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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빠리 슈퍼맘
파리 일상

빠리 슈퍼맘 표 파김치

by 빠리 슈퍼맘 2023. 5. 15.

 

봉주흐, 빠리 슈퍼맘입니다.

 

파 값도 오르다가 다시 사먹을만 해졌습니다.

 

나라에서 물가를 잡아 보려고 열심히 노력해 준 덕분에 대형마트 가격이 조금 살 만 해졌네요.

 

종 종 이렇게 작은 포대에 담긴 파를 사오곤 했는데, 3킬로 짜리 파를 싸게 사오면 싱글벙글되는 슈퍼맘.

 

이번에 사 온 파는 뿌리를 잘라 수경재배 바로 시작하고 흰 부분은 따로 좀 잘라 볶아 먹고, 나머지는 파김치를 만들었습니다. 

 

슈퍼맘, 시간이 없어요 없어.

 

회사 가야죠,

음식 해야죠,

장봐야죠,

공부해야죠,

기타 집안일도 해야죠,

그리고 무리하지 말아야죠. 호호호

 

남편이 집안일을 아주 많이 도와주는 편인데도 요즘 같이 회사일을 집에까지 끌고 와서 출퇴근 전후로도 일을 줄기차게 해서 날짜에 맞춰 끝마쳐야 하는 기간에는 더 헉헉댑니다.

 

이런 슈퍼맘이 언제 한국에서처럼 김치를 담는다고 밀가루 풀죽을 만들어 식히고, 배추를 세번씩 씻어 소금에 절여 기다렸다가... 다시 씻어 물기 빼고 양념 다 썰어 만들고, 구하기 어려운 무우를 사러 멀리 나갔다 오고...

 

아니, 한국에서는 김치를 된장이나 고추장처럼 많이들 사서먹기 시작했다고도 하던데, 빠리 슈퍼맘은 너무 비싼 파리의 한국김치는 안사먹습니다.

 

'정통 김치'를 만들어 먹는데 시간을 보내는 건, 그렇게 시간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하는 거겠죠? 

 

저는 책도 읽고 싶고, 글도 쓰고 싶고, 패치워크도 하고 싶고, 영어공부도 해야하고, 아이들과 더 놀고 싶고, 여기저기 행사에도 구경다니고 싶고... 하고 싶은게 많답니다.

 

한국사람인 저는 김치를 전혀 안먹어도 상관이 없는데, 제 식구들이 김치를 너무 좋아한답니다.

그래서 김치를 만들때면 초고속 김치를 해먹지요.

 

우리나라 배추는 프랑스에서 중국 배추 choux chinois 라고 부르는데, 제가 사는 곳에서는 쉽게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야채에요. 그래서 항상 마트에 있는 양배추나 오이, 파로 김치를 만들곤 해요.

 

친정 엄마가 '파김치는 절일 필요가 없는 김치'라고 해서 제가 가장쉽게 자주 빨리 만들어 먹는 김치 중 하나랍니다.

 

마늘가루, 고춧가루, 소금 그리고 액젓.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네가지 재료로 프랑스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야채를 사서 쓱싹 쓱싹 김치를 만듧니다.

 

20 몇년 전에 프랑스에 살던 대학 동창 하나가 오이김치를 만들었다고 맛보여 주는데, 그냥 얇게 저민 오이에 소금, 고춧가루, 마늘 그리고 액젓  작은 스푼으로 넣었다고 한 기억이 나네요.

 

김치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을 가진 그 애가 만든 오이김치는 인상적이었답니다. 전 속으로 '그냥 오이 샐러드에 액젓만 부은걸 김치라고 부르네?' 하며 '넘 간단해서 자주 해먹을 좋은 김치'라고 찜해 뒀죠.

 

김치를 사먹을 여유가 되는 분들은 그리 하시면 되고, 여유가 없는 분들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야채를 잘게 썰어서 절이지 않고 빨리 빨리 최소한의 재료로 해드세요.

 

빠리 필살기!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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