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반에 대한 이야기는 앞서 이미 한 적이 있다.
얼마 전에 만난 친구 부부가 둘째 아들이 이미 월반을 했는데
학교에서 또 한번 월반을 권한다고 해서 고민이 된다며 이야기를 꺼내왔다.
아직 9살 밖에 안된 아이가 11살 아이들과 생활을 하게 되면
2살이나 되는 터울을 극복하기 힘들 것 같아 고민스럽단다.
그 부부의 우려에
우리 식구들도 공감한다.
아이들이 공부잘하는 머리를 아이큐라고 하면,
아이들이 또래와 어울려 지내는 가슴은 이큐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아이큐와 달리 이큐는
시간을 건너뛰며 쉽게 얻어질 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내 큰애와 함께 프레파를 한 아이들 중에 아주 친한 M이 있다.
이 아이는 어릴때 월반을 한 아이인데
내 아이가 그 애를
천재라고 부를 만큼 머리가 좋은 아이라고 한다.
프레파 2학년 때
아무리 열심히 해도 따라가기 힘들 때,
M의 성적은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아도 급상승하는 걸 보고
'천재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프레파 중에 연애를 시작하고
중요한 콩쿠르를 보기 전이나
중간중간
연애에 정신을 빼앗기는 M.
(일반적으로 프레파 시기에는 연애를 하지 않는 게 불문율)
결국,
그 아이가
최종 결과에서
예상외로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었을 때
단지 운이 없어서 결과가 그리 나왔다고만 하기에는
뭔가 석연찮았다.
감정 조절에는
아이큐보다 이큐가 먼저다.
그 아이가
머시멜로의 법칙처럼
조금 더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열정적인 연애를 했어도 좋았을 텐데.
내 친구 부부의
영리한 아이는,
충분히 심사숙고하는 부모덕에
성장에 무리를 주지 않는
합당한 선택을 받으리라 믿는다.
애들이 공부를 너무 못해도 걱정,
이 부부처럼
아이가 공부를 너무 잘해도 걱정...
내 아이들은 이런 걱정들을 내게 안겨주지 않았으니
팔자 좋은 헐레벌떡 슈퍼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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