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빠리 슈퍼맘입니다.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유품 정리사 김새별님의 책입니다.
한국에서는 죽음을 금기시 하여 입에 담지 못하게 하는 분위기지요.
서양에서는 죽음을 '인생의 동력'으로 보는 듯합니다.
제가 이따금 듣는 스티브 잡스님의 스탠포드대학 연설이 있습니다.
세가지 이야기를 하시는데 그 중에 죽음에 대한 언급이 나옵니다.
어둡고 무서운 죽음이 아니라, 살아가는데 ... 최대한 열심히 살아가는데 도움이 된 것이 바로 이 죽음이라는 것이었다라고 강조하시죠.
죽음이 있기에 현재의 삶을 더 열심히 살 수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죽음에 대한 시각의 차이를 느낍니다.
저는 한번 읽을 책을 다시 바로 읽는 일이 거의 없답니다.
대개는 몇달, 혹은 몇년뒤에 다시 읽는 편이에요.
하지만 이 책은 지난 주에 읽고 이번주에 다시 또 읽고 있답니다.
지하철에서 읽다가 눈물이 가득 차버려서 책을 덮고 한참을 기다려야 하곤 해서 진도가 생각보다 더뎠던 책이었어요.
인간이 뭔가,
부모자식이 뭔가,
돈이 뭔가,
죽음이 뭔가...
''돌아가신 부모를 안고 우는 자식은 거의 보지 못했다. 하지만 부모는 반드시 자식을 품에 안는다. ...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시신앞에서 모두가 코를 막은 채 멀리 떨어져 있었다. ...
누군가 뛰어들어오더니 사체를 끌어안고 울기 시작했다. ...
아버지는 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비비며 한참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살아있든, 죽었든, 부패했든 아버지에겐 그저 소중한 딸이었던 것이다.
죽음을 그렇게 불쾌하게 여기는 (한국) 사람들''
''... 이놈 저놈은 예사고 온갖 욕에 소금세례, 물바가지 세례까지 받는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하는 우리가 격려는 커녕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서러울 때가 많았다.
...아들의 성적에 대한 엄마의 집착은 더욱 병적으로 치달았다.
일등을 못하면 골프채로 때리고도 모자라 잠도 안 재우고 야단을 쳤다...
엄마 때문에 공부에 압박감을 느끼고 성적에 공포를 느끼는 아이가 되어버렸다. ...
일등을 못한 아이는 그날도 엎드려 뻗친채 골프채로 체벌을 당했다.
...범행은 아버지에 의해 발각되었다.
어디서부터 잘못 된 것일까. 피해자는 왜 그토록 아들의 성적에 집착했을까.
결국 고3짜리 아들을 살인자로 만들고 자신은 그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되고 만것을. ...
그러나 사랑이 아니었다. 자기만족을 위한 도구로 아들을 이용했을 뿐이다.
공부 잘하는 아들이 아니면 어디서도 자신의 가치를 확인 할 수 없을 만큼 자존감이 낮은 엄마였다
자신의 삶을 살 줄 모르고
'공부잘하는 아이의 엄마'로 사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던 걸까요?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오래 남는 무서운 이야기 였습니다.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고 생각하는 제 인생철학과 맞닿아 있기도 합니다.
훈육을 해야 하는데... 체벌을 훈육이라고 잘못믿는 수많은 사람들...
''.. 아이가 공부를 잘하면 너그러이 용서된다. 그렇게 아이 공부에만 신경을 써서 명문대에 보내면, 자식 잘 키웠다고 인정받고 훌륭한 엄마로 칭송받는다.''
''형사에게 끌려가던날, 아버지를 바라보며 아들은 아빠 무슨일이 있어도 나 안 버릴 거지? 부모의 사랑이 너무나 고팠던 아이. 누가 과연 이 아이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처절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엄마를 처절하게 살인하고...
끌려가는 순간까지 아빠의 사랑을 갈구하는 아이.
할 말 이 없 습 니 다.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정신과 의사의 이야기를 들었다. 도벽은 정신병의 일종으로 애정 결핍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대학 못 가면 어때. 한전 못 들어가면 또 어때. 꼭 그래야만 행복한 건가? ...우린 아직 젊잖아. 열심히 살다 보면 우리한테도 좋은 날이 올 거야. 힘내자.
우리가 대신 혈흔을 지우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지운다. 우리는 천국으로의 이사를 돕는 사람들이다.
요즘은 온 식구가 모여 한 상에서 밥을 먹는 일조차 어렵다.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에 다니기 바쁘고 부모들은 그런 아이들의 교육비를 버느라 회사 다니기에 바쁘다. 휴일이 되면 아이들은 친구를 만나러 나가고 부모들은 밀린 피로를 푸느라 잠만 잔다. 세상이 이런걸 누구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경제력만 있다면 왕 부럽지 않은 생활을 할 수 있지만,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면 낙오자가 되는 (한국) 사회''
이곳의 한인들도 하는 말입니다.
한국은 돈이 많으면 아주 살기 좋은 나라라구요.
돈이 많지 않으면 정말로 고달픈 나라가 한국사회인가요?
''외부와 단절된 채 고독하게 죽어가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아이의 삶은 부모와 별개다.
낳고 길렀다 해서
그 생명의 주인은 아닌 것을,
부모들은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부모들도 부모학교를 만들어서 학위를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부모가 될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고,
남들이 결혼하라 해서 결혼하고,
자식낳으라 해서 자식낳고,
내 자식보다 내 체면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게 아닌지...
한번쯤 생각스캔을 해보는게 좋지 않을까요.
죽을때 정말로 남는 것은
집이 아니고 학벌이 아니고 돈이 아니다.
우리가 사랑했던 기억이다.
간판을 내걸고 일할 수 없는..(한국)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이토록 견고하다.
남 (부모 형제를 포함하는 개념의 남) 때문에, 남을 돕느라 나를 위해 살지 못하는 것은 바보 같은 행동입니다.
내가 잘 살아야 남도 도울 수 있습니다.''
여운이 많이 남는 책.
필독서가 되어야 할 책은
성공서적들이 아니라
바로 이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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