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주흐, 빠리 슈퍼 맘 입니다.
선교사의 후손이신 의사 선생님이 지은 책이군요.
한국에서는 이미 유명하신 분, 훌륭한 일을 많이 하시는 좋은 분이신데, 전 이번에 책을 통해 알게 되었어요.
이 책을 읽기 직전에 광주 사태를 몸소 겪은 또 다른 분, 유시민 님의 어떻게 살 것인가를 막 읽고 난 후 였어요. 인요한 님의 책 속에서 광주사태에 대한 이야기를 또 접하면서, 제가 아주 어릴 때 일어난 한국 현대사의 아픔이 요동칩니다.
책 읽는 내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재미있게 읽어 내려가면서 아파하고, 웃고, 동감하고, 맘이 짠하곤 했네요.
어느 나라에서든지 텃세는 있는 모양이다. 한국에서 의과대학을 나왔기 때문에 미국에서 공부한 친구들이 나를 무시한다는 것을 느끼고는 했다. 한국이 후진국이고 미국이 선진국이라는 뜻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일하는 의사들이 필리핀에서 의사 자격증을 따가지고 온 동료가 있다면 아무래도 조금은 거리감을 둘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다.
한국 의사 면허를 가지고 프랑스에서 의사가 될 수 없습니다.
중국에서 의사였던 친구하나도 프랑스에서 의사일을 바로 하는것이 불가능 해서 프랑스 의사 면허 시험을 치루고 합격해서 의사 생활을 해나가는 중이죠.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의사도 인서울 의대와 지방대 의대에 대한 차별이 있다는 것을 알고 놀랐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의사 면허만 따면 되는게 아니라 그 안에도 서열이 존재한다는것,
하지만 한국의 인서울이든 지방대 의대를 나왔든,
프랑스에서도 미국에서도 의사로 인정받고 일할 수 없다는것은 똑같답니다.
...불행히도 산모는 네 번째 딸을 출산했다. 한국인들과 마찬가지로 이탈리아인들도 아들 선호사상이 심하다. 새 생명이 탄생했음에도 그날 병원 분위기가 싸늘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이탈리아도 아들을 선호?! 프랑스에서는 아들을 선호하는 것을 주변에서 본 적이 없다보니 옆나라 이태리의 남아 선호사상에 대한 에피소드에 역시 작은 놀라움.
한 프랑스 친구에게 물어보니 자신의 할머니 세대 - 1920년 전후 태생 - 때는 남아선호사상이 남아있었지만, 어머니 세대 - 1950년 전후 - 에는 이미 사라졌다고 이야기 해주는 군요.
한국에서 1995년에야 제대로 된 첫 앰플런스가 탄생했다!
한국은 어떤 분야에서는 세계 1,2위를 다투지만 세계 최하위를 기록하는 분야도 적지 않다. 안타깝게도 당시의 인명구급제도, 재난대처시스템, 교통안전시스템 등은 꼴찌를 맴도는 분야 중 하나였다.
병원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이다. 내가 근무하는 세브란스 병원만해도 50년 전에는 절반이 무료환자였다. ...그 아름다운 정신만큼은 살릴 수 있다. 여유 있는 사람들이 조금씩만 더 돈을 내서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치료환경을 보장받는 대신, 그들이 낸 여윳돈으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무료시술이나 저렴한 의료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
프랑스에서는 이미 이렇게 의료 혜택을 받습니다. 노숙인 분들도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무료로 의료혜택을 받습니다. 응급실에 실려가면 무조건, 아무 조건없이 먼저 생명을 돌봐줍니다.
절대로
돈부터 내라고 하지 않습니다.
사람부터 살립니다.
북한의 의료인력은 숫자도 많았고, 매우 헌신적이었으며 실력도 수준급이었다...제대로 된 X선 촬영기와 필름이 없기 때문에 방사선에 그대로 노출된 채 하루에 80여 명의 폐를 촬영한다는 의사의 ... 그 의사가 방사선의 폐해를 모를 리가 없었다... 그의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이타성, 자기 희생 정신에 나는 감동받지 않을 수 없었다. 북한 의사치고 이식수술을 받지 않은 이가 별로 없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다리를 들추면 온통 상처투성이라는 것이다. 자기의 살을 떼어 환자들에게 이식했기 때문이다...
'...남한 사람들이 얼마나 속물이 되어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 우리가 중국 동포들에게 저지른 크고 작은 허물들을 통해 우리의 배타성과 잘못된 우월의식, 교만함을 눈치 채고 있을것이다. ...통일이 되면 10등 국민 취급을 당하고 말 그들의 미래를 너무나 잘 알고 있을지 모른다. 통일이 되기 위해 변해야 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아니라, 우리인 것이다.
같은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지금 통일이 되면 북한을 살리는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북한의 부동산을 남한인들이 가만 둘 리가 없을거라고...
자본주의에 노출되어 보지 못한 북한인들이 당해버리고 나서 가만있지 않을 거라고...
아직 남한은 통일이 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한국에서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노력 먼저 하다가 국민정서를 보듬을 여유를 갖지 못했다죠?
국민정서...
한국사람을 오히려 외국에서 더 경계하게 된다는 지인들의 이야기에 씁쓸해집니다. 샤넬과 루이뷔 똥가방을 들어야 하고, 정성들인 화장과 비싼 파마를 한 사람들이 한국에서 온 한국인들의 이미지 입니다.
3초만에 상대방을 스캔해서 친구가 될까 말까 결정하는 남한 깍쟁이?들이 프랑스 사회에서도 그들끼리의 세상을 만들어 섞이지 않고 기름방울 마냥 둥둥 떠있기도 합니다.
아무리 가난해도 구걸하는 사람들이 찾아오면 집안으로 들여 정성껏 씻겨주고 새옷을 입혀주고 새밥을 해 먹여주던 한국의 미덕이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왜 사라진 걸까요.
수십년 전보다 상상도 할 수 없이 잘 먹고 잘 살게 되었는데 왜 수많은 한국인들의 오늘날 모습에서는 그런 미덕을 쉽게 찾아 보지 못하는 걸까요.
한국을 사랑해 귀화한 미국인 이야기에서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안타까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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