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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일상

프랑스에서 집사기 - 프랑스에서 아이 키우는 파리 워킹맘 이야기

by 빠리 슈퍼맘 2022. 3. 21.

안녕하세요, 프랑스에서 아이 키우는 워킹맘 이야기 빠리 슈퍼 맘입니다.

 

 

저는 집을 대출얻어 사는 데까지 참 오래 걸렸습니다.

 

돈도 없고,

월급도 적고,

비빌 언덕도 없고,

은행 시스템도 모르고.

 

임신 중에 아파트 30군데를 다녀봤어요. 집값이 폭발하는 게 눈에 보이더군요.

그때 도저히 돈을 구할 방법이 없어서 결국 포기했답니다.

그 당시에 집을 샀으면 지금 5배가 올라있지요. 그때 작은 집이라도 사둔 또래 친구들은 사고팔고를 거듭하면서 엄청 부자가 되어 있네요. (추카추카)

 

 

산책할 때 집들을 쳐다보면서 저렇게 집들이 많은데 내가 살 수 있는 집은 하나도 없네 하면서 서글퍼하곤 하기도 했지만, 유학생 신분으로 지냈고 공부하느라 일을 하지 못해서 돈이 없는 건데 누구 탓을 하겠습니다.

살 수 없는 게 당연한 거였죠. 

 

일단

프랑스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정규직일수록,

나이가 어릴수록 유리하고,

월급의 3분의 1까지 대출금으로 갚을 수 있는 능력이 되어야 하는데

원금이 있으면 협상 때 대출받기 훨씬 유리해요.

 

나이가 든다고 불리 해지는 건 맞지만 대출을 못 받는다는 건 아닙니다. 사람에 따라 건강진단서도 가져가야 하기도 한다지만 대출 상환 능력이 된다고 판단되면 은행에서 대출을 해줍니다.

 

은행에서 매달 오는 명세서에 내 은행 담당자의 이름과 전화번호 이메일이 나옵니다.

그 사람과 주기적으로 연락하며 잘 의논을 하며 지내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답니다.

 

저는 같이 일하던 동료가 0% 이자 대출을 이야기해줘서 집을 살 때 금액의 일부를 무이자로 대출받았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에서만 가능했던 걸로 아는데 이렇게 주변인들을 통해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참 고마웠죠. 이 제도는 10여 년 전에 없어지긴 했지만 저는 아직도 혜택을 받고 있답니다. 저렴하게 대출 받는 제도가 찾아보면 있을겁니다. 은행 담당자와 최근에 집을 사신 주변분들, 부동산을 돌아다니며 음료 한 병씩 건네시며 많이 질문해 보세요.

 

일반적으로 20년-25년 전후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네요. 프랑스에서도 6자리가 써진 수표를 수시로 주시는 부모님 덕에 쉽게 집을 사는 사람도 있긴 하다지만, 대다수는 저처럼 대출을 갚으면서 살더군요. 

 

얘기가 조금 옆으로 새는데, 제가 알던 프랑스분의 며느리 이야기입니다. 사돈이 큰 마트를 가진 사장님이신데 며느리가 집을 사려고 하니 한 채 사주시려고 하셨다네요. 며느리는 단번에 거절하고 자신의 힘으로 장만하겠다고 돈을 안 받는다고 선언했다고 합니다. 12년 전에 들은 이야기인데 그 당시만 해도 참 부러웠네요. 그 며느리분은 중고등학교 선생님이셨고, 아들은 일반 직장인이었답니다.

 

프랑스 동료 한 분은 아이들에게 많은 돈을 쉽게 한꺼번에 갖게 하는 것이야 말로 아이를 망치는 지름길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서 와, 한국에서 내가 생각하던 거랑 참 다르게 생각하네 싶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보니 스스로의 힘으로 쌓아 올린 후 느끼는 뿌듯함이 삶에서 차지하는 에너지가 얼마나 큰 지 깨달으면서 제 자신이 기특해집니다.

 

남편은 우리 아이들이 우리처럼 집 없는 설움과 20-30년 대출을 갚아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게 집 한 채씩 사주고 싶다고 노래를 하곤 했었는데 그런 생각에 제가 반대합니다.

 

자신의 힘으로 일어나게 하는 것, 물고기를 잡아주지 않고 잡는법을 알려주라 고 하지요.

그러기 위해 '최선을 다해 교육을 시키는 것'이 진정으로 아이를 사랑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굳어집니다. 

