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주흐, 빠리 슈퍼맘입니다.
어릴때 부모님 생일이나 기념일에 케익을 저금통을 깨서 사곤 했죠?
저도 케익을 내 손으로 처음 산 기억이... 초등학교 4학년 무렵이었나봐요.
부모님 결혼기념일이라고 3000원 짜리 초코 버터 케익을 시내 제과점에서 샀더랩니다.
100원짜리 동전 하나로 사먹을 수 있는게 많았던 그때, 3000원이란 돈이 어린 제게 꽤 큰 돈이었지요.
빨간 플라스틱, 돼지 저금통에서 동전이 새어나오게끔 배를 갈라서 제과점에 들고갔더랩니다.
케익을 고르고 제과점에서 동전을 세면서 돈을 냈던 기억, 돼지 안에 있던 동전이 케익가격보다 더 많아서 남은 동전도 함께 들고 오던 기억, 케익을 받은 부모님이 좋아하시던 기억, 이 모든것이 미소 흐믓하게 해주는 기분 좋은 유년의 추억으로 자리잡았네요.
한국에서 사는 동안에는 '생일'과 '기념일'에 꽤 의미를 두고 살 수 있었더랩니다.
아이들을 키우며 보니, 제 딸이 저처럼 '특별한 날을 특별히 만드는 것'이 저랑 닮았군요.
오랫동안 생일날 케익 하나 사는 것이 사치였던 시간이 있었답니다. 그러고 보니... 케익없는 생일을 참 오랫동안 보냈군요.
그 시간들을 견딘 덕인지 뭔지, 특별한 날, 파티 하고 싶은 날, 누군가의 생일날 '케익'을 산다는 것이 행복이 부풀어 오르는 멋진 일이 되었네요.
더이상 케익 하나에도 감동하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가난한 시간을 견딘 난, 아직도 이 작은 케익 하나에 행복해 질 수 있으니 참 감사하구나' 하며 하하하 거려 봅니다.
가족들이 다 함께 고른 프랑스 딸기 케익 - 프레지에 fraisier. 뿅 가게 맛납니다.
냠냠냠 냠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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