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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일상

파리 지하철 이야기 – 88 올림픽과 입양아 - 프랑스 26세 이하 여성들에게 피임약 무료

by 빠리 슈퍼맘 2022. 4. 5.

안녕하세요, 프랑스에서 아이 키우는 빠리 슈퍼 맘입니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많이 줄었지만 이전에는 심심찮게 지하철 역에서 저한테 영어로 질문을 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유럽인이 아니라 아시아인 인 저한테 영어로 물어보는 왤까요?

 

번은 나이 지긋해 보이는 인상 좋고 점잖은 미국 여자분이 저한테 질문을 하셔서 안내해 드렸는데 마침 같은 방향으로 전철을 타야 했어요.

 

별생각 없이 함께 이런저런 잡담을 하게 되었는데 제가 대한민국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니 갑자기 자기 딸도 대한민국 사람이라는거예요.

 

그분은 1988년도 서울 올림픽 한국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자주 보게 되셨답니다. 그때 남한에서 많은 아이들을 해외로 입양한다는 아셨다고 하네요. 88 올림픽 때 입양을 해서 여자아이를 키우셨다고 합니다.

 

아이가 지금은 어른이 되어서 미국에서 아주 살고 있다고 말씀해 주시는군요.

 

그분이 지하철에서 내리시고도 한참 동안 그분 생각에 잠겼습니다.

 

 

저는 1988년에 전교생이 길거리에 나가서 봉화가 지나갈 박수를 쳤던 기억이 납니다. 88 올림픽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대단한 일이라고 들었었고 한국의 위상을 세계에 떨친 대단한 사건이었는데...

 

그런데 미국분은 우리나라에서 한국의 올림픽을 거대하게 선전할 한국에 대한 가난과 전쟁, 아이 수출국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여주는 것을 보고 한국 아이까지 입양하도록 결심하셨구나

 

 

프랑스에 처음 왔을 한국 입양아 출신의 프랑스인들을 심심찮게 교정에서도 만날 있었습니다. 그중에선 친구가 되어서 지금도 서로 왕래하는 사람도 있는데 당시만 해도 입양은 중단되었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프랑스에서는 제가 한국인 (coréenne)이라고 하면, 당신 이름이 ‘한국인’이에요? 라고 되묻기도 할 정도로 한국이 지금처럼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프랑스에 온 초기에 중국, 인도와 함께 한국이 아이를 외국으로 보내는 나라로 유명하단 걸 알고 놀랐어요.

 

동방의 예의지국이라는 우리나라가?

 

경제대국이 된 자랑스러운 우리나라가?

 


이후에 비행기 안에서 한국 입양아를 외국에 데려다주면서 싸게 비행기를 사람 이야기도 들어봤고, 10 전에도 프랑스에 사는 친구가 한국 아이를 입양하는 보고 여전히 입양이 진행되고 있다는 알았죠.

 

물론, 이제는 많이 줄었다고는 합니다.

 

제가 만난 대다수의 프랑스 한국 입양아들은  여자 들이었고, 중에는 행복하게 자랐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매년 정신병원에 주기적으로 입원을 해야 하고 정신과 약을 계속 복용해야 하는 사람도 있답니다.

 

당연히 가정은 파탄으로 치닫았고요.

 

만나는 사람과 매번 오래 함께 하지 못하고 계속 헤어지는 입양아 출신도 봤습니다. 내가 한국인이라고 소개하니 자신도 한국에서 오긴 했다며 자리를 슬며시 피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행복하게 자랐다고 말하지만 50 프랑스에서 그들이 당한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제가 프랑스에서 겪곤 하는 것은 새발의 피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신이 태어나자마자 버려졌다는 여전히 가슴으로는 용납하지 못하는 입양아의 모습을 보며 그들이 흘렸을, 어쩌면 지금도 흘리고 있을지 모르는 피눈물에 가슴이 아파집니다.


다양한 이유로 입양이 되었겠지만, 특히 부모가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아이를 가지는 사람들, 지금 세상에도 많죠. 그런 사람들의 무책임으로 상처받는 생명들이 안타깝습니다.

 

세상에 생명을 하나 내놓는 일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일인데

 

책임 지지 못할 생명을 내놓고 그 어린 생명이 평생 짊어지고 버려짐이라는 '어마어마한 '을  지고 살게 할까 싶습니다.

 

뭐, 거기까지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미리 미리 피임 준비를 했겠지요?

 

 

프랑스에서는 26세 이하의 여성들에게 2022년 1월부터 무료로 피임약 혜택을 받도록 합니다. 그뿐 아니라 홀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각종 복지제도가 많아서 주변에서 심심찮게 혼자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을 볼 수 있지요.

 

진짜 선진국은 사회적 약자가 극빈자로 추락하지 않고 살 수 있게

사회가 돌봐주는 곳이 아닐까요?

 

세계 최대의 아이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여전히 간직한 한국이, 세계 최저 수준 출산율을 갖고 있다지요.

 

한국에도 아이가 부족한 상황인데 여전히 아이들을 외국으로 보내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이 다시 한번 한국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군요.

 

 

음... 올해도, 지금 이 순간에도, 정신과에 입원해 있을 한국 입양아 출신의 지인이 생각나는군요.

 

세상에 오는 모든 생명들이 소중합니다.

 

언젠가 모든 생명이 모두 존중받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유토피아를 꿈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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