 

주변에서 새집을 좀 더 저렴하게 사려고, 지을 계획 중인 집 (Achat sur plan)을 계약하는 경우들이 많은데요, 현대식 새집들에 대한 제 의견은 회의적입니다.

 

일단 지어지지 않은 집이기 때문에 잘 지었는지 확인이 불가능하잖아요.

특히나 수많은 주변인들이 누수 문제로 고민하네요.

전기 콘센트에서 물이 나온일,

아파트 현관에서 물이 새는일,

베란다에서 물이 떨어지는 일 등등.

 

지은 지 10년 된 새 아파트 건물에 사는 분은 10년째 누수 문제로 고생 중이신데 여전히 해결이 안 된다고 합니다. 최근에 소식을 들어보니 결국 집을 팔아버리고 다른 집으로 이사했다고 하네요.

 

일반적으로 프랑스 새집들은 오래된 집들보다 건축자재들의 질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옛날 집들이 튼튼하다고 하네요.

 

또한, 지인 중에는 지을 계획중인 집을 계약했는데 건축 중이던 벽이 무너져 내리는 바람에 법적으로 많이 복잡한 일들을 겪으시더군요.

 

어쩌다 생기는 그런 일인줄 알았던 일들이 여기저기서 꽤 자주 들려오는 걸 보고 새집은 사지 않는다, 지은 집을 보고 산다라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었답니다.

 

이곳의 현대식 집들이 통풍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 곳이 많은 것도 참 아쉽습니다.

햇빛이 닿지 않고, 바람도 잘 안통하는 현대식 집들을 보면서 차라리 좀 더 싸고 덜 이뻐도 사람 살기 더 좋게 만든 옛날식 집들이 더 낫지 않나 생각해 보곤 합니다.

 

 

주변에서 얻어주운 또 다른 조언 중 하나는 프랑스에서 집을 살 때는 '가급적 겨울에 사라' 란 거였습니다. 겨울에 곰팡이가 피는 집들,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아 전기요금이 많이 나가는 집들이 많으니 피하란 말이더군요.

 

사고 싶은 집이 있으면 한 번만 가지 말고 여러 번 방문하세요.

그리고, 아파트를 구매하시려 한다면 외부와 바로 맞닿은 집은 추워서 전기료가 많이 나갈 수 있는 점 유의하시고요. 건물이 다른 건물들 사이에 낀 아파트들이 훨씬 따뜻합니다. 저는 집을 팔려는 사람에게 일 년 치 전기료가 얼마나 들었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봤습니다. 

 

1층이나 마지막 층도 전기료가 더 들 수 있어요.

특히 마지막 층은 여름에 많이 더워서 살기 힘들다고들 하더군요.

 

또 지하실이 있는 곳이라면 꼭 지하실을 구경하셔서 기반이 튼실한지, 어떤 냄새가 나는지, 물이 새서 바닥이 이상하진 않은지 여부도 조심스럽게 체크하세요. 지하실을 안보여 주려고 하는 경우들이 있을겁니다.

 

저희는 작은 집을 샀는데 식구가 늘면서 집을 늘리려고 옆집 주인께 집을 저희에게 파시라 3년을 부탁했습니다. 이사를 갈까 고민도 하던 차에 집주인이 파시겠다고 연락을 하셨네요. 그분은 파리와 근교에 집을 많이 갖고 있는 부자셨는데 그즈음에 큰 수술을 받으시고 맘을 바꾸셨던 겁니다. 선물을 해주겠다고 하시면서 연락하셔서 집을 싯가에 파시더군요. 그래서 벽을 뚫는 공사를 해서 집을 늘렸답니다. 

 

 

 

프랑스에서는 이렇게 집을 늘리는 경우들이 꽤 많습니다.

 

집이 작아서 이사를 갈까 망설이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의외로 옆집을 살 기회들이 한번씩은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옆집에 누가 사는지 미리미리 좀 알아두시고, 인연을 좀 만들어 두세요. 살다 보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잖아요?

 

 

프랑스 주재원으로 오시는 한국분들, 회사에서 월세를 많이 내주시죠?

몇년간 받게 되는 임대료로 프랑스에 집을 아예 장만하셔도 좋을 겁니다.

프랑스에서는 굳이 큰 집, 최고 동네만 고집하시지 않고, 알뜰하게 뭔가 장만해두시는 것도 좋은 생각 아닐까요? 회사에 문의해서 가능한지 확인하시고 현지에 오시면 공손하게 현지 한국분들께 조언과 도움을 얻으며 프랑스 집 사기 시도해보세요.

 

홧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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