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빠리 슈퍼 맘입니다.
외국어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합니다.
제가 전문가도 아니고 ^^; 제가 겪은것들을 위주로 이야기해볼까 해요.
제 큰애는 유아원 시기에 외국에 체류할 기회가 있었어요.
여기저기서 얻어듣기로 어린아이들은 아주 빨리 외국어를 배우지만 또 그만큼 아주 빨리 언어를 잊어버린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남편과 저는 아이의 모국어인 불어로 외국 체류 기간 내내 아이와 대화를 나눴답니다.
덕분에 아이는 유아원에서 현지어를, 집에서는 모국어를 계속하면서 두 개의 언어 사용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
현지 유아원에 가서 첫 1주일 정도 지나니 아이가 대충 수업을 따라가는 것 같았습니다. 3 달반 뒤 학예회에서는 현지 아이들과 차별 없이 똑같이 각종 행사에 참여했고요.
아이들은 어른들과 달리 굉장히 빠르게 언어를 습득한다는 걸 이미 프랑스 한국 입양아들에게 듣기도 해 봤어요.
유아기에 입양이 된 친구 하나는 자신과 함께 사시던 할머니와 김치를 먹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면서 자신이 입양되었을 때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말을 몰라서 애먹은 기억은 있지만 아주 빨리 언어를 배웠다고 하더군요. 그 친구도 일주일 정도 지나서 웬만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서 가족들이 놀랐다고 해요. 대신 한국어는 다 잊어버리고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네요.
아이들은 그러니깐, 언어천재들이라고 해야 할까나요?
만 10세 전후까지 외국어를 접하면 혀가 굳기 전에 더 쉽게 배운다는 이야기를 듣고 둘째 아이 영어 수업을 초등학교 들어갈 때 시작했습니다. 그전에 시작하려고 했는데 큰애를 가르치고 계시던 영어 선생님이 너무 반대하시더라고요. 이 점은 지나고 나니 좀 많이 아쉽습니다. 만 4세 정도에는 모국어도 잘하는 나이이니 시작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후에 영어교육 사업을 직접 한 대학 동기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제 생각이 맞는구나 싶더군요.
하여간 만 6세에 영어를 일주일에 30분씩 배운 아이는 실력은 대단하지 않아도 발음을 정확히 배웠더랍니다. 억양도 정확하고요.
당시에 큰애는 1시간에 영어선생님이 집으로 직접 와서 세후 금액 18유로를 냈고, 둘째는 30분간 세후 금액 8유로를 냈습니다. 이 영어선생님은 가격을 초등 중등 고등 성인으로 나눠서 받으셨어요. 세후 금액은 세전 금액의 절반이고 세금혜택을 받습니다. 몇 년 간은 남편 회사의 CE의 도움으로 제가 직접 돈을 내지 않고 회사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으로 내기도 했더랬어요.
초등학교에서는 3학년 때부터 영어수업이 시작되었는데 아이는 따로 공부할 필요가 없이 쉽게 쉽게 수업을 따라가는군요. 영어를 배울 기반을 잘 마련해준 것 같습니다.
아참, 주변에 수소문해서 같이 공부할 아이 친구 하나를 같이 끼어주었답니다.
아이가 어릴수록 놀이처럼 배우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다 함께 노래도 배우고 카드놀이도 하면서 영어를 배웠답니다. 영어선생님은 아이 두명을 한꺼번에 가르친다고 가격을 깍아주는 분이 아니었고, 저 역시 오래 함께 하고 싶어서 최대한 금전적으로 서로 이익이 되는 관계이고 싶었답니다. 그래서 선생님은 아이 둘을 30분 가르치시고 세후 금액 16유로씩 받으셨죠.
아이들 영어를 가르치실 선생님은 프랑스 봉꾸엥에서 우리 동네에 사시는 원어민 발음을 가진 영어선생님을 찾아봤더랬어요. 제가 선생님들의 영어회화를 직접 들어보고 발음이 맘에 드는 사람을 골랐답니다.
