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프랑스에서 아이 키우는 워킹맘 이야기 빠리 슈퍼 맘입니다.
유학생활을 끝내고 이 나라에서 취직을 하려고 했을 때 참 난감했습니다. 프랑스에서 합법적으로 체류를 하려면 노동허가증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얻어내는 게 하늘의 별따기라고들 했었지요. 전 남편 회사에서 만들어줘서 그 덕을 봤던 케이스입니다.
노동허가증이 생기고 맞벌이를 시작했어도 집을 사기 위한 원금을 모으느라, 그리고 아이가 어릴 때 돈을 모을 수 있는 거다고 해서 그 말을 열심히 따랐지요. 근검절약하는 게 몸에 배였습니다.
월급을 받자마자 70-80프로를 바로 이자가 나오는 계좌로 이체하고 나머지 돈으로 생활을 꾸려 갔어요. 돈을 먼저 쓰고 남는 돈을 저축한 것이 아니라, 목표를 정한 금액을 저축부터 하고 나머지 돈으로 생활을 한 거지요.
좀 없이 사는 것이 지겹다거나 힘들다거나 하기보다는, 오히려 제게 열심히 살아내는 파닥파닥 거리는 생명력을 길러주었더랍니다.
비빌 언덕이 전혀 없는 외국에서 제가 믿을 수 있는 건 저 스스로의 힘이었고, 저축은 제게 미래를 만드는 값진 보석이었습니다.
매달 받을 수 있는 월급은 돈의 액수를 떠나서 감사하고 기쁜 것이었고, 알뜰살뜰한 생활은 감칠맛이 나기까지 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사치와는 거리가 먼 생활을 했는데 자연스럽게 절약을 가르쳤네요. 아이들 어릴 때는 제 친구들 아이들이 입던 옷을 물려 입히는 것은 기본이고, 세일 때만 꼭 필요한 옷을 사고, 벼룩시장이 열리면 중고옷도 사다 입혔습니다.
속옷과 양말, 신발은 꼭 새것을 쓰긴 했지만요. (신발은 절대로 헌 신발을 신기지 말랍니다. 걸음걸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군요.)
둘째가 어릴 때는 첫째처럼 대부분의 옷을 물려 입혔는데 (아이들은 쑥쑥 빨리 자라기 때문에 옷을 짧은 기간만 입혀서 옷들이 거의 다 새옷 같았습니다) 제 주변의 친구들이 옷을 주기적으로 모아다 줘서 작은 거실 바닥을 가득 채울 정도였답니다. 둘째는 옷 복이 더 많군요. 골라서 입을 정도로 옷이 많고 넘쳐나서, 제 주변의 아이들과도 나눠 입힐 수 있었습니다.
자 이렇게 저는 ‘아나바다’를 확실히 실천하며 살았죠.
이제는 아이들이 많이 자라서, 원하는 스타일의 옷을 직접 골라 입도록 하고 있습니다. 제가 좀 더 사주려고 하면 아이들이 필요한 것만큼만 사자고 한답니다.
큰아이는 친구들이 다 부잣집 아이들인데도 비교를 한다거나 수백 유로짜리 신발, 옷 같은걸 사달라고 한다거나 하는 일이 한 번도 없었답니다. 필요하면 말해봐라 해도 그런데 관심이 아예 없다고 하네요.
아이가 끊임없이 사달라고 하는 유일한 물건은 영어 원서로 된 '책' 들입니다.
가난하긴 했지만 꼭 필요한 것은 구해다 주고 키운 큰아이는, 단단한 자존감과 탄탄한 실력을 갖고 꿀리지 않는 아이로 커나가 주니 참 감사합니다.
둘째는 첫째와는 좀 차원이 다르지만, 바지 무릎에 구멍이 나도 버리지 않으면서 오히려 제게 왜 버리라고 하냐고 되묻는군요.다른 사람들 보니 청바지도 찢어서 입고 다니는데 자기 바지에 구멍이 좀 난 게 어떠냐고 합니다. 아이방 난방기 온도를 조금 높이려고 해도 잔소리를 합니다. 하하하
프랑스에서 살면서 검소하게 절약하며 사는 중산층을 많이 보는데요,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서 저도 비슷하게 사는 게 더 쉬운 게 아닌가 싶습니다.
벼룩시장은 일 년에 두 번씩 수많은 도시에서 열리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을 가지고 나와 싸게 팝니다. 어느 친구네가 벼룩시장에 등록했다고 하길래 거기 가서 물건을 종일 파는 게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니 돈을 벌기 위해서 라기보다는 물건을 처분하는데 더 의미를 두더군요.
자, 제 아이들은 근검절약을 어릴 때부터 알고 실천하고 돈에 대한 개념도 많이 생겨있는 편입니다. 경제교육은 정말 중요하다고 봅니다.
억대 연봉을 벌어도, 버는 것보다 더 많이 펑펑 쓰다가 가계부에 구멍 나는 사람도 있더군요.
근검절약 잘 실천해 봅시다.
돈을 잘 벌어서 잘 쓰는 것만 보여줘도 아이들에게 충분히 좋은 교육효과가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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