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는 중학교 때부터
아주 친하던 아이들이 몇 있다.
그중에 한 아이가
같은 학교에 가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이던 아이였는데
필기시험은 함께 합격했지만,
오랄 발표 시험까지 치르고는
그 아이는 떨어져 버렸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운도 너무 중요한 그랑제꼴 시험...
내 아이는 그 아이의 일을 안타까워하면서
그 친구가 먼저 어느 학교에 붙었는지 이야기해 줄 때까지
묻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이 물어보다
행여 건방지게 보이지 않을까
상대의 맘을 먼저 생각하는게
기특했다.
며칠전 올림픽 경기를 보러 같이 간,
또 다른 친구를 통해
그 친구가 어느 학교에 들어갔는지 알고 나서야
미소를 잔뜩 머금고
'다행이다 너무 잘되었다' 한다.
'너한테는 왜 직접 소식을 전해주지 않았을까' 하는 소리를 했더니
'그 친구는 워낙 털털해서 그냥 잊어버렸을 거야' 하고 툭 털어버린다.
프레파 다른 동기들의 소식들도 주루루 알게 되면서
평소보다 더 평온스러운 미소를 띠며 잔잔한 어조로
아무개 누구누구누구들 소식을 찬찬히 전해 준다.
같이 공부한 아이들이 대부분
다 자기 자리를 찾은 편이라
정말 다행이라며
그들 하나하나의 성공을 축복해 준다.
아이를 보며
'나보다 한 수 위네'
하는 생각이 올라온다.
내가 아는 나는
저 나이에
모두를 다 축복해 주기보다는
훨씬 더 이기적이었던 것 같은데.
남을 진심으로 위해주면
그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댄다.
모두의 성공을 기뻐하는 그 마음이 사라지지 않고 다 전달되며
다 함께 근사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멋진 젊은이들이 되어줄 것 같다.
그런데
괜스레
내 코끝은
왜 시큰해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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