제 아이들과 오래 인연을 맺은 이 분은, 제 동네에 사시는 분이었고 제 아이들과 비슷한 또래 아이들이 있어서 아이들을 다룰 줄도 아셨고, 인생의 절반을 캐나다와 영국에서 사신 분이라서 발음이 완벽했어요. 그리고 영어교육을 전문적으로 하는 분이라서 언어 교육기관에 소속된 분이셨더랍니다.
영어수업을 선생님이 직접 집으로 오셔서 제 아이들 스케줄과 맞는 시간을 맞출 수 있어서 좋았고, 서로 유도리 있게 시간을 바꾸기 쉬웠고, 세후 금액이 미니 스쿨같은 곳에서 아이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많은 아이들을 단체로 가르치는 것보다 비싼것만은 아니라는 판단이 들자 훨씬 낫단 생각이 들어서 좋았답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더이상 선생님이 집에 오시지 못하시게 되었어요.
네덜란드나 스웨덴 사람들이 원어로 텔레비전을 보고 자라서 영어를 잘한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둘째에게 유튜브에서 좋아하는 만화들을 주기적으로 꾸준히 보게끔 하고 있습니다.
중학교부터는 좀 더 문법 위주의 수업이 될 것 같아서 신경이 쓰이지만, 거름을 잘 뿌려준 덕을 아직은 잘 보고 있네요.
제가 아는 지인중에 저희처럼 남편이 파견되어서 외국에 체류하게 된 부부가 있습니다. 큰아이는 이미 모국어를 습득한 유아기였고 둘째 아이는 태어난 지 1달 만에 외국에 가게 되었다고 해요. 그 집 큰 아이는 불어, 영어, 중국어, 현지어 4개 국어를 능숙하게 하게 되었다는데 문제는 둘째 아이입니다.
부모님과는 불어와 중국어, 보모와는 현지어와 영어를 듣던 그집 둘째아이는 프랑스로 되돌아온 만 3세 무렵에 어느 언어도 분명하게 하지를 못했어요. 낑낑대는듯한 말소리를 하고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아서 결국엔 orthophoniste 발음 교정사를 몇 년간 정기적으로 만났답니다. 아이는 유아원에 입학하고 대화가 안 되며 동물 소리 같은 걸 내다보니 학교 아이들로부터 폭력을 당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그 부모님들 맘이 얼마나 아팠을지... (orthophoniste 발음 교정사라는 직업은 처음에 참 생소하게 들렸는데 주변에서 발음 교정을 받는 아이들이 꽤 많더라고요. 아직 어린애들은 발음 교정을 받으면서 책을 똑바로 잘 읽는 법을 아주 잘 배워서 성적까지 확 오르기도 한다고 하네요)
동물 소리를 내던 이 아이가 치료를 꾸준히 받고 마치 마법처럼 완벽하게 불어를 구사하는것을 보고 참 다행스러웠습니다.
이 아이처럼 모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여러언어를 한꺼번에 듣게 되면 어느 언어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하나 봐요. 아주 어린 아가들한테는 모국어부터 잘하도록 돕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 듯합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큰 아이를 방학에 단기 어학연수도 영국에 몇 번 보내어봤는데 (회사의 CE를 - 프랑스 일부 회사 복지제도의 일종 - 통해 좀 저렴하게 보낼 수 있는 기회에) 큰아이에게 영어실력면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외국 아이들만 모아서 가르치다 보니 원어민과 일상생활을 통해 접촉할 기회가 없었어요. 원어민 집에서 단기 체류하는 방법도 있다는데 청소년들에게 권하지 말라고 권고를 받아서 그것은 피했답니다.
결국 큰아이의 영어실력은 중학교까지 개인 영어 수업을 받고 이후에는 비디오 게임을 하며 영어책을 보며 계속 발전해 나갔네요.
BTS RM이 프랜즈를 보고 영어를 했다지요.
어쩌면 돈들이지 않고 외국어를 하는 것이 슬기로운 일인 듯합니다.
자, 당장 아이가 좋아하는 만화를 외국어로 듣게 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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