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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육아

외국어 교육 - 공식 영어 시험을 치루는 아이의 마인드 돕기 - 델프, 달프 B2, C2 ??? 불어 테스트, 영어 테스트?

by 빠리 슈퍼맘 2022. 3. 26.

안녕하세요, 프랑스에서 아이 키우는 워킹맘 이야기 빠리 슈퍼 맘입니다.

 


고2 때 큰 애가 브리티슈 카운슬 British Council 공식 영어시험을 단 몇 점 차로 한 단계를 더 건너뛰지 못한 걸 애석해하는 걸 보고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랑스에서 토익이나 토플에 대한 이야기는 (제 주변에서는) 별로 들어보지 못하는데, 큰 애가 다니는 고등학교에서는 제가 전혀 모르는 영어 공식 시험들을 치르는군요.

 

여기서는 아이도, 회사에서도, 영어 선생님들도 B1이다 C2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요.

 

알고 보니 유럽식 기준이라는 게 따로 있네요. 크게 ABC로 나뉘는데 C가 가장 높은 단계고 C2를 따면 원어민만큼은 아니어도 영어 실력이 굉장히 좋다고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더군요.

 

저는 불어 테스트인 델프DELF 6 단계와 달프 DALF 4단계를 모두 20여 년 전에 다 땄는데요, 알고 보니 이 정도면 영어 테스트로 C2까지 다 딴 수준이라는 거예요. 

 

게으른 저는 고등학교 때 잔뜩 외워야 할게 많은 가사 시험이 싫어서 불어를 제2 외국어로 선택했어요. 호호호

 

고등학교때 불어공부는 입시를 위한 시험이었지, 발음을 제대로 배우고 연습하진 못했어요. 그게 주욱 이어져서 교정 불가한 (한국어 억양과 발음이 탱글탱글 살아있는) 불어를 하며 현지에서 살고 있답니다.

 

나이 들어 외국어를 배워도 잘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전 언어에 크게 소질이 없나 봐요. 열정이 부족하니 노력도 부족했고. 깨갱입니다.

 

 

하여간 델프 달프 시험들이 비싸도 뭔가 크게 유용할 거라는 주변의 한국 학생들 이야기만 듣고 시험을 봤는데 따로 준비할 것도 없이 10단계 통과했어요. 불어 불문학과 출신이다 보니 학교 다니면서 배운것들이 무용지물은 아니었나 봅니다. 거기다 어학연수도 했으니깐요.

 

이 시험들을 모두 통과하면 프랑스 유학 때 불어 시험을 따로 보지 않고 프랑스 대학에 들어간다고 했었답니다. 전 직장 잡는데 좀 도움이 될까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여태껏 한 번도 덕을 본 적이 없네요.

 

자, 이런 이야기를 아이에게 주욱 했더랍니다.

 

제 아이는 평소에 주기적으로 제 불어를 고쳐줍니다.

'그렇게 많은 실수를 하는' 엄마가 불어 시험 모든 단계를 오래전에 합격했던 사람이라는 걸 알고는 의심해 가득 찬 눈초리가 되어 묻습니다. ㅎㅎㅎ

아들 왈 : '정말 엄마가 C2까지 불어 시험을 합격했다고!?'

슈퍼맘 대답 : '그렇다니깐'

 

아들 왈 : '..., 그런데 실력이 (겨우) 그 정도야?' ^^;

슈퍼맘 대답 : '그래!, 그러니깐 C2 까지 따는게 대단한 거라고는 착각 하지마셔!'

 

아이에게 영어 테스트를 C2까지 다 따도 아이가 상상하는 원어민 수준과는 거리가 멀 수 있을지도 모르니 너무 결과에 연연하지 말라고 했더랬죠.

 

진짜 진짜 외국어 실력은 그런 비싼 시험을 보고 합격해야만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란 걸 알려주고 싶었답니다.

 

유수진 스타 강사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영어 토익 점수 구백 몇십점 받는거, 그게 시작일 뿐이라고요.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달프 마지막 단계까지 다 따도 그게 불어의 시작인 수준이에요. 프랑스 사회에서 동화되어 적응하며 살면서 보니 달프까지 딴것이 대단한게 절대 아니에요. ㅠㅠ 갈길이 여전히 멀고 멀답니다.

자, 이렇게 말한다고 시험에 반대하는것은 절대 아니고요, 원하던 수준을 바로 얻지 못했다고 너무 실망하지 말란 의미에서 아이에게 조언을 했던 겁니다. 시험이란 건 성취욕을 충족시켜줄 좋은 수단이 될 수도 있고  목표를 세우고 성장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동시에 외국어를 배우는 것의 목적에 대해 한번쯤 더 생각해보라는 의미도 가미되어 있던 거구요.

 

우리가 실제 원어민이나 그 외국어를 사용하는 사람과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진짜 목적이라면 그 타깃에 더 맞추어 영어 공부를 하는 게 맞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요새는 IT 쪽을 한다면 인도 억양이 필요해서 인도 영어도 배우잖아요.

슈퍼맘은 혹시나 아들이 틀에 갇힌 생각을 할까 봐... 그 틀을 열어주고 싶었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제 이야기 속에서 기존의 생각의 틀을 좀 깨 보신 분이 계신가요?

한분이라도 계신다면, ㅎㅎㅎ 슈퍼맘 흡족.

 

해피 외국어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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