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주흐, 빠리 슈퍼맘입니다.
지난 금요일 아침에 이야기를 나누던 프랑스 동료 하나가 제게 '슈퍼맘'이라고 하길래, 깔깔깔 웃었습니다. (제가 슈퍼맘이라는 이름으로 블로그를 하는 줄 회사에서는 아무도 모릅니다)
슈퍼맘, 이것저것 다 파는 슈퍼마켓처럼,
이것저것 다 해내야 하는 슈퍼맘?!
맞습니다.
그런 의미에서의 슈퍼맘.
(멋진 엄마이고 싶은 욕심도 큰 데, 사회적 지위로 따진다면 ... :( 깨갱
쁘레빠 중인 아이가 프리젠테이션을 연습하고 싶다고 화이트 보드를 갖고 싶댑니다. 그래서 함께 집근처 커다란 문구점에 가서 아이가 직접 고른 큰 화이트 보드를 사왔답니다. 남편이 열심히 벽에 구멍을 뚫어 화이트 보드를 달고 아이에게 맘에 드냐 고 물으니 아이 얼굴이 또 태양처럼 환히 빛나는 군요.
프랑스에서는 어릴때부터 남들 앞에서 발표하는 수업들이 많네요.
이런 프리젠테이션을 잘하면 오랄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만 받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남들과 이야기 할 때, 면접때, 회사를 다니며 발표할 때, 자기 회사를 경영할 때 등등... 남들 앞에서 말을 잘하는 능력을 인정 받겠지요.
성격이 소심하거나 남들앞에 나서는 걸 싫어하는 사람도 연습을 많이 하면 자신감이 붙어서 잘하게 된다고 믿습니다.
우야튼, 제 아이의 화이트 보드를 사고 싶은 욕망은 '집에서도 연습을 많이하고 싶어하는 것'이니 욕구 충족이 잘 되어 줄겁니다. 호호호
쁘레빠 1학기 절반이 지났는데 아이들이 적응해가며 누가 어느 과목에 더 강하고 약한지도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네요. 제 큰 애 의견으로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과 좀 더 처지는 아이들의 차이는 결코 머리가 좋고 나쁘고 차이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가장 큰 차이는 ambition. 야망이 큰 아이들이 끊임없이 노력해 내는 것, 그것이 결국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하네요.
머리가 정말 좋아 보이는 아이가 공부 안하고 슬쩍 슬쩍 대충 해도 성적이 나오니 그 아이가 대단해 보여도, 결국에 그 머리 좋은 아이를 넘어서서 더 잘해내는 아이는 열망이 큰 아이 랩니다.
가슴에 꿈을 품고 그것을 계속 뜨겁게 유지하는 능력, 그것이 공부 잘하는 비결, 곧 성공의 비결이라고 아이입으로 말해내는 군요.
아이랑 화이트 보드를 사서 들고 집에 오는데, 아이가 고맙다고 합니다. 자신이 공부를 잘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하는 것들을 저랑 남편은 바로 바로 열심히 사다 나르거든요. 대개는 각종 문구류들 입니다.
쁘레빠의 다른 학생들과 자연히 비교를 하게 되는데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최적의 환경에서 공부하는건 아닌걸 깨닫고 자신이 가진것에 감사할 줄 아는 제 아이가 기특하군요.
부모가 가진것이 많고 적음에 따라 아이에게 많고 적게 투자를 하는게 아니라, 부모가 굳이 주고 싶지 않아서 주지 않는 경우들도 많이 본다는 군요.
음...그러고 보니 제 부모님은 가진것을 다 준 것이 아니라, 없으면 안에 있는 것까지 빼내가면서, 빚을 져가면서 가르치셨군요.
제게는 그런 부모님만 함께 해준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최악의 입시 제도였던 학력고사를 보내봤던 과거 덕분에?! 한국의 고3같은 프랑스 쁘레빠 수험생활에 대한 이해도가 커서 아이의 욕구를 잘 들어 줄 줄 아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호호호 말 되죠?
살면서 공부에만 올인해야 할 시기 '쁘레빠'. 가족이 똘똘 뭉쳐서 최선을 다해 돕는 중입니다.
쁘레빠를 하게 되는 아이를 둔 학부모님, 모두 모두 홧팅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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