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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독서

책의 소리를 들어라 - 책의학교 - 다카세 쓰요시

by 빠리 슈퍼맘 2022. 11. 26.

 

 

 

봉주흐, 빠리 슈퍼맘입니다.

 

북큐레이터 하바의 이야기 입니다.

 

직업별로 열정을 불살리며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집으로 꾸며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 책들을 도서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면 꿈을 찾는 이들에게, 꿈을 잃은 이들에게, 꿈을 찾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될거에요.

 

오래전에 프랑스에서 만난 지인중에 서점에서 책을 파는 일을 따로 공부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서점에서 일하는데 무슨 공부를 특별히 따로 더 해야 하나 의아했더랬죠. 

 

서점에 가서 점원들의 도움을 받다보면 와 이 사람들 보통 수준이 아니구나 감탄하게 됩니다. 그 감탄의 앞머리에는 이들이 따로 받는 교육도 자리잡고 있었나 봅니다. 

 

북큐레이터 하바는 어린시절 책에 둘러싸인 사람이었군요. 제 주변에서도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린시절 환경이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과 상관관계가 짙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중고 책을 되 판 흔적들이 많군요. 누군가는 검은 줄을 긋고 글씨도 써넣고, 또 누군가는 형관펜으로 줄그어 가며 읽고, 또 누군가인지 같은 사람인지 책의 모서리에 접힌 부분들도 있고... 누군가가 끝까지 다 읽어 낸 흔적들을 보면서 그 누군가들이 이 책을 읽고 무엇을 느꼈을지도 제게 전해 오는 듯 합니다.

 

책장을 편집하는 사람, 큐레이터, 하바.

책장을 마치 꽃꽃이 하듯 예술적으로, 보이지 않는 감각과 탁월한 능력으로 만드는 직업.

 

 

책은 시간이 지나서야 조금씩 효과가 나타납니다. ... 책은 즉표성이 아니라 명확하게 지효성의 도구입니다.

 

효력이 늦게 나타난다... 지각의 그 지자에 효과의 효.

 

IQ84, 프루스트와 도스토옙스키를 연결한 책장 진열.

 

이 구절을 읽고 이 책들을 서점에 가서 뒤적거렸습니다.

 

아... 책들이 다 엄청 두껍고 씨리즈 물이고 비싸군요.

IQ84는 갖고 있다가 읽지도 않고 남에게 줘버렸던 기억,

마르셀 프루스트의 책은 여러번 사고 싶어 책을 만지막 거리다가 그냥 와버렸고...

도스토옙스키는 고전을 다시 읽어보려 벼르던 중이고...

 

마르셀 프루스트는 요즘 파리 여기저기서 얼굴을 자주 봅니다.

파리 코뮌이 일어났을때 태어나 평생 병으로 고생하던 작가,

노벨 문학상을 놓친 작가,

어릴때 엄마가 책을 엄청나게 많이 읽어주신 유년을 가진 작가.

 

여러 생각이 교차하게 하는 작가.

 

 

하바가 자주하는 말처럼, 발밑의 얼음에 작은 구멍을 뚫어서 낚시를 하는 빙어 낚시로는 알기 어려운 지식의 확산에 관한 것이다. 얼음 아래 물 속으로 펼쳐진 풍요로운 세계. 무진장 널려 있는 책의 세계와 만나지 않으면 도저히 알 수 없는 그것과 책장 편집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책장은 사람을 자극한다고 생각합니다.

넵, 맞아요. 전 책장을 보면 같은 생각이 듭니다.

 

소리와 언어를 연결하는 체험... 이 책이 그리는 세계에서는 분명히 이런 소리가 울릴 것이라거나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지 않습니가?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다.

전 그러면 책에 집중하기 어려운데.

시 낭송에 배경음악이 들어가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걸 생각해 보면

말 되죠 네네.

 

 

...나잇값도 못 하고 중고등학생 같은 구매 행동을 했지만, 표지 디자인에 끌려서 책을 구매하는 것도 책의 매력 중 하나다. 내용도 매력이 있지만, 무엇보다 책의 얼굴에 한눈에 반해버린 셈이다.

 

책 내부 편집도 중요하지만,

책 외부의 편집도

책 쇼핑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중요하죠. 호호호

이쁜 책에는 손이 일단 저절로 갑니다.

그것이 베스트 셀러가 되고 안되고의 여부는

책 안의 내용이 물론 중요하지만요.

 

 

책은 즐겁게 읽어야지 고생하면서까지 읽는 것이 아니다 라는게 하바의 생각이다.

저도 동감!

 

가치에 위아래를 따질 수는 없다.

사람들은 가치의 우열을 따지는 사고방식에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그보다 사람이 먼저다. ...고도의 경제성장 시대를 거쳐 많은 사람들이 일정한 풍요로움을 누리는 사회의 가치관은 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어떻게 연결되고 관계 맺을 건인가에 달려 있다.

 

여전히 세상은 험하지만,

수백만전, 수천년전, 수백년전, 수십년전... 과 비교하면,

점 점 더 수평적으로 평등해지는 관계를 맺기가 수월해졌죠.

감사한 세상입니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책으로만 진열하면 고객에게 쓸데 없는 참견을 하는 형국이 됩니다. 그렇다고 그 커뮤니티가 마음에 들 것 같은 책만 보여주면 닫혀 있는 원형 같은 폐쇄성의 문제가 생깁니다.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건 자신만 챙기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방을 배려할 줄 모른다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자신생각에 이러니깐 남들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거라고 생각하는건,

유아적인 발상에 그친 자라지 못한 생각입니다.

내 생각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항상 머릿속에 달고 다닐 수 있는 사람이

열린 사람이고

성숙한 사람이에요.

 

하바는 이런 기본 철학을 잘 깨닫고 실천할 줄 아는 군요.

 

자, 이 책도 지인에게 곧 패스할 예정입니다.

지하철에서 흥미롭게 며칠 잘 읽었습니다.

 

 

빠이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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