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주흐, 빠리 슈퍼 맘 입니다.
오래 전에 읽은 어느 책에서, 의외의 귀한 정보를 주는 사람은 나랑 자주 보는 가까운 지인들이 아니라, 자주 만나지 않지만 알고 지내는, 서로 잘 모르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따금 그 문구가 떠오르곤 합니다.
서로 인사만 잘하는 사이, 지나가는 인사만 한마디씩 하는 사이, 깊은 이야기는 나누는 사이가 아닌 그런 사람들로부터 의외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생각할 수록 신기합니다. '그냥 인사하는 사이'가 큰도움을 줍니다.
'인사'가 사회생활을 하는데도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됩니다.
20년도 전에 어느 한국 기업에서 일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회사에서 악명높던 분이 있었어요. 사람들이 슬슬 피해 다니던 그 분이 유독 저한테는 참 잘해주셨더랩니다. 제가 보이면 만면에 웃음을 가득 띄우고 따로 불러서 사탕도 하나씩 주시던 분이 왜 그렇게 다른 사람들한테는 독한 말을 듣는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곤 했습니다.
아무래도 이쁘게 잘 찍혔었나보다 했죠.
그때 다른 자리에 있던 분이 제가 회사를 떠날 무렵에 제가 아침마다 큰 소리로 기분좋게 인사를 해주면 아침이 상큼하게 시작된다고 참 좋았다고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아, 그랬군요...
인사... 인사... 바로 그 환하고 밝은 인사덕이었어요.
그 인사가 제 삶에 지금도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걸 깨닫곤 합니다.
제가 가진 것이 없없던 시절인 줄 알았는데, 젊은 제게 '인사'하는 능력이 있었던 거네요.
회사에 젊은 학생들이 인턴으로 오가고, 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이들이 취직해 들어옵니다. 그 중에 인사성이 밝은 사람이 참 적습니다. 아직까진 거의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군요. 그걸 보면서 내가 저 나이때는 저렇지 않았는데... 인사를 밝게 잘해서 생각지도 못한 점수를 따왔던 생각이 나곤 합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지위가 높고, 회사에 오래 살아남는 사람들은 모두 인사를 잘하네요.
'자기가 잘 보여야만 하는 사람에게만 인사를 잘하는 사람들'이 신기하게도 회사를 다 떠나고 있군요. 본인의 의지에 의해 떠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무언의 압력으로 쫓아내는 사람들입니다.
어쩌면 기본 인성이 바르지 않은 사람들은 '인사'에서 부터 표시가 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가진 무형의 재산이라고 '인사'이야기를 이렇게 하긴 하지만, 안하무인이거나 꼴보기 정말 꼴보기 싫은 사람앞에선 저도 환히 못 웃어요.
한번은 너무 기가 막히게 하는 사람이 있어서 속상한 마음에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남편의 아침인사'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회사에 도착하면 일단 보이는 사람들에게 모두 인사를 한댑니다. 그리고 나서 1시간 정도 지나면 대부분의 직원들이 다 도착하는데 그때쯤 사무실들을 한바뀌 다시 돌면서 한번 더 인사를 한다고 해요. 제 남편이지만 여태껏 몰랐습니다.
그런데 남편의 이런 인사 태도는 회사 내부에서도 회자 될 정도라고 해요. 한사람도 빼놓지 않고 아침마다 인사를 나누는 태도는 누구나 다 하는 기본 에티켓이 아닌가 봅니다.
남편은 지금은 작은 회사에 다니지만, 전에 프랑스 대기업에서 오래 있었습니다. 그때 동료직원들이 뽑는 최고의 동료로 뽑힌 적이 있어요. 왜 내 남편이 뽑혔는지 이제서야 아하 했답니다. 제가 남편을 참 잘 뒀죠? 호호호
마주 대하기 싫은 사람이라도 담번에 만날때 먼저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해 보세요. 잘 안될겁니다.
거울앞에서 연습하세요. 인사 덕분에 서로의 앙금이 확 풀려 버릴 겁니다.
인사 잘하기!
실천해 보세요.
이왕이면 환하게 웃으면서!
홧팅 입니다! 당신도, 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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