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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일상

엄마 잃은 기러기 - 날개짓 도와주기 - 파리 일상

by 빠리 슈퍼맘 2022. 11. 15.

봉주흐, 빠리 슈퍼 맘입니다.

 

파리에서 차로 2시간 넘게 걸리는 곳에서 몇년 살았더랩니다. 그곳에서 만난 인연이 여전히 지속되어 이따금 친구들을 가서 만나고 옵니다. 명절때마다 한국에는 못가지만 명절때마다 만나는 친구팀들이 있답니다.

 

몇년 전부터는 이 도시에 갈때 짐이 더 늘어났습니다.

 

그곳에 사는 친구 하나가 어느날 조심스럽게 부탁을 해왔습니다.

 

자기 친구가 위암으로 죽었는데 갓난 아이를 남기고 갔다고.

 

제 아이가 입던 옷과 책들을 좀 챙겨줄 수 있느냐고.

 

친구의 친구는 중국분이었는데 위암에 걸렸었답니다. 아이를 낳고 얼마 되지 않아 천사가 되었다는 군요. 그 분의 프랑스 남편이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댑니다.

 

제 딸애보다도 몇살 아래인 그 아가는 엄마가 없어졌네요.

 

아, 참 맘이...

 

외국에 와서 젊은 나이에 아이를 낳고 일찍 가셔야했던 그 분.

 

갓난 아이를 남기고 가는 마음이 어떠했을지 ... 감히 상상할 엄두가 안납니다.

 

 

그때부터 였습니다. 이 아이를 위해 옷가지와 책들을 모아두기 시작했죠. 원래 그냥 버리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 나눠쓰는데 이때부터는 특별히 이 아이를 위해 따로 모아두죠.

 

이제 초등학생이 된 안나(가명).

제 친구는 안나를 지금껏 시간이 날때마다 짬짬이 잘 보살펴 주고 있습니다. 제 친구 뿐 아니라, 근처에 사는 고인의 다른 친구들도 안나를 케어 합니다. 

 

어느날 친구가 안나의 사진을 몇장 보내오는 군요.

 

사진속의 안나가 제가 전해 준 옷을 입었다면서 고마움을 전해 옵니다. 맘이 찡해 옵니다.

 

주변에서 함께 힘을 보태고 있으니 안나의 엄마는 하늘나라에서 분명 미소짓고 있을 겁니다.

 

 

 

크리스마스 방학이 한걸음 두걸음 앞으로 다가옵니다.

아이랑 옷가지와 물건을 또 추려봅니다.

안나에게 전해 줄만한 것들을 따로 가방에 넣어 봅니다.

 

추운 겨울날 군불같은 미소가 제 아이와 제 얼굴에 번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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