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에게 필요한 용기
심리학 책 속에 책이 있는 책입니다.
은은하고 잔잔하면서도 강렬한 이야기들이
달콤한 비스켙속에 박힌 굵은소금 같은
묘한 매력을 줍니다.
저는 책을 왜 읽는지,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학자들의 정의해 콕 집어주는 문장들을 좋아합니다.
구절들을 베껴보았습니다.
홀로 침묵하게 되는 시간, 우리의 슬픔과 아픔을 다독여 주는 것은 도서관이라는 공간과 책이다.
이제 책은 우리의 슬픔에 말을 걸고 달래 주는 심리치료의 역할을 수행한다. 책은 우리에게 세상에 대한 다양성과 다른 시각을 수용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얻게 한다. 7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위해 책을 읽는다.
C.S. LEWIS
책은 삶의 다양함을 깨달을 수 있게 하는 능력이 있다. 책을 보면 인식의 틀이 넓어지고 전혀 다른 시각에서 세상을 볼 수 있다. 책을 통해 세상을 보는 것, 그로 인해 삶에서 필요한 힘을 얻는 것, 혼자라고 느껴질 때 당신의 손을 잡아 함께인 것을 알게 해 주는 것, 그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기꺼이 상처받을 용기 로 책이 시작됩니다. 용감한 구절이네요.
2013년 한국을 찾은 작가 알랭 드 보통은 방송작가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좋은 작가란 좋은 심리학자'라고 말하였다. 작가는 인간을 이해하는 능력을 갖춰야 하며 현실을 반영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이면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독자가 삶의 희망과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글을 써서 과거 종교가 했던 역할을 대신 수행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37
사랑을 잘하기 위해서는 원하는 파트너를 만나고 좋은 환경을 갖고 있는 등 외형적인 요인도 중요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은 자존감이다. 나는 나를 사랑해 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단단한 자의식을 갖고 있기에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반응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의 주관대로 살아갈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 나는 나를 사랑해라고 자신 있게 말하실 수 있나요?
자존감이 낮을수록 더욱 누군가의 사랑이 필요하고, 사랑을 주는 사람을 과도하게 의지하게 되며 둘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언제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린다. 40
젊은 시절 학식이 높은 교수였거나 많은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친 CEO였다고 하더라도 그에게서 지혜로운 모습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놀라운 성공의 경험은 오히려 지혜로움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왜냐하면 오직 자신의 성공 경험으로만 세상을 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52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직업에 종사했던 분들의 오만함과 간접적인 갑질을 주욱 겪어 보고 종종 놀라곤 하는데 이를 잘 표현해 준 구절이네요.
우리가 인생에서 혼자 이루어 낸 성공과 행복은 없다. 누군가 베풀었을 도움이 성공과 행복의 연쇄 과정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런 연쇄 과정의 단초를 제공한 사람들을 기억하고 감사할 수 있다면 인생은 더욱 살맛 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기에 미래에 대한 희망을 놓을 수 없다. 59
정민은 책 읽는 소리에서 조선시대에 소설이 당시 혼수품 중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고 말한다. 출판이 엄격하게 국가에 의해 운영되고 있었기에 고전소설은 대부분 인쇄가 아닌 붓으로 직접 필사되었다. 89
재밌네요. 조선시대 혼수품에 소설이 들어가 있었다니!
홀로 6남매의 가장이 된 외할머니가 분식집을 하며 억척같이 살아내 아들들은 다 에스대에 보내신 저자의 이야기가 눈에 띕니다.
강한 외할머니는 선천적으로 느린 큰 딸에게 매질과 잔소리를 매일했댑니다.
자신감은 바닥을 치고 지옥같은 삶을 살아냈을 저자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첫 자녀였던 저자가 어머니와 유난히 밀착되어 성장한 후유증.
어머니처럼 자신감이 바닥이고 외롭고 혼자인 아이로 큰 이야기에,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되새겨 봅니다. 107-108
'우리 학교 애들 착해요 '라는 여러 대학의 교수들의 말. 그것이 칭찬이 아닌 이유에 대한 언급이 아프게 합니다.
현재 한국 사회를 비춰주는, 맘이 아린 이야깁니다.
그것의 기원이 조선왕조 500년, 조선의 책벌레들이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허락되지 않아'서 붕어빵 같은 이론에 머물렀던 역사와 맞물렸다는 사실에 안타깝기 그지없군요.
우리는 아직도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조선왕조의 구습을 타파하지 못하고 끌려다니며 살고 있는 건지요?
엄격한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가정이나 사회 안에서 타인의 기대를 거슬러 미움의 대상이 되는 용기를 갖기는 어렵다.... 이런 긴장과 갈등에 관대한 사회와 그렇지 못한 엄격한 사회는 전혀 다른 사회적 진보를 만들어 낸다.
한 사회의 변혁과 발전은 언제나 기존체계에 의문을 제기하고 타인과의 긴장과 갈등을 감수했던 사람을 통해서 가능했다. 기성질서를 거부하고 자기 마의 목소리를 내려는 시도는 언제나 반대에 부딪치고 미움의 대상이 된다. 113-115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합니다. 부모의 잣대로 자식이 독일에서 더 공부하지 못하게 반대하시는 걸 고함질러 싸우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끝까지 지킬 수 있었던 것이 속을 후련하게 합니다. 118
부모는 자녀가 잘되기를 바라고 그러기 위해 자신의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자녀를 이끌려고 한다. 그러나 부모의 경험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시대의 변화에 미처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
부모에게 순종해서 부모가 원하는 길을 사는 것이 어느 때는 인생의 절벽으로 떠밀리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나이가 먹을수록 사람 노릇을 하지 못하고 일과 사랑에 실패하는 자녀들 대부분은 어릴 때부터 반항하고 문제를 일으키던 자녀가 아니다.
오히려 착하고 순종적이며 언제나 부모 말에 주의를 지나치게 기울였던 사람이다.
...
부모는 자녀에게 인생의 매뉴얼을 다 가르쳐 주지 못한다.
인생의 어느 순간이 되면 그동안 당연시했던 가치 기준을 버리고, 더 이상 부모와 어른들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는, 착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119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 잘 새겨 읽으시길! 제가 아이들을 키우며 아이들에게도 하는 이야기 인데, 이 책에서 참 잘 이야기해 주시네요. 여기서도 속이 후련해집니다. 호호호
너무 강한 부모님들, 자식과 부딪히면 항상 이기려고만 하고, 이기고 마는 분들, 나중에 피눈물 흘릴 수 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게 무조건 맞다고 생각하고 밀어붙이며 자식의 성향을 무시하는 분들 여전히 많죠...
관계를 맺는 타인의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단 한 명의 따뜻한 시선으로도 우리의 자아를 보호하고 인생을 당당하게 살아갈 만한 충분한 자존감을 형성 할 수 있다. 141
상처 입은 타인을 껴안아 줄 용기
나는 가족의 두 얼굴에서 대인관계의 어려움, 배우자 선택의 혼란, 만성적인 부부 갈등, 가정 폭력, 중독, 아동 학대, 만성적인 가난 등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고 밝혔다.
그것은 바로 어린 시절의 상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의 가족 관계를 통해서 세상에 대한 밑그림을 그린다. 이 그림은 우리를 세상으로 인도하며, 수많은 인간관계와 만남 속에서 중요하게 작동할 기대치를 형성한다.
... 세상에 대한 낮은 기대치를 갖는 아이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왜곡하기 쉽다.... 결국 불행은 아이 자신의 일부가 되어 어린 시절 버림받은 상처는 일생 동안 계속되게 된다. 152-153
비록 부모에게 버림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어떤 따뜻한 온기도 느끼지 못하고 성장했다면 마음속 깊은 곳에 자기가 혼자라는 깊은 외로움을 갖게 된다.
가족의 두 얼굴에 담은 상담 사례 중 당신이 어렸을 때 상처받거나 좌절하면 누구에게 먼저 달려갔습니까? 라고 묻는 것이 있다. 이 질문에 상담을 받는 사람이 가장 많이 한 대답이 '아무한테도 가지 못했어요'라는 것이었다.
상처를 받았을 때 누구에게도 갈 수 없었다는 건 단한번도 타인에게 상처를 치유받은 경험이 없다는 뜻.
또 가슴 아리는 문장.
... 상처받은 어린 시절의 아이가 현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사람들 사이에서 언제나 내 안에 밀려오는 불안, 두려움, 분노, 속상함, 짜증, 무기력 등 부정적인 감정의 상당수가 상대방 때문이 아닌 내 자신의 상처 입은 내면 아이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어린 시절에는 상처받을 때 무기력하였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다는 현재 모습을 발견해야 한다.
과거에 상처받은 내면 아이를 치유하는 두가지 방법.
하나는 겪은 아픔이 치명적인 독만이 아닌 약도 되었다는 사실인식, 고통의 의미 발견하기,
또 하나는 따뜻한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는 관계가 필요. 156-158
조병국 원장의 할머니 의사 청진기를 놓다는 책 이야기가 나옵니다. 천사 같던 고아 영아 영희의 생명이 꺼져가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 어느 날, 한 간호사가 어릴 때 배앓이나 설사를 심하게 하면 할머니가 곶감을 달여서 먹여 주신 이야기를 생각해 내고 영희에게 곶감 달인 물을 먹인 이야기.
저 역시 깊은 울림을 느끼던 구절들이었네요.
한국에서는 공부 잘하는 아이에게 머리가 좋다라고 말하는데, 독일에서는 부지런하다고 표현한다. 185
'아, 딱 맞다' 란 생각이 듭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가 꼭 머리가 좋아서가 아니라 부지런히 공부하는 아이가 공부를 잘하는 거예요.
제가 제 아이들에게 아이큐에 연연하지 말라고 당부할 때 써먹어야 할 구절이네요. 저보다 아이큐 테스트에서 뒤졌던 동기동창이 어느 대학에 들어갔는지 이야기하면서 예로 들곤 합니다.
'중요한 건 어떤 머리로 태어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부지런히 뛰어서 이루어내느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세상은 참 공평'하기도 합니다.
이런 시각으로 보면 참 다행이기도 한 이 세상.
좋은 여운이 남는 좋은 책 '지금 나에게 필요한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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