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빠리 슈퍼맘
파리 일상

다른 동네로 이사 간 학부모 친구네에서 바베큐 파티! 2023년 7월

by 빠리 슈퍼맘 2023. 8. 6.

 

8년간 둘째와 함께 같은 학교에 다니면서 친했던 친구네에서 바베큐 파티 하고 왔네요.

 

 

 

매주 한번씩 제 아이랑 우리 집에서 함께 영어공부도 몇 년간 하고, 여러 해 동안 같은 반이어서 가까워질 기회가 많았어요. 

 

아이들이 각각 다른 동네 중학교에 들어가며, 또 이집이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서 못 본 지 1년도 더 훅 지났습니다. 

맞벌이에, 아이가 넷인 이 집 엄마. 저보다 몇배로 더 바쁩니다.

 

코로나 전에 산 주택의 공사가 오랫동안 지연되고 지금 한창 진행 중이라, 이것저것 다하는 파리 슈퍼맘 보다 더 많은 것을 하고 사는 친구.

 

아직 저보다 더 젊고, 공부도 더 많이 했고, 적응력, 생활력 모두 대단합니다.

 

 

 

기저귀를 차고 젖병을 물고 있는 아이들이 아직 둘이나 더 있는 애 엄마도 애 아빠도 참 침착하게 잘 지내는걸 보고 감탄합니다. 이 녀석이 자지러지게 울면 챙기고, 저 녀석이 뒤집어져서 울면 또 다독이고, 또 다른 녀석이 사고를 치면 또 또 또 챙겨서 닦이고 입히고... 하하하.

 

우리 아이들도 저렇게 어리고 작은 때가 있었는데.

 

 

 

 

그 와중에서 이 집 프랑스 아저씨, 열심히 정원에서 고기를 굽습니다.

 

비가 왔다 해가 비추었다를 여러번 반복했네요.

 

결국 밖에서 마시다 집안으로 들어가 먹었답니다. 

 

 

같은 동네 살때는 아주 작은 집에 여섯 식구가 살았는데, 이제는 차로 15분 정도 거리로 이사 가서 커다란 정원에 과실수가 다양하게 심어진 이쁜 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커다란 정원도, 수많은 방들도 와 소리가 절로 나오게 합니다. 하하하. 보기 좋았습니다.

 

아이들 학군 때문에 오랫동안 작은 공간에서 참고 살았던 친구네의 여유로워진 공간들을 보니 흐뭇하네요. 덩달아 저도 이렇게 멋진 주택에서 살고 싶은 생각이 더 꿈틀거립니다.

 

 

보아하니 프랑스 친구들은 아이들이 있으면 정원이 달린 주택에서 살려고 많이들 노력하는데, 저는 아이들이 다 커도 흙이 있는 정원이 있는 주택에서 살면서 이것저것 심어 먹으면 퇴직하고도 아주 좋을 거라고 믿어요.

 

저랑 똑같이 생기셨던 할머니가 오래오래 장수하신 비결 중에 하나가, 좋은 햇살아래에서 농사를 짓고 사신 덕이라고 하더이다.

 

장수하시는 프랑스 친구들의 부모님들께서는 대부분 정원에서 건강하게 보내는 시간이 많으시다는군요. 며칠 전에 팔순임에도 50세인 자신만큼 팔팔하신 아버지 이야기를 하는 프랑스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함께 감탄했답니다. 

 

아이들도, 노인들도, 정원을 통해 배움의 공간, 치유의 공간으로도 삼는 걸 보면서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효과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봅니다.

 

중년인 제게도 코딱지만한 공간에서 키우는 제 채소들을 보며 저도 모르게 힐링이 되는 걸 보면 '자연'은 어떤 나이에 더 좋다기보다 모든 인간에게 다 소중한 것인가 보다 합니다.

 

 

 

 

 

친구 정원 곳곳에 아이들과 함께 심은 갖가지 야채들이 보입니다. 

 

기저귀를 찬 아이 둘이서 제 손가락을 양쪽에서 잡고 정원을 돌며 친절히 설명을 해줍니다.

너무너무 귀엽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만 3살 무렵까지도 기저귀를 차는 아이들이 많아요. 젖병은 거의 만 6세 까지도 많이들 쓴다고 하네요. )

'이 작은 애가 나이답지 않게 어쩜 이리 말을 잘하냐' 하며 제 남편이 여러번 감탄합니다.

 

친구가 그 바쁜 와중에서도 틈틈이 짬을 내서 정원 곳곳에 아이들과 함께 토마토, 호박, 파, 양파, 딸기, 오이 등등을 심어서 자연교육을 해왔군요.

 

 

 

맛있게 익은 바베큐도 먹고 잘익은 수박과 디저트들을 냠냠.

 

 

집 주변 산책도 주욱 함께 하고, 좋은 시간 보냈습니다.

 

 

집으로 가야 하는 시간, 친구가 갑자기 뭘 들고 옵니다.

 

 

제가 놀러가서 얻어먹는 자리였는데, 이 친구는 저를 빈손으로 안보냅니다.

 

남은 바베큐를 싸주고, 이것저것 써보라고 선물을 챙겨줍니다.

 

아, 맞습니다. 몇년 전에 이 친구 아이의 생일 파티에 갔는데,  저한테 따로 선물을 안겨주던 그런 친구 였더랬는데... 옛 생각이 나는군요.

 

아... 저는 잔잔한 감동을 끊임없이 주는 이런 친구들이 많아서 프랑스 생활에 상당한 활력을 얻나 봅니다.

 

 

 

 

 

 

감사와 감동에 묻혀 집으로 집으로.

 

담번에는 1년이나 또 기다리지 않고 만날 수 있으려나 몰겠습니다.

 

말은 '또 보자, 자주 보자' 하는데... 같은 하늘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사는데도 얼굴 한번 보는게 쉽지 않은 우리들.

 

사는게 뭔가 하는 생각이 또 고개를 쳐듭니다.

 

치열하게 열심히 살다 보면, 꼭 언젠가는 여유로와 질 시간도 선물 받겠거니...

 

사람의 향기가 묻어 있는 바베큐를 데피며, 미소 함박 짓는 빠리 슈퍼맘, 백만장자가 아니라 천만장자도 안부러운 이 순간!

 

 

해피 프랑스 라이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