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주흐 빠리 슈퍼 맘입니다.
치열하게 살아온 프랑스 생활...
좀 과장해서 '거지'처럼 오래 살았습니다. 작은 집, 작고 낡고 오래된 차, 마트 표 싸구려 옷, 가장 싼 마트 물건들 구매...
제가 지금 프랑스에 산다고 저더러 무조건 '우와 성공했다'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도대체 왜 프랑스에 산다는 것만으로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건지 의아합니다.
외국에 살면 왜 무조건 부러운 걸까요?
제가 가진것 없이, 싸구려만 지니면서 빠듯하게 살아낸 그 시간들을 당신도 견뎌야 했다면 결코 쉽게 제게 '부럽다, 성공했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 겁니다.
만약 당신이 저를 부러워 해야 한다면 제가 프랑스에 살아서 부러워 할 것이 아니라,
최저임금을 받아도
순간 순간 행복해 할 줄 알고
비전을 갖고
저만의 삶의 벽돌을
차곡차곡
탄탄하게
쌓아낸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앉아 있는 그 자리가 이미 꽃방석이라면, 누가 미국 가서 살든, 영국 가서 살든, 저처럼 프랑스에서 살든 전혀 부러워할 것이 못됩니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 아니라, 부러워할 가치조차 없는 거죠.
사람은 각자 타고난 복이 다릅니다.
결혼하면서부터 큰돈을 받고, 집도 받고, 차도 받고, 대기업에 다니는 연봉 빵빵한 남편을 갖고 신혼을 시작하는 한국 친구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제가 가진 복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가진 복은
프랑스 유학생활을 하게 도와주신 부모님이 계셨던 것,
공부를 끝까지 해낸 정신력을 가진 것,
가진 것 없지만 정말 내 남자라고 생각된 사람, 같은 비전을 가지고 함께 뛸 수 있는, 그리고 나를 끊임없이 성장하게 하는 남편을 만난 것... 이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금전적으로 궁핍한 상황을 한탄하기보다는, 제가 목표하던 바를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절약 저축하며 지냈던 세월들이 길었습니다.
그리고 가진 것 없이 독립하는 것이 보편화된 프랑스에서 이렇게 살아 낸 것은, 남의 눈때문에 빚을 내서라도 허영과 사치 속에 사는 사람들이 많은 한국에서보다 비교적 쉬웠을 겁니다.
지나고 보니 젊었던 시절의 제가 너무나 너무나 너무나 기특합니다.
'파리 절약'이라는 카테고리를 열어 봅니다. 누군가에게는 왜 저렇게 지질하고 구차하게 사냐 할 수도 있을 테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눈곱만큼이라도 보고 배워서 인생에 도움이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자, 절약 이야기 시작.
오늘 이야기는 아이 옷 활용. 아이가 입던 원피스로 머리끈 만들기.
여자 아이 옷들이 어쩜 이렇게 이쁘고, 천도 좋은지... 그냥 버리기 아쉽습니다.
낡아서, 아이가 커버려서 더 이상 못 입을 때, 얼룩이 있거나, 찢어지거나 구멍 난 옷들은 물려줄 수 없어 어떻게 할까 생각해 보곤 합니다.
면으로 된 천은 조각조각 잘라 모아서 이불을 만듭니다. 이렇게 만든 이불이나 베개 커버들이 많은데 식구들이 너무나 잘 쓴답니다.
시폰 천은 바느질하기 어려울까 봐 엄두를 못 냈는데 우연히 유튜브에서 쉽게 바느질하는 걸 보고 용기를 내어 머리끈을 만들어 봅니다.
탄탄한 고무줄은 재래시장에 가서 싸게 사 오고, 못 입는 옷은 가위로 잘라 놓고 자투리 시간에 바느질을 합니다. 이따금 가게에서 머리끈을 꼼꼼히 구경해서 가장 좋은 고무줄 사이즈와 머리끈 크기를 보고 옵니다.
이번에 만든 검은 머리끈은 딸아이도 너무 좋아합니다.
가로 70-80센티
세로 10센티나 20센티 정도 천을 잘라서 박음질합니다.
딱 크기가 정해져 있다기보다는 아이 옷에서 나오는 자투리 천을 대충 이 정도 크기로 하면 좋더라는 얘기.
만약 가로 사이즈가 더 길어지면 꼬불꼬불함이 더 가해지고
세로 길이가 더 길어지면 부피감이 늘어납니다.
미싱이 없으면 손바느질해도 됩니다. 고무줄을 끼워서 마무리하는데 15분 정도 걸리는군요. 파는 머리끈은 제 손목에 했을때 약간 당기는 느낌이 듭니다. 고무줄 길이는 자신의 머리숱에 맞추어 조정하세요.
지금은 몇 유로만 줘도 살 수 있는 이런 머리끈을 살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쁘고 아까운 천을 활용하는 차원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들다 보니 사서 쓰는 끈보다 더 잘 쓰는 경우가 많네요.
저랑 제 딸아이의 머리숱에 맞추어 고무줄 길이도 조율하다 보니 파는 것보다 만들어 쓰는 것이 제 머리에 더 편하고 잘 맞습니다.
몇 년 전에 샀던 머리끈은 여러번 쓰고 나니 천에 보풀이 일어나서 오래 쓰지도 못했답니다.
만들어 쓰는 것이 좋은 분들은 이쁜 천을 사서 다양한 걸 만들어 보세요. 저는 친구들에게 선물하는 머리 끈들은 이쁜 천을 사서 만들어 선물한답니다. 한 마당 1유로 2유로면 살 수 있는 예쁜 천들도 찾아보면 많아요.
남편의 양복바지 밑단을 수선할때 남은 천으로도 만들어 보시고, 원피스를 티셔츠 길이로 바꿔서 남는 천... 자투리 천들을 이것저것 만드는데 활용해보세요.
절약 되는 돈을 느껴 보고 싶으시면, 하나씩 만들어서 절약 되는 돈만큼 작은 저금통이나 작은 주머니에 동전을 넣어 쌓이는 걸 눈으로 보세요.
그 돈으로 책을 사읽든가, 자신에게 다양한 선물을 사주던가, 길거리에 누워있는 노숙인분들의 동전통에 넣어 보세요. 마음의 저금통에도 돈이 쌓이게 된답니다.
열심히 사시는 당신, 오늘도 홧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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