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빠리 슈퍼맘입니다.
오늘 이야기 하려는 건 식탁에서의 토론에 관한 것입니다.
오래전에 홍정욱님의 7막 7장을 읽으면서 식탁에서 가족이 토론을 한다는 이야기에 참 부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같은 나라에서 자랐지만 식탁 머리에서 가족들과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어른들께는 말대꾸를 하지 말고 식탁에서는 조용히 먹어야 하는것이 교양이라고 배운 저에게는 내 안에 있는 뭔가를 뒤집어 놓은 작은 혁명 같은 구절이었던 모양이에요.
그 작은 충격이 오래간 덕분인지, 아이들을 낳아 기르면서 밥상머리 교육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최대한 분위기를 만들어 줬죠.
그러려면 어른입장에서 아이의 생각을 말살하거나,
어리다고 아이말을 대충 듣거나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와 눈높이를 맞춰서 항상 이야기를 나누려면
아이의 나이로 되돌아 가서
아이의 생각에 어른이 맞춰 줄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든 부모들이 유년기를 보낸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은 당연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밥상머리에서 아이들이 어릴때는 대개 학교에서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게 되지만, 시사에 관심이 많은 남편은 항상 세상이 돌아가는 이야기도 많이 했었어요.
제 아이들은 이제 매일 조금씩 시사에 관한 정보를 익히는데 그것을 식탁에서 많이 공유합니다.
남편이 시사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가지고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새로운 용어와 개념들을 설명해줍니다.
저는 정반대로 시사에 관심이 너무 없어서 대개는 책을 읽고 발췌한 부분을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거나 책 사진을 보여주거나 하는 편이었지요.
몇년전부터 주기적으로 일정 시간 불어 France info와 영어 BBC를 듣기 시작했는데 (실력은 제자리지만 꾸준히) 그 덕분에 저 역시 시사에 대한 이야기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조금 더 참여할 수 있게 되긴 했답니다.
저는 남편 퇴근이 너무 늦지 않으면 기다렸다가 다같이 먹는 편입니다. 남편이 바쁜 업무에 빠져있으면 퇴근시간도 잊어버리기 때문에, 때맞춰 문자나 전화로 퇴근시간을 묻곤 하면서 가급적 저녁을 같이 먹도록 유도하죠.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는 남편의 출장이 너무 잦고 많아서 혼자 감당하기 버거운 시기도 있었답니다. 그럴때일 수록 아빠의 자리를 채워주기 위해서 밥상머리 시간에 더 신경이 쓰였지요.
식사 시간동안 가족 간의 대화를 최대한 많이 하는 편이랍니다.
많이 말하고 많이 웃고 그럽니다.
제가 한국에서 학교를 다닐 때는 특히 고등학교 때 아빠 얼굴을 본 기억이 그리 많이 나지 않는군요.
밤늦게 까지 일하느라 바쁜 아빠,
밤늦게 까지 학교에서 자습하다 오는 아이.
프랑스에서 학교 다니는 제 큰애를 보면, 제가 겪은 한국의 고등학교 시절과는 큰 차이가 있네요.
큰애는 고3이어도 이따금 여유가 있으면 아빠나 엄마랑 밥 먹고 저녁 내내 3시간 이상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어떤 날은 저도 빨리 자고 싶은데 아이가 이야기를 끝내지 않으면 기다려 주지요.
아이의 이야기를 정성껏 들어 주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 중간에 지겨워 하면서 일어나 버리거나, 바쁘다고 가버리는 부모가 되지 않으려고 신경을 많이 쓴답니다.
집에서 가족들과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하면, 밖에서 남들과 이야기할때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자신의 생각을 어릴 때부터 이야기하는 습관이 있는 아이가 프랑스 학교 구술시험에도 강하리라고 믿습니다.
제 큰애는 필기시험보다 구술시험에 훨씬 더 강한데요, 이런 가정의 토론 문화덕도 조금은 보았으리라 자신해 봅니다.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금전적 여유가 없고 고액 과외를 못 시켜줘서 속상하신 분들, 당장 아이랑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조리있게 하도록 도와주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밥상머리에서 칭찬으로 아이의 자신감부터 쑥 올려주세요.
홧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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