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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일상

파리 단상 - 아이 봄방학에 맞춘 4월 말 휴가 - 프랑스 워킹맘

by 빠리 슈퍼맘 2022. 4. 29.

안녕하세요, 빠리 워킹맘입니다.

 

 

 

이번 주 일주일간 휴가를 냈습니다. 2주간 아이의 봄방학에 맞춰서 남편과 일주일씩 나누어 집에서 아이를 데리고 있는 거죠. 학교 레크리에이션 센터에 보내도 되긴 합니다. 돈을 내긴 해야 지만.

 

봄에 여행을 다녀보니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낯선 곳에 가면 고생을 합니다. 그래서도 파리에서만 보내고 있지요.

 

파리 생활 20여 년 보내다 보니 파리의 꽃가루에 적응이 되나 봅니다. 예년보다 덜 아프기 시작하는군요. 꽃가루 알레르기는 몸살 앓듯 그렇네요. 감기몸살.

 

꽃나무가 무성한 다른 지방에 가면 호되게 아프곤 해요.

 

프랑스 지인들은 바캉스를 떠나지 않고 파리에만 있다는 것 자체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지겹게 파리에 머문다, 일상을 벗어나지 않는다라고 보는군요.

 

저는 다른 프랑스 도시, 다른 나라에 놀러 가도 파리에서만큼 즐겁거나 행복하지 않네요.

저의 지극한 파리 사랑을 남들이 몰라주면 어떻습니까. 저만 좋으면 된 거지. 그렇죠?

  

이번 휴가에는 처음으로 식사 준비를 덜 해 봤답니다.

밖에서 외식을 자주 했단 말이죠. 파리 짠순이가 이렇게 자주 외식을 해보는 게 처음입니다. 결혼하고 20여 년간 알뜰살뜰 고삐를 푼 적이 없었는데, 나이가 들어가나 봅니다.

 

몸이 고단할 때 나를 위해 음식을 사 먹는 것도 날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겠죠.  

출퇴근 시간이 육체적으로 더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하는 걸 보니

젊을 때 그 젊음 하나만으로도 큰 재산을 갖고 살았던 것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코로나로 막힌 친구들과의 만남도 하나씩 열고,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파리 사냥 박물관도 가보고,

단골 식당에 다시 가보는 기쁨도 맛보고,

책방에서 늘어지게 있다 오기도 하고,

지인들 선물도 사고,

내게도 선물을 사주고,

음식을 안 하는 편안함도 느끼고.

 

뭐, 나름 괜찮은 휴가군요. 통장 잔고는 푹푹 내려가지만. 호호호

 

봄방학이 될 무렵엔 주변 지인들도 저처럼 1주일 정도 휴가를 냅니다.

 

5월 말까지 1년 치 휴가를 다 써야 하거든요.

프랑스에서는 6월부터 휴가가 누적이 됩니다. 내년 5월 말까지 누적된 휴가를 다 써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휴가를 없애버리고 0부터 새로 시작하는 회사가 있고, 다음 해로 이월해주며 봐주는 회사도 있습니다.

 

 

일이 너무 바빠서 휴가를 거의 쓰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사는 게 뭔가 싶어지곤 해요.

돈은 많이 벌지만 삶의 여유가 전혀 없다는 것.

 

이 봄방학, 부부가 같이 휴가를 며칠 내서 짧은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고, 제 지인들의 아이들은 대부분 조부모님 댁에 가서 봄방학을 보내다 옵니다. 방학때마다 부모님댁에 가서 보내는 지인들이 꽤 보이네요.

 

프랑스에서 제가 만난 프랑스 사람들을 보면서 개인주의적이지만 상당히 가족적이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가족 간의 유대가 한국만 못하리라고 생각했던 건 저만의 착각이었지요. 가족행사 때 뭉치는 모습이나, 부모가 빚을 내서 자식들을 돕는 거며, 자식의 미래를 위해 현재의 희생을 감수하는 것들을 자주 봅니다. 특히 인생의 끝자락은 자식이 사는 도시나 집근처로 작은집을 사서 지내는 분들이 참 많군요.

 

싱글맘이나 싱글대디들은 싱글이 되는 순간 부모님들 곁으로 많이들 옮겨가네요. 아이들을 돌봐주실 수 있는 나이 든 부모님들이 계신 것도 그들이 가진 삶의 선물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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