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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육아

만점이 불가능한 프랑스 받아쓰기 대회 - 2022년 6월 - La Grande Dictée

by 빠리 슈퍼맘 2022. 7. 9.

봉쥬흐, 빠리 슈퍼 맘입니다.

 

제가 사는 도시에서는 매년 여름축제가 시작될 무렵 받아쓰기 대회를 개최합니다.

 

 

 

 

 

프랑스어가 완벽하다고 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국제사회의 공식 외교 언어죠.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불어는 상당히 까다롭고 어려운 언어입니다.

 

문화 충격이란 말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국식으로 받아쓰기를 우습게 생각하시면 프랑스에서 큰 코 다칩니다.

 

받아쓰기는 한국분들에게는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나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지만, 프랑스에서는 대기업 간부들도 철자를 많이 틀리는 나라다 보니 '받아쓰기'에 대한 관념이 전혀 달라요.

 

 

더군다나 프랑스 전반적인 교육 수준이 낮아지는 상황이라서 20년 전에 비해 현재 아이들은 기존 세대들보다 철자를 3배나 더 틀린답니다.

 

 

*** 이곳의 받아쓰기는 단어만 받아쓰는게 아니라 구절들을 받아쓰는 겁니다.

 

 

큰애가 이미 동네 받아쓰기 대회에 2번 참여했는데 3등 4등 상을 받았더랍니다.

 

올해는 주니어 부문에 참여할 수 있는 마지막 해였고, 중요한 일정이 다 끝나서 룰루 랄라 시험 보고 왔죠. (제가 사는 곳의 받아쓰기 대회는 중고등학생을 한 팀으로 묶어서 주니어팀, 어른들끼리 보는 성인팀으로 나눕니다). 

 

아침부터 아이가 농담으로 1등을 해서 상품권 받아다 엄마 선물해 줄게 이럽니다.

 

하하하

 

시험은 오전에 보고, 오후에 시상식이 있습니다.

 

상장 같은 게 있는 것도 아닌 그냥 동네잔치. 

 

대신 각 부문 1등부터 4등까지 상품권이나 동네 극장 무료 관람권 같은걸 주죠.

 

자, 아이의 말이 씨가 되었는지, 올해는 제 큰애가 받아쓰기 대회 1등을 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부터 고3까지 한꺼번에 묶어서 상을 주니 가장 고학년인 제 아이가 유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1등을 한 제 아이의 받아쓰기 점수가 20점 만점에 1점 이랍니다.

 

그동안 등수 안에 들었어도 마이너스 점수들로 상품을 탔어요.

 

대회를 주최한 메디아떼끄 직원한테 물어봤습니다. '대회가 개최된 동안 만점맞은 사람이 있었냐'고요.

 

대답은 단 한명도 없었고, 만점은 불가능한 점수라고 대답해 주는군요.

그만큼 불어 받아쓰기는 어렵답니다.

 

***

 

동네 받아쓰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아이의 뭉개진 자존심이 좀 펴졌으려나요... (실력이 쟁쟁한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국어와 철학의 낮은 점수 때문에 속상하곤 했거든요. 하지만, 전국적으로 보는 바깔로레아 시험에서는 괜찮은 성적을 거뒀답니다)

 

상을 받는 아이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어요.

 

상품권 70유로는 아이들 학용품 사는데 일조할 예정이랍니다.

 

 

 

 

프랑스에서 아이들을 키우시는 학부모님들, 매일 아이에게 받아쓰기를 놀이처럼 시켜보세요.

 

아이가 좋아하는 이야기 책으로 재미있게, 조금만, 하지만 매일매일 꾸준히.

 

저는 그렇게 키우지 못했답니다...

 

이것이 프랑스 육아맘들의 비법이란 것을 최근에야 변호사 출신의 정치인으로부터 배웠네요.

 

그 분의 어머니께서 매일 매일 받아쓰기를 시키셨다는 군요.

그런데 방학때조차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하셨답니다.

 

받아쓰기를 하면 그 안에 수많은 문법이 녹아들어가 있기 때문에 틀린 것을 고치면서 왜 틀렸는지 이해를 해야합니다. 탄탄한 불어 실력이 동반되어야만 받아쓰기도 잘 가르칠 수가 있답니다. 그래서 받아쓰기는 절대로 쉬운것이 아니지요.

 

 

첫해 받아쓰기 대회에 출전할 때 큰애의 친구 학부모들도 아이와 함께 출전하는 것을 보고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도 받아쓰기 공부를 해서 다음번에는 아이들과 함께 출전해 볼까나요?! 으쌰 으쌰

 

 

세상의 모든 슈퍼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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