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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육아

외국어 교육 - 완벽하게 외국어를 구사하고 싶은 맘을 내려놓기 - 프랑스에서 아이 키우는 파리 워킹맘

by 빠리 슈퍼맘 2022. 3. 27.

안녕하세요, 프랑스에서 아이 키우는 워킹맘 이야기 빠리 슈퍼 맘입니다.

 

 

제가 어릴때는 영어도 한자도 중1 때부터 배웠어요.

 

중1 때 영어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이셨는데 저는 영어 발음을 잘 외워 보려고 한국어식으로 표기를 해놓곤 했어요. 그러지 말라고 하셨던 건 알지만 처음 배울 때는 잘 외워지지가 않더라고요. 제 노트를 우연히 보시고 선생님께서 많이 화내셨던 기억이 납니다.

 

젊고, 의욕에 넘치셨고, 반 아이들을 잘 가르치시려던 열정에 가득하셨던 분이셔서 많이 좋아했었어요. 그렇지만 반 아이들 앞에서 대놓고 혼내시면 제 입장에선 당시에 섭섭할 수도 있죠.  선생님은 한국어에 없는 발음을 한국식으로 표기하면 안 된다라는 의미를 확실하게 주입해 주시고 싶으셨을 겁니다. 

 

선생님께는 지금도 참 감사드리지만... 우짜튼 제 외국어 발음이라는 게 나이 들어 혀가 굳어서 배웠고, 반복해서 많이 들을 수 있었던 조건도 아니었던 터라 콩글리쉬가 되고 말아 버렸습니다.

 

 

요즘은 어학 도구도 발달했지만 워낙에 외국어를 접하기 쉽고 편하니 외국어에 조금만 열정이 있어도 실력을 늘리기 정말 좋은 시대가 되었군요.

 

제 아이들은 혀가 굳기 전에 외국어들을 접할 수 있게 노력했는데, 다행히 효과가 있어요. 제가 둘째 아이랑 영어 과외를 같이 할 아이들을 찾을 때 여러 프랑스 학부모들이 뭐 그렇게 까지 영어를 시키려고 하느냐 하는 눈치였지요. 

 

결국 같이 하게 된 아이친구의 부모 중 한 명은 외국인 출신이었고, 어린 나이에 외국어에 노출시키는 것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어서 가능했더랍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죠.

여태껏 프랑스 사회만 접하고 프랑스어 모국어만 쓰던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회사가 영국에 팔리고, 독일에 팔리고...

 

고등학교 이후로는 영어공부를 한적이 없는 프랑스 인들이 갑자기 오십이 넘은 나이에 영어를 시작을 해야 하는 일들을 목격했습니다. 그분들은 너무나 어려워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시던데, 1시간이 넘는 중요한 미팅들을 영어로 해내야 하면 그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겠죠???

 

저는 영어랑 불어를 업무를 보는데 그냥저냥 업무를 볼 정도만의 실력은 됩니다. 영어 미팅은 아직도 참 어려워요. 특히나 영국인들 영어는 알아듣기 너무 어렵네요. IT 팀은 외국인들이 많은데 그분들과는 의사소통이 너무나 잘됩니다. ㅎㅎㅎ 

 

 

회사에서 영어교육을 간간히 시켜주는데 얼마 전에 6개월 과정의 영어공부를 했답니다.

여러 선생님들 중에 제가 시간에 맞는, 제 맘에 드는 선생님들을 골라서 수업을 예약할 수 있었는데 그중 캐나다 출신인 선생님 한분이 참 좋았더랍니다. 이분이 터키에 여행을 가셨는데 강가에서 보트를 타려고 보니 독일인 그룹이 옆에 있더랍니다. 선생님은 그 그룹이 다 독일인인 줄 알았는데 좀 지나고 보니 영국인들이었다는 거예요. 그들의 영어를 처음에 못 알아듣고 독일어라고만 착각하셨댑니다.

 

너무 놀랬다면서 제가 영국 동료들의 영어를 잘 못 알아들어서 푸념했던 일에 대해 위로를 건네셨더랍니다. 캐나다인인 자신도 영국인들의 영어를 못 알아들었다고요. 호호호. 영국도 지역에 따라 사투라가 많고 워낙 달라서 미국인들, 캐나다인들, 호주인들과 모국어인 영어를 해도 서로 못 알아들을 수 있는 거죠.

 

 

불어는 프랑스에 오래 산다고 무조건 느는 게 아니란 걸 알긴 했지만, 제가 프랑스 인과 사는 게 아니라고, 발음이 많이 틀리고 문법도 별로라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답니다. 프랑스에 살면서도 현지인과 대화할 땐 편안하지 않고 실수할까 봐, 상대가 못 알아들을까 봐 부족한 자신감에 한심해하던 시절이 길었답니다.

 

특히나 프랑스에 있는 한국 회사들에 다닐 때는 프랑스 직원들은 아무 말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한국 직원들이 서로의 불어 실력에 대해 뒷말이 많아서 더 상처받은 기억이 나네요.

 

불어에 이런 문법이 있는데 대체 어느 대학을 나왔길래 그런 것도 모르냐, 저 프랑스 상사는 불어 쓰기 실력이 엉망이다, 저 자리에 있을 자격이나 되느냐... 등등.

 

한국 회사에서 프랑스 회사로 갈아타고 난 후로 제 불어 실력이 특별나게 나아진 건 아닌데요, 같이 일하는 프랑스 동료들이 제가 외국어를 몇 개 한다는 거 자체에 플러스 점수를 줍니다. 어쩌다 제 발음이 나빠서 못 알아들으면 제가 미안하다고 하는데 오히려 더 쿨하게 넘어가 줍니다. 

 

영어로 미팅을 하다가 비슷한 걸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영어실력이 별로인 프랑스 동료가 문법도 틀리고 발음이 엉망인데도 영국인 동료들이 이해해 보려고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정말 중요했던 것은 문법도 발음도 아니었고, 서로가 서로의 요점을 이해하는 것이더군요.

 

 

세계화가 되고 있다고 세계인이 모두 하나의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건 불가능할 겁니다. 서로서로가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들으려고 노력을 해서 의사소통이 된다면 그것으로 된 거라고 생각하자고요.

 

 

완벽한 외국어 실력이 필요한 직업도 있겠지만, 설사 자신이 외국어를 원어민처럼 잘하지 못한다고 저처럼 주눅 들어 오래 지내실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완벽히 하고 싶은 맘 내려놓고 꾸준히 열심히 외국어 공부 계속합시다.

 

모두 모두 힘내세요! 아자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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