정될 수도 있겠지만, 프랑스에서는 하룻밤 술 한잔으로 금방 친구가 되거나 하지 않네요. '친구'라는 말도 쉽게 하지 않아요. 누군가의 집에 초대된다는 건 특별합니다. 아무에게나 내 집안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요. 무언의 우정이나 신용이 많이 쌓여야 마음의 문도, 현관문도 열더군요.
그렇지 않은 사이인데도 초대를 한다면 특별대우를 받는 것!?
어쩌다 한번 초대받은 에피소드로 끝날 가능성이 크죠.
새집의 개념
한국은 30년만 되어도 '낡은 아파트'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렇게 자주 부수고 다시 짓는 걸까요???
프랑스에서 제가 사는 아파트는 곧 100년이 되는데 이런 집들이 아주 흔한 프랑스랍니다. 200년 된 아파트들도 파리에 많죠. 프랑스에서는 20년 30년 전에 지은 집들은 오래된 집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또한 지은 지 얼마 안 되는 집들의 건축재료들이 부실해서 20년 30년 된 '새집'들의 부실공사들이 적잖아요.
1900년대 초반에 지은 집들이 알찬 재료들로 만들어져 오히려 더 튼튼하다고 합니다.
오징어 냄새
음, 모든 프랑스 사람들이 다 그런 건 아니에요. 하지만 주변에서 보니 해물 냄새, 특히 오징어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이 많네요. 프랑스인 중 누군가 그걸 송장 썩은 냄새라고 언급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 냄새를 맡아본 적이 있어서 아는 걸까요?
한비야 님의 책에서 '한국 음식 중에 시체 썩는 냄새를 연상시키는 젓갈류가 있다' (1그램의 용기 240쪽)는 걸 읽으며 아 그렇구나 했답니다. 프랑스 친구 부부 중에 요새 한류 덕에 유명해진 김치를 선물로 줄까 했더니 김치를 아는척하며 좋다고 해서 한번 준 적이 있어요. 그런데 나중에 너무 미안해하면서 이런 말을 하더군요. 김치를 열자마자 냄새 때문에 집안의 문이란 문은 다 열고 환기를 시키고... 난리 치며 버렸다고요.
지인의 지인은, 프랑스 남편이 한국 건오징어 냄새를 유난히 싫어해서 냉동실에 넣고 남편이 없을 때 살짝살짝 먹는다는 이야기를 하네요. 김치 냄새를 역겨워하는 프랑스 남편으로 인해서 못 먹는 사람도 있고요. 요새는 한류 덕에 김치를 직접 담가먹는 사람들도 생기는데 냄새만 맡아도 넘어오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삶이라면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필수겠네요.
in 인서울 지방대 / in 인파리 지방대?
한국은 인구의 4분의 1이 지나치게 서울에만 몰려있는 구조라고 들은 적이 있답니다. 5분의 1이라고 지인이 정정해 주기도 했는데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습니다만, 한 국가의 수도에 그렇게 많은 인구가 몰려있다는 건 분명히 비 균형적으로 발달이 된 나라,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는 나라크기가 한국보다 훨씬 크기도 하지만, 인서울 지방대를 가리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지방에도 파리보다 훨씬 좋은 학교들이 널려 있는 덕분이죠.
제가 한국에 살때는 인서울대학이란 말을 들은 적이 없는데, 이런말이 쉽게 회자된다는건 더더욱 지방과 서울의 차이가 벌어진게 아닌가 싶군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프랑스의 많은 사람들이 파리지앵들을 색안경끼고 본다는 걸 알았습니다. 차겁고 인정미 없고 바쁘고...뭐, 차도녀 차도남 들이 사는 곳 이라고 생각들 하죠. 파리에 살고 있어도 지방으로 가서 사는것을 꿈꾸는 파리지앵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지금도 끊임없이 지방으로 탈출하는 프랑스 지인들을 보면서, 한국은 왜 다들 서울로만 가지 못해 안달일까 하는 생각이 든답니다.
한국은 비이상적으로 서울만 발달시키고 국가가 균형적으로 발전하지 못함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과연 앞으로 30여년 후에는 서울만 남고 지방은 사라진 그런 나라가 되는 건 아닌가 걱정을 보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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