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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빠리 슈퍼맘
파리 일상

도토리 묵

by 빠리 슈퍼맘 2022. 9. 20.

봉주흐, 빠리 슈퍼 맘입니다.

 

 

 

 

한국 마트에 자주 가기 불편한 위치라, 어쩌다 한번 가는 편인데 어제 마침 지나칠 기회가 생겼어요.

 

아이들이 만두를 너무 좋아해서 일요일 저녁마다 손만두를 만들어 먹는데, 이번 일요일에는 만두를 만들 수 없는 상황이라 냉동만두 하나 사려고 들어갔더랩니다.

 

문득, 도토리 묵 가루를 사야겠다 싶었어요.

 

프랑스에 온 초기에는 도토리묵을 직접 만들어 먹곤 했는데 한동안 잊고 지냈습니다. 얼마전 읽은 선재 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이란 책에서 도토리에 관한 이야기 (68+69페이지)를 읽고 다시 만들어 먹어봐야겠단 생각을 했더랩니다.

 

''도토리 하면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부인이 설암에 걸렸다는데, 원인을 살펴보니, 퀼트가 문제였단다. 퀼트를 해서 암에 걸린 것이 아니라 퀼트를 만드는 옷감 때문이었다. 새로 만든 옷감에 계속 바느질을 하다 보니 손에 묻은 안 좋은 성분이 입에 들어가 결국 암이 된 것이다.

 

그런데 남편이 17년동안 부인을 살려왔다고 한다. 남편의 피를 뽑아 부인에게 넣어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신 피는 믿을 수 있느냐고 물으니, 강원도 태백에서 태어나 어릴 때 도토리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자기 피에는 항암 성분이 있다는 것이다.''

 

선재 스님 책속의 이야기를 통해 도토리가 얼마나 좋은 건가 하는걸 다시금 깨닫습니다.

 

''예전에 스님들은 바깥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나면 도토리 가루를 물에 타서 마셨다.''

 

도토리묵 가루 옆에 쑥가루도 눈에 띄여서 고르고, 오랜만에 건 취나물도 보고 반가워 사왔어요. 

 

도토리 묵을 만들어 따끈하게 데워서 송송 썬 파를 얹고 간단히 간장 소스를 만들어 부어먹을 생각을 하니 맘속이 미소로 꽉 차옵니다. 

 

프랑스 가을 숲에는 밤과 도토리가 어마어마하게 많답니다.

떨어져 수북히 쌓이는데 가을마다 밤을 주으러 가서 도토리 사진을 친정에 보내면 엄마가 도토리 묵 이야기를 하십니다. 호호호

 

퇴직하면 시간이 여유로울 테니 그때는 그 도토리를 주워다 도토리 묵을 쑤어 먹어 봐야 겠습니다요. 

 

냠 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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