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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빠리 슈퍼맘
파리 독서

Une femme 한 여자 - Annie Ernaux 아니 에르노 - folio

by 빠리 슈퍼맘 2024. 5. 25.

이 책의 한국 제목은 '한 여자'

 

시작하는 첫구절이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바로 연상시키던,  

작고, 얇은 그리고 무엇보다 읽어내려가기 쉬운 이 책은

노벨 문학상 프랑스 수상자 아니 에르노의

모친에 대한 회고록.  

 

16명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프랑스, 그 작가들 중 첫 여성 수상자.

 

세상에 한 획을 긋는 사람들의 가정환경에 관심이 많아, 

아니 에르노 어머니 이야기는

독자이기 이전에

아이 엄마의 시선으로

책 구절 구절 쫓아 다녔다. 

 

남다른 아이 뒤에 

남다른 열정을 담아 키운 부모들이

강렬한 햇살이 되어

열정의 빛을 쪼여주며 아이를 키워준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닫게 해준 책.

 

교육의 힘과 

가정에서 받은 교육에 대한 열정을 가진 부모를 가진 작가는

태생부터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들어가야 겠다.

 

열정적인 부모의 모습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앞서버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읽어 내려간 건 아닌가 싶어 

최대한 '엄마의 시선'을 던져버리길 노력하며

다시 한번 읽어봤던 책.  

 

노동자 계층의 부모가, 

그 시대에

아들딸 구별없이

아이는 딱 하나만 낳아 기르며

모든 사랑을 쏟아부어 주려고 했다는 육아 철학에 

몹시 놀라웠다. (아니 에르노는 1940년 생)

 

남다른 부모를 둔 것이리라. 

 

아이를 위해서라면 최선을 다해 모든걸 '공급'하려 노력한,

결코 풍족하게 살 수 없던 노동자 계층의 엄마가,

딸을 통해 본인의 배움에 대한 갈증을 해소 해내는 쾌감을 담담하게 엿보았다. 

 

아이앞에 고스란히 드러나던 일상의 고단함도 묻어있고, 

따귀와 주먹질을 쉽게 날리던 엄마의 폭력을

사랑과 그리움을 덧칠해 승화해 표현하는 작가의

어머니에 대한 용서도 인상적.

 

아니 에르노 작가는

자신의 부모의 계층, 즉 노동자 계층의 언어로 글을 써내려간다고 한다. 

(덕분에 한국어 책만큼 빛의 속도로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감사 감사)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언어에 

문학, 철학, 사상을 칠하는 여자. 

 

여성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불의에 맞서 투쟁하는 여성 작가의 파워에 뜨끔 해진다. 

 

이 분 처럼 '크게' 멋지지는 못해도

우리 모두

뭔가 '작은' 멋진것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나. 

 

특히나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 그 배려만큼 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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