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빠리 슈퍼맘입니다.
2022년 5월 11일, 프랑스 고3 들의 바칼로레아 선택과목 시험이 오늘(5월 11일)부터 금요일 사이에 이루어 집니다.
제가 학력고사 치룰때처럼 딱 하나의 대학만 선택해야 하고, 딱 하루동안 운명이 결정되는 불공평한 시험을 보는게 아니고, 프랑스 바칼로레아 최종시험은 여러날 동안 시험을 치루네요.
지금 고3들은 국어(불어)는 고2때 치뤘고, 고3때도 올해는 5월부터 띄엄띄엄 시험을 치루고 있지요.
철학시험은 올해 6월 15일날 치뤄질 예정입니다.
원래는 바깔로레아 시험들은 3월에 치뤄졌어야 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5월로 연기된겁니다.
오늘은 수학시험이 있던 날입니다. 4시간동안 수학 시험을 봅니다.
내일과 모레까지 바깔로레아 최종시험이 치뤄지는데 어느 과목이냐에 따라 시험시간이 세시간에서 네시간까지 걸립니다.
바깔로레아는 내신과 최종시험결과로 얻는 학위인데, 전에는 내신이 10프로정도 반영되던 것이 코로나로 인해 비중이 확 높아졌어요.
올해 최종시험은 바깔로레아를 따는데 30프로만 비중을 차지한답니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빠흐꾸흐쉽 PARCOURSUP 이라는 플랫폼에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와 과를 지망하고 자기 소개서도 올리고… 하는 중요한 일을 이미 4월 초에 끝냈어요. 고2때 치룬 국어 최종시험 성적과 내신으로 이미 지원한 상황이죠.
때문에 올해 고3 수험생들은 바깔로레아 최종시험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프랑스에서는 ‘대학’ UNIVERSITE에서만 고등교육을 받는것이 아니라 ‘그랑제꼴’ GRANDS ECOLES이란 곳에서도 받습니다.
그랑제꼴제도는 한국에는 없는 프랑스만의 엘리트 양성 제도인데, 프랑스 대기업들은 그랑제꼴 출신들을 간부급으로 뽑고, 어느 그랑제꼴 출신인지에 따라 월급이 달라지는 표가 따로 있을 정도랍니다.
이것은 왠만한 프랑스인들이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죠. 학교마다 급이 다르고, 그 급에 따라 월급도 바뀌는!
알고보면 프랑스는 한국보다 엘리트에 대한 차별이 더 큰 사회입니다.
다시 말하면 성적이 우수해서 더 우수하게 공부를 해 낸 사람은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차원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죠.
2년과정의 쁘레빠에 합격을 하고 그랑제꼴 GRANDS ECOLES에 들어가면 졸업 후에 월급의 차원이 달라지고 회사들이 줄지어서 학생들을 찾으러 옵니다.
인턴만 해도 ‘대학’ UNIVERSITE을 다니는 학생들은 돈을 전혀 못받고 일하거나 아주 적은 돈을 받는데, ‘그랑제꼴’ GRANDS ECOLES 출신들은 인턴을 하며 왠만한 월급쟁이 보다 더 많은 혹은 그에 못지않은 돈을 받습니다.
이런 그랑제꼴에 가려면 쁘레빠 PREPA-그랑제꼴 입시 준비반-라는걸 지원합니다.
일부 싸이트에서 고등학교 내신 4프로가 쁘레빠를 한다고도 나오는데, 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같은 반 아이들은 대다수가 쁘레빠를 합니다
쁘레빠 2년간의 치열한 시간들을 보내다가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경우들이 생각보다 많군요.
음… 우리나라 치열한 고3수험생활을 2년간 한다고 보면 될까나요.
프랑스 쁘레빠에 대한 개념이 없는 한국 지인은 '오, 한국 고시생같네' 하는 표현을 하십니다.
아, 그렇군요, 딱 그 표현이 맞아요.
밥만먹고 공부만 하는 2년 간의 고시생 생활 같다고 하면 감이 좀 더 잘 올 듯 합니다.
쁘레빠 과정은 이미 소수정예의 학생들을 뽑았기 때문에 다 오십보 백보인 뛰어난 성적을 가진 쟁쟁한 실력을 가진 아이들끼리 경쟁하는 시스템입니다.
어느 학교 쁘레빠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고 들었어요. 혼자만 살아남으려는 분위기의 쁘레빠도 있지만, 서로 경쟁하는게 아니라, 서로 돕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쁘레빠도 있구요.
개인적으로 프랑스 교육제도가 한국보다 합리적인 부분이 있다면, 이곳에서는 공부는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하고 싶은 사람이 한다는것.
한국처럼 너도 나도 다 공부만 하는 상황이 아니란거죠.
사립학원에 뺑뺑이 돌며 치열하게 공부만 하는 한국입시와는 다른 아이들의 삶.
객관적으로 보면... 공부할 사람만 공부 하는거, 그게 더 효율적인 방법이 아닐까요 ?
그리고, 고등학교때 공부를 좀 등한시하거나 공부하지 못한 상황이었어도, 과반수가 다 따는 바깔로레아를 따면 일단 대학 ‘université’에 들어갈 자격이 있는거고 그때 열심히 맘먹고 해도 늦지 않다는것이 부럽기도 합니다.
공부를 잘해내면 나중에 그랑제꼴의 대학원으로 들어가서 엘리트 대열에 들어가는 경우들도 많답니다.
제 아이들의 치과의사 선생님은 내신이 별로여서 치대에 갔댑니다.
이 분은 치대에 가면 내신이 뛰어나지 않아도 열심히만 하면 더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했답니다.
프랑스의 의대는 수많은 지원자들이 치열하게 공부하고 1년뒤 시험결과에 따라 소수 정예만 뽑아서 진짜 의사가 되는 거랩니다.
학교에서 공부를 썩 잘하지 못했어도 선택과목이 의대와 연관이 있으면 의대에 지원해서 첫해에 열심히 공부해서 의사가 될 가능성이 나중에라도 얼마든지 있는거죠.
프랑스 교육제도도 헛점 투성이지만, '공부'에만 목매는 사회가 아닌것은 확실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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