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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일상

남편 이름 부르기 - 내 이름 살리기 - 프랑스에서 아이 키우는 파리 워킹맘 이야기

by 빠리 슈퍼맘 2022. 3. 20.

 

 
 
 

 

안녕하세요, 프랑스에서 아이 키우는 워킹맘 이야기 빠리 슈퍼 맘입니다.

제가 2001년도에 써놨던 글이 보여서 올려봅니다. 20년 후에 읽어보니 좀 유치한 부분도 있네요. 쑥스럽지만 올려봅니다. 

***

프랑스에서는 마스터 과정에 기업연수를 몇 달씩 의무적으로 받아야만 학위를 받을 기본 자격을 주는 제도가 발달해 있어요. 저도 프랑스에 있는 한국의 모기업에서 일 년 남짓 기업연수를 할 기회가 있었죠.

 

학생 신분으로 회사에 다니다 보니, 유부녀라 해도 다들 절 ‘누구누구 씨’라고 불렀어요.

그러던 어느 날, 저랑 나이차도 얼마 안 나던 한국 남자 주재원 한분이

«한국 마담들은 다들 마담 김, 마담리, 마담장 등등으로 불리는데, 왜 하필 당신만 ‘누구누구 씨’라고 불리는 거죠? » 라며 꽤나 장난기 가득한 시비조?로 얘길 하시더군요.

그래서, « 한국 주재원분들만 한국 여직원들을 마담 아무개로 부르지 프랑스 직원들은 나이와 직위에 무관하게 서로 이름을 부르는 편 »이라고 한마디 톡 쏘아 드렸습니다.

 

«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는데 한국 ‘남자’ 주재원분들은 프랑스에 살면서도 한국식 사고방식과 문화에서 대부분 벗어나지 못해 프랑스 직원들이 불만이 많은 편 »이고, 거기다 « 매일 남편이 집에서 이름을 부르는데 회사에서 누가 날 마담 김이라고 (더군다나 마담 김은 회사에 5명이 나있었거든요) 부르면 닭살 돋을 것 같다» 고 말했죠.

 

*** 프랑스에서 마담이라고 부르는건 상대방을 높여주는 존칭입니다. 한국에서 다방 마담 부르듯이 생각하시면 안되죠. 정반대로 잘못 이해하시는 거에요. 프랑스어 마담 Madame이라고 사람들이라고 부르는건 '사모님'이라고 부르는 존칭!

 

그랬더니, 그 주재원이 눈을 똥그랗게 뜨면서 « 아니 집에서 남편이 이름을 불러요? »라고 되묻는 거 아니겠어요.

남편이 제 이름을 부르는 게 그렇게 놀라운 일???

 

남편이 저보다 몇 해나 위인데도 남편 이름을 불러요. 그렇다고 남편을 존중하지 않는건 절대 아니죠.

 

 

 

 

어쨌든 이제 국제화 세계화 시대가 되었는데 좋은 우리 것을 잃지 말고, 구습 중 개혁할 것은 바꿔가면서 세계화 조류에 영리하게 합류한다면 차암 좋겠습니다.

 

***

 

제가 다니는 프랑스 회사에서는 사장이든 어떤 직책이든 모두 반말을 하고 서로의 이름을 부릅니다.

한국 회사에 다닐때와는 완전히 다르네요.

 

전 처음에 프랑스 회사에 다닐 때 반말이 나오지 않아서 고생했습니다. 문화 차이를 넘어선다는 것이 처음부터 쉽게 되는 게 아니더군요. 제가 겪은 위아래 구분이 엄격했던 한국 회사들과 달리 현재 몸담고 있는 프랑스 회사는 자존감을 올려주는군요. 

 

외국 생활, 이럴때는 그리 힘들게만 느껴지진 않습니다.

 

좋은 면, 밝은 면 만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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