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주흐 빠리 슈퍼맘입니다.
프랑스가 선진국이라고 '무조건 전부다 한국보다 뛰어나다'고 선입견을 갖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무작정 프랑스라는 말 자체에 환상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는건, 프랑스 실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또 그만큼 많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사랑과 낭만의 나라라는 착각속에 프랑스를 가둬놨다가 파리 신도롬이라는 정신병까지 앓는 일본인들 이야기 속에서, 기대치가 너무 컸을때 가질 수 있는 낙담의 크기가 인간을 얼마나 병들게 할 수 있는지 가늠하게 되는군요.
프랑스는 전체적으로 서비스가 한국을 못따라갑니다. 척척척 빨리빨리 해내는 한국 서비스. 프랑스에서 우체국 서비스를 받다보면 속이 터집니다. 호호호
수십년간 프랑스에 살면서 우체국은 참말로 가고 싶지 않은 곳 중 하나에요.
프랑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불친절한 직원들은 우체국에도 많고,
기본적인 업무 조차 파악하지 못한 사람이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는것도 기가 막히고,
내 관할이 아니니 상관할 바 없다 알아서 처리해라 식으로 ... 뭐 배째라 하고 나오는 사람들도 있답니다.
한마디로 답답해요.
비싼 돈을 내고 국제 속달로 보내려 하면 제발 좀 비싼 비행기 소포를 보내지 말라고 사정을 해도 한국에서는 이해를 못합니다. 비싼 돈을 낼 수록 고급 서비스를 받는건 프랑스 우체국 서비스에서는 통하지 않아요.
'프랑스는 선진국인데... 말도 안돼' 하면서 한국보다 나을 거라는 상상에서 벗어나는게 어려워 보이는군요.
갇힌 생각의 틀을 깬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
지금은 소포 배달이 어디까지 되었는지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이 그나마 되어 있지만, 전에는 우체국에 전화해서 누군가 전화를 받기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며 전화기 앞에 앉아 있어야 했고, 우체국에 직접 가서 알아봐야 했기 때문에 많이 많이 불편했답니다.
한번은 한국에서 소포를 보낸지 조차 모르고 있었는데 도로 한국으로 반환중인 것을 뒤늦게 알고 프랑스 크로노 포스트 (이곳 국제속달배달 서비스 회사 중 하나)에 일하던 프랑스 지인의 도움으로 간신히 받은 일도 있고,
배달부가 집에 아무도 없어서 소포를 도로 가져간다는 쪽지를 넣고 가버린 것도 한두번이 아닙니다. 분명 그날 집에 있었는데 말이죠. 소포가 올때마다 두번에 한번은 당하는 일이에요.
초인종 조차 누르지 않고 그냥 쪽지라도 넣고 가면 다행입니다. 어떤 배달부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않고 그냥 가버리기도 하니깐요.
그나마 별 고생을 다하면서라도 물건을 고스란히 받으면 다행입니다. 안에 것을 꺼내어 훔쳐가는 일도 있더군요. 봉투가 찢어져 왔거나, 상자에 뜯은 흔적이 있기도 합니다.
우체국 서비스를 맹신할 수 없다는건 프랑스에 살면 다들 잘 아는 일이랍니다.
그 중 가장 흔한것이 수표이야기 입니다.
프랑스 에서는 아직도 개인 수표를 많이 쓰고 회사에서도 수표 결제들이 많아요. 그런 수표들을 가로채서 받는 사람이름을 바꾸어 엉뚱한 사람들의 계좌에 들어갑니다. 경찰들이 이런일에 바짝 매달리지 않는것은 인력도 부족하고 그리 중요한 일로 취급받지 않아서죠.
조직적으로 우편으로 배달되는 수표를 훔쳐서 조작해 돈을 훔치는 일은 프랑스에서 흔하다고 합니다. 경찰들과 직접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어요.
지인이 제 아이에게 용돈을 주고 싶어서 현금을 보낸일도 있었는데 (나중에야 돈을 편지봉투에 넣어 보내신걸 알았답니다. 미리 말씀 하셨으면 보내지 말라고 말이라도 했을텐데...) 우편물은 뜯겨있고 우체국에서 뜯긴 봉투를 잘 포장해서 보내는 거라고 써있는걸 보고 헛웃음이 나온 적도 있었답니다.
며칠 전에도 우체국에 갔다가 또 속이 확 ... 걸 참고 끝까지 웃으면서 인사하고 나오긴 했답니다. 이런 사람들이 우체국에서 일하다니... 얼마나 일할 사람이 없으면 이렇게 우체국 업무의 기본도 모르면서 일하나...
우체국이 아니어도 아마존 프낙등도 배달에 문제가 많아요.
배달 받아야 하는 물건 대신 한덩어리의 종이가 소포안에 차지 한 일을 겪었답니다. 물론 아마존에 바로 연락해서 조치를 취하고 이주일 후에 환불 받을 거라고 하는데, 결국엔 시간 절약하려다가 시간이 더 들어 버리는 군요. 필요한 물건을 배달 시키는 걸 포기하고 직접 매장에 가서 사도록 결정했답니다. 또 배달을 시도했다가 훔쳐갈까 봐요.
20여년전에, 비싼건 절대로 절대로 프랑스 우체국을 통해 주고 받지 말라고 강조하던 한국지인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열에 아홉은 도둑맞는다구요.
자, 프랑스에 대한 환상 하나 깨졌나요? 호호호
소포로 무엇인가를 보낼때는 마음을 비우고 보낸답니다. 잃어버리거나 훔쳐가거나 하는 일을 겪을 각오를 해두는게 정신건강에 좋더군요.
그리고 중요한 서류를 보내야 할때는 꼭 돈을 더내고 추적이 가능한 것으로 보내고, 서류들은 꼭 꼭 복사나 스캔을 떠서 보관해 두지요.
점 점 더 전자우편이 발전되고 물건이나 서류가 오가는 일이 줄어드니 반갑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드론으로 배달서비스가 이루어질거라는 전망도 있으니 좀 값어치 나가는 것들을 도둑맞을 일이 줄어들까나요?
햇살 짱짱한 가을 파리. 5도 라는데 집안에서 보이는 바깥은 한여름 못지않게 화창합니다.
행복할 하루 또 기대하며 아침을 열어봅니다. 오늘도 아자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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