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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육아

응원과 박수를 주고 감동을 되받아 온, 동네 고아돕기 바자회- 프랑스에서 아이 키우는 파리 워킹맘 이야기

by 빠리 슈퍼맘 2022. 3. 31.


안녕하세요, 프랑스에서 아이 키우는 워킹맘, 빠리 슈퍼 맘입니다.

 

매년 동네에서 열리는 고아돕기 바자회 열려요. 아이에게 한복을 입히고 한국 공주라고 하면서 데리고 다녔는데 어느새 쑤욱 커서 이제는 저희가 바자회에 힘이 되어 주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매년 이맘때 동네 극장에서 행사를 하죠.

 

봉사자들이 직접 구워온 케익과 과자, 음료랑 커피를 파는 코너,

기부받은 책들을 파는 코너,

낚시질을 해서 뭔지 모르는 선물을 낚는 코너,

스파이더 맨, 나비 공주 등 얼굴에 분장을 하는 코너,

총을 쏴서 빈 깡통을 맞추는 코너,

볼링 코너,

등등 여러 가지 게임들을 1.5유로씩 하는 티켓을 사서 할 수 있답니다.

 

 

백발의 퇴직분들이 자원봉사자들의 주를 이루시는데 무표정이신 분들이 많았고 재미있게 해 주시지는 못하는 분위기를 매번 바자회 때 겪어 봤더래서 저희는 좀 다르게 돕고 싶었답니다.

 

 

다른 봉사자들한테 인기가 좀 빠지는 고리 던지기 게임을 저희 가족이 맡게 되었는데요, 저희가족은 사람들이 없을 땐 우리끼리 고리 던지기를 해서 재미있는 척을 했고, 아이들이 오면 웃으며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하고 기회를 여러 번 줘서 성공할 때까지 하게 해 줬습니다. 그리고 성공할 때는 우리 모두 큰 박수를 쳐서 브라보를 외쳐댔죠. 어느새 우리 게임을 하려고 아이들이 줄을 서기 시작하더군요.

 

 

월요일 출근 생각하면, 바자회가 열리는 일요일 오후에는 낮잠도 좀 자고 쉬어 줘야 하는 나이인데 약 5시간 동안 걸리는 봉사 활동을 어떻게 해낼까 걱정하는 맘이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어떻게 지났는지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더군요. 박수도 많이 치고, 인사도 많이 해서 지칠 줄 알았는데 정말 할 만하군요.

 

무엇보다도 제 아이들이 너무나 즐거워 했습니다. 막내는 어느덧 좀 컸다고 아이들을 다루는데 익숙해 보였고요, 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아이들이 우리 게임에 참여하게 할까 의논도 재미나게 했답니다.

 

게임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1살배기 부터 초등학교 3학년 정도였는데요, 아주 어린아이들은 고리를 아예 던질 줄 모르는 경우가 많더군요. 시범도 보여주고, 직접 팔을 잡고 던지게 해주기도 하고, 온갖 방법을 써서 아이들이 해낼 수 있게 최선을 다했답니다.

 

수많은 부모들이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게임을 마치시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가 두 명이 있네요.

두 아이 모두 아주 아주 어렸는데 너무 너무 내성적인 아가들이었어요.

부모들이 만면에 웃음과 감사와 놀라움을 담고 제눈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더군요.

'우리 아이가 너무나 내성적이라서 뭘 먼저 하고 싶다고 표현도 하지 못하는데 이 고리 던지기 게임은 꼭 하려고 했다면서, 성공할 수 있게 끝까지 도와줘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합니다.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고마워들 하셔서 기분 만땅!

 

저희는 모든 아이가 성공할때까지 으쌰 으쌰 응원을 했어요. '거의 다 되었어, 될 뻔했어, 조금만 더 해봐' 등등을 온 가족이 외치다가 결국 고리가 하나 두 개씩 들어가면 큰 소리로 우레 같은 박수와 '브라보'를 선물했습니다. 그때마다 성공한 아이들의 얼굴이 얼마나 크고 밝은 햇살로 변하는지! 그 감동의 순간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어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참 유명한 책이죠. 

우리가족의 칭찬과 응원이 바자회에 참석한 아이들을 춤추게 한 날이었습니다.

 

아, 아이가 아주 작은 성취감부터 느낄 수 있게 도우라는, 오래전에 어디선가 읽은 유아교육서의 글귀가 스쳐 지나갑니다. 제대로 도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바자회에 도움을 주러 갔지만,

저희 아이들은 도움을 잘 주고 왔다는 성취감을 선물 받아 온 날 이기도 하네요. 

 

행복이 뭐 멀리 있나요, 고아돕기 바자회 행사에 참여한 이날, 참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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