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견문록.
한비야 님의 이 책이 나왔을때 살짝 웃었습니다.
북경 견문록? 중국어 어학 연수기?에 더 가까운데 말이죠.
중국은 거대한 대륙이나 다름없어서 언어와 문화가 완전히 다른 지역들로 구성되어 있잖아요.
유럽 각국의 나라에서 같은 알파벳을 쓰지만 다른 말과 문화를 사용하는 것 같이, 중국은 수많은 나라들이 하나의 국적으로 묶인 그런 나라지요.
때문에 중국은 어느 단면만 잘라서 말할 수 도 없고,
다 볼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비야님 중국에서 용감하게 중국어를 공부하고 이야기로 엮어 주시니 참 좋았습니다. 겨우 1년 살면서 어찌 이런 글들로 채울 수 있을까... 외국에서 수십년 살아도 한 페이지 채우지 못할 사람들 천지인데.
책속에서 왕샹이라는 중국 친구와의 이야기가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렇게 현지인의 집에 가보고 현지 음식과 문화를 보고 듣고 느끼고 오는 것이 진짜 현지인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진짜 여행 같단 생각이 들었지요. 한번도 바다를 보지 못한 중국 친구를 위해 바다 구경까지 시켜주는 대목에서는 맘이 훈훈해집니다.
북경에서 중국어를 배우러 온 외국인들과 수업을 듣다 보면 현지 사정을 아는데 한계가 올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기심 많은 한비야님은 기회가 되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질문을 하고 배우십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배워야 할 태도가 바로 이런게 아닐까요?
''목숨 붙어 있는 한 희망은 있습네다''
북한에서 온 수경님의 이야기... 기억에 오래 오래 남는 또다른 이 책의 이야기 였습니다.
''목숨이 붙어 있는 한 희망이 있는 거 아닙네까? 갑자기 머리를 둔기로 맞은 것 같다. 만나자고 할 때는 뭔가 도울 일이 없을까 했는데 돕기는 누굴 돕는다는 말인가. 힘겹지만 이렇게 굳세게 살아가고 있는데.''
우리가 남한에서 태어난 것은, 까딱하면 북한에서도 태어 날 수 있는데 간발의 차이로 얻은 행운이란 생각을 하곤 해요.
한국에서는 남한이라고 하지 않고 대한민국이라고 하지만, 외국에서는, 세계가 지켜보는 한국인은, 남한인지 북한인지 출신지 부터 물어오는 휴전중의 분단 국가 사람입니다.
북한에서 온 사람들을 비밀리에 돌봐주는 프랑스 사람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콩당거린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난민들을 도와주는 프랑스 사람들에게 죽이겠다는 협박 편지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민자를 반대하는 극단주의자 들이, 목숨걸고 살아남으려고 남의 나라에 오게 된 난민을 돕는 착한 사람들에게 몹쓸 짓을 하는 군요.
세상은... 참... 다양합니다. 벼래별 사람들이 다 있어요.
북경에 어학연수가서 본인이 본 중국 이야기를 조잘조잘 해주신 이야기 책입니다. 단지 가볍게만 읽기에는... 중간 중간 결코 가벼울 수 없는 주제들도 첨가되어 있군요.
재밌게 읽은 한비야님의 또 다른 책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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