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빠리 슈퍼맘
파리 육아

공부 비결을 묻다가...

by 빠리 슈퍼맘 2024. 8. 5.

 

사회적으로 특별난 성공을 한 사람이 없는 내 친척들 중에

아주 가까운 사람이 에스대 법대에 가고도 남을 성적으로

에스대 사범대를 나와 교사가 된 사람이 있다.

 

선생님들이 오기 싫어하고

와도 금방 금방 도망 ? 가는 곳에서 공부했던 내가

어떻게든 공부 비법을 좀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였으리라…

 

엄마는 내게 그 에스대 법대에 가고도 남을 성적으로 사범대에 간 사람이

또 집에 놀러온 어느날

공부 요령 좀 물어보라고

유난히 집요하게 요청했다.

 

그래서 어린 내가 마지못해 물어 보는데

아직도 평생 잊혀 지지 않는 대답을 들었다.

 

내가 슬슬 놀면서 공부를 잘했을거라고 생각하냐 ?’

 

말은 그냥 말 뿐인 것이 아니라,

얼굴 표정과

태도가 담겨있지 않은가.

 

국민학교 5학년 무렵의 어린 나 였지만,

정작 질문에 대한 답은 얻지 못한 상태로

비아냥 거리는 말투에

상처받고

씁쓸했던 기억...

 

아이에게 무조건 '열심히 공부해라' 라고 소리만 지르면

공부를 어떻게 해야 잘하는 지 모르는 어린이는

공부를 잘할 수 없다. 

 

공부에는 비법과 습관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우리 집에 놀러오면

난 엄마 심부름으로

그 사람이 받아갈 용돈을 빌리러 다녀와야 했다.

 

한번은 하필

엄마가 같은반 반장 사내아이집에 가서 돈을 빌려오라고 했다.

 

싫다고 울며 불며 온몸을 비틀고 반항해도 소용없던 시절. 

숨막히게 하던 심부름.

 

그 집 거실에서 돈을 받기위해 기다렸던

길지 않았던 그 시간은

왜 지금도 이처럼

사춘기 소녀의 묘한 치욕스러움과 함께

잊혀지지 않는 순간이 되어 버렸는지...

 

 

큰오빠 뻘 나이의 그 사람이

공부 비결은 전혀 알려주지 않으며

한마디 던지던

그 냉소 섞인 빈정댐을

잊어버리고 산 줄 알았는데,

 

내 주변에서 내 아이의 공부 비결에 대해 사람들이 자꾸 물어오기 시작하며

 

내 안에 묻혀있던 그 순간이

툭 툭 튀어 올라와 버리곤 한다. 

 

 

그때마다 난 다짐 다짐.

절대로 그렇게

빈정상하게 하며 말하지

않으리라 다짐. 

 

내 아이의 공부비결에 대해

 

겸손하면서

진정성을 더해서  

상대방의 아이가 꼭 좋은 결과를 얻는데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대답하려고

내맘을 꽉 움켜쥐곤 한다.

 

주변의 물음에

정성껏 대답하고 도움이 되고 싶어하던 내 마음은

진심인지라

잘 통하나 보다.

 

내게 조언을 구하던 학부모들은

프랑스에 사는

이민자가 되어 있는

외국인인 내게

감사해 하고

공손히 대하며

경의를 표해온다.

 

살면서

배우지 말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사는 것도 잘 사는 삶인데,

 

그래,

이 정도면

잘 살고 있